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내에서 비주류 음악으로 꼽히는 밴드로 시작했다. 2015년 데뷔해 올해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리고 5년차를 맞은 올해, 지난 1월 발매한 ‘옥탑방(Rooftop)’으로 뒤늦게 빛을 봤다.
엔플라잉이 최근 ‘플라이 하이(FLY HIGH)’ 프로젝트의 세 번째 앨범 ‘봄이 부시게’를 발매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역주행 신화를 쓴 ‘옥탑방’ 발매 이후 초고속 컴백이다. 3개월만의 신보지만 6곡을 채웠다.
엔플라잉 멤버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이제 세 번째 앨범인데, 3개월이 정말 금방 지나갔어요. 이번 ‘봄이 부시게’에는 제 자작곡과 멤버들의 생각이 담겨 기대가 커요. 지금은 제가 아이디어가 많아 곡을 주로 쓰지만, 가사나 편곡 부분에 멤버들에게 의견을 많이 물어봐요. 그래서 멤버들의 생각도, 의견도, 영향도 많이 담긴 앨범이죠.”(이승협)
이번 앨범 동명 타이틀곡 ‘봄이 부시게’는 이승협의 자작곡이다. 따뜻한 봄에 어울리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했다. 특히 유회승은 높은 고음에도 불구하고, 곡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실 좋은 곡의 기준은 제가 판단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이번 노래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건,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느꼈고요(웃음). 어느 날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봄이 부시게’를 들으면서 영동대교를 지나갔어요. 매번 지나가는 길이라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그때 바깥 풍경이 특별하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승협이 형한테 ‘봄이 부시게’는 특별한 힘이 있다고 말한 적도 있어요.”(유회승)
‘봄이 부시게’ 앨범에는 통일된 색깔의 음악이 담기진 않았다. 다양한 장르가 공존한다. 강렬한 록 사운드의 ‘불놀이(Flowerwork)’와 재지한 느낌의 ‘프리뷰(Preview)’까지. 데뷔 5년차가 됐지만, 이들은 아직까지 여러 시도를 해야 할 시기라고 털어놨다.
엔플라잉 멤버 차훈, 이승협, 김재현, 유회승(왼쪽부터 차례대로)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앨범 안에 있는 느낌이 통일되지 않았어요. 엔플라잉의 색깔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시도를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직은 저희가 시도를 하는 중이에요. 이런 시도를 거쳐서 나중에 색깔이 맞아 떨어지는 앨범이 나오길 바라요. 그게 정규앨범이 됐음 더 좋겠고요.”(이승협)
“모든 노래의 장르가 다 달라서 쭉 들어보면 심심하지 않게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가지 장르로 통일되지 않고 모두가 즐겨 듣는 장르가 섞여있어 어떻게 보면 장점으로 작용할 것 같아요.”(김재현)
아쉽지만 밴드는 국내에서 비주류 음악으로 꼽힌다. 엔플라잉은 아이돌 밴드에 속하지만, 이들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은 아직 미약하다. 음악 방송에서도 라이브를 선보이는 환경이 아직 많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계점이 오히려 저희를 더 라이브에 목메게 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진짜 항상 라이브에 목이 마르거든요. 그래서 콘서트를 더 많이 하고 싶어 하고, 공연에서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요. 이렇게 생각하면 이점인 것 같아요.”(차훈)
“저희로 인해 그런 한계점이 많이 깨졌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라이브를 할 공간이 많아지길 바라요. 방송 시스템도, 여건도 엔플라잉으로 하여금 하나씩 풀려나가길 바라는 거죠.”(김재현)
엔플라잉 멤버 김재현, 이승협, 유회승, 차훈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옥탑방’이 역주행하고 처음으로 음원차트에 랭크됐던 만큼, 이번 앨범에 기대하는 수치도 있을 터. 하지만 이들은 “앨범을 준비하며 부담도 없었고, 수치를 기대한 적도 없다”고 입모아 이야기했다.
“주변에서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부담 많이 되겠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그런데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옥탑방’ 전후로 저희는 너무나 똑같거든요. 하하. 오히려 변한 게 있다면 마음가짐이에요. 이럴 때일수록 더 겸손해지고 낮은 자세로 열심히 임하려고 해요.”(김재현)
“진짜 수치적으로는 기대해본 적이 없어요. 다만 다른 의견 없이,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가 나왔으면 해요.”(유회승)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팬 분들과 ‘옥탑방’으로 저희를 좋아하게 되신 분들, 그리고 저희를 혹여나 싫어하시는 분들을 이번 앨범으로 만족시키는 거예요. 그렇다고 주변에 휘둘리면서 곡을 쓰겠다는 건 아니에요. 엔플라잉만의 기준으로 그들을 만족시키고 싶습니다.”(이승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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