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핀테크, 금융을 흔들다]⑥ 은행이 만드는 4차산업 생태계, 발굴→투자→구매까지

기사입력 : 2019년04월26일 06:31

최종수정 : 2019년04월26일 06:31

5대 금융그룹, 스타트업에 조(兆) 단위 투자
기업 성장 단계(생애주기) 따라 맞춤형 지원전략
국내은행 지원받아 성장한 스타트업, 해외 우수기업 선정

[편집자주] 디지털금융의 신천지가 곧 열립니다. 올 연말부터 핀테크기업들은 한국은행-일반은행-금융결제원간 결제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즉 모든 계좌와 금융거래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비단 핀테크뿐만 아닙니다.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들 역시 IT기업으로의 외형 확장, 변신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금융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뉴스핌이 조망해봅니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5조8200억원.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등 국내 5대 금융그룹이 앞으로 3~5년동안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이다. 이는 리딩금융그룹을 다투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6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금융권이 단순 대출 지원을 넘어 조(兆) 단위 투자에 나서면서 스타트업계 '큰 손'으로 부상중이다. 

금융권 역할은 자금 지원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에서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발굴부터 육성, 기업공개(IPO)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4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중이다. 신산업을 육성하는 한편 이들과 협업해 은행의 새로운 미래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 직·간접 투자에 패키지 지원까지…스타트업 '요람' 역할

주요 금융그룹들은 앞다퉈 스타트업 투자에 팔을 걷어붙인다. 펀드를 조성해 간접투자하거나 지분 참여 등 직접투자에도 나선다.

우리금융은 올해부터 3년간 3000억원의 '혁신성장펀드'를 직접 조성하고 이를 모(母)펀드로 하위펀드를 모집해 총 3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향후 5년간 250억원의 직접투자를 포함해 2조1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혁신성장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하나금융과 KB금융도 3~5년에 걸쳐 각각 5200억원, 1800억원을 투자한다. 농협금융은 200억원의 디지털 혁신펀드를 조성해 점차 규모를 키워갈 예정이다.

자금투자와 함께 패키지 지원도 병행한다. 금융권은 독자적인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스타트업 요람' 역할을 맡았다. 유망 스타트업 발굴-입주 공간 제공-경영 컨설팅-투자-글로벌 진출 지원-인수·합병(M&A) 및 IPO에 이르기까지 '토탈 패키지'를 지원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각 금융 계열사들이 기업 생애주기에 따라 역할 분담을 맡기도 한다.

예컨대 KEB하나은행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1Q 애자일 랩'에서 유망기업을 발굴하면, 하나금융의 벤처투자 전문 자회사인 하나벤처스가 지분을 투자한다. 또 그룹의 IT를 지원하는 하나금융티아이는 기술자문역을 맡고, 하나금융투자 IB그룹이 IPO를 지원하거나 M&A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과목별 전문가가 맞춤형 과외를 제공하는 셈이다.

1Q 애자일 랩을 비롯해 신한금융의 '신한퓨처스랩', KB금융의 'KB이노베이션허브', 우리금융의 '위비핀테크랩'·'디노랩', 농협금융의 'NH디지털혁신캠퍼스' 등 각 금융그룹의 육성 프로그램을 거친 스타트업은 287개에 이른다. 분야도 핀테크뿐 아니라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e커머스, 헬스케어 등으로 다양하다.

금융권이 전방위 지원에 나서면서 1990년대 못지 않은 벤처붐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형춘 농협은행 디지털연구·개발(R&D)센터장은 "보여주기식 지원이 아닌 실제적인 도움을 주려한다"며 "금융권과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과정에서 사업 모델을 만들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 조감도 [이미지=NH농협은행]


◆ 혁신 금융 서비스로 결실…은행권 새로운 파트너로 

초기투자 위험에도 불구하고 모험자본 역할을 통한 성공사례도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하면서 혁신적인 서비스로 이어지거나, 이를 토대로 은행의 새로운 파트너로 떠올랐다.

하나은행의 1Q 애자일 랩을 졸업한 '빅백류'가 대표적. 빅밸류는 부동산 빅데이터에 AI를 적용해 정보 사각지대로 꼽히던 다세대 주택 시세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를 개발하고도 테스트를 못하다가 하나은행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된 후 여신기획부, 리테일상품부와 협업 모델을 개발할 기회를 얻었다.

그 결과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지정대리인 제도에 선정돼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빌라 담보대출 심사시 기준이 되는 시세 산정 업무를 위탁받았다. 금융사는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적용할 기회를 얻고, 스타트업은 향후 서비스 판매나 투자 유치에 중요한 포트폴리오를 쌓은 것이다.

김진경 빅밸류 대표는 "금융권의 복잡한 제도에 부딪히고, 은행에서 테스트해볼 기회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나은행과 협업한 후 신한은행이나 제2금융권으로 기회가 확대됐고, 누적투자 30억원도 유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8일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1Q 애자일 랩' 8기 출범식에 참석했다. [사진=하나은행]

해외시장도 두드리고 있다. 우리은행에서 10억원을 투자받은 AI금융플랫폼사 '에이젠글로벌'은 지난 2월 미국 '플러그앤플레이'가 선정한 우수기업 12곳에 이름을 올렸다. 플러그앤플레이는 구글, 페이팔 등 세계적인 기업에 초기 투자한 인큐베이터다. 매년 기술력이 높은 200여개 후보 기업 중 우수 기업을 선정해 투자 등을 지원한다.

에이젠글로벌은 기술력은 갖췄지만 사업성이 낮았던 창업 2년차에 우리은행으로부터 1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성장 궤도에 들었다. 금융위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돼 우리은행에서 AI연체예측플랫폼을 도입하기도 했다. AI 기술을 활용해 연체나 고객 충성도를 예측하고 이에 기반해 대출 한도나 금리를 산정하는 플랫폼이다.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는 "우리은행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한 것을 토대로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시장으로 진출하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yrchoi@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