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양호 회장이 성사시킨 IATA 서울 총회...아들이 의장 맡아
이번 총회서 조양호 회장 후임 선출 논의...조원태 회장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 회장의 취임 후 공식 데뷔 무대는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가 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물심양면으로 공을 들여 성사시킨 이번 IATA 연차총회에서 아버지를 대신해 의장직을 맡게 됐다.
조원태 신임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신임 회장은 오는 6월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75차 IATA 연차총회'에서 의장직을 수행한다. IATA 총회는 전세계 항공사 최고경영자 등 항공산업 관계자 1000여명이 총출동하는 항공업계 최대 규모의 회의로, '항공업계의 UN회의'라고도 불린다.
조원태 회장은 대한항공의 대표이사로서 이번 연차총회의 전 과정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주관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직을 수행한다는 룰에 따라서다. 지난해 6월 대한항공이 주관항공사로 선정됐을 때만 하더라도 당연히 조양호 회장이 의장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조 회장이 급격한 건강악화로 별세하면서 아들인 조원태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앞서 지난달 말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했을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두 달도 앞으로 다가온 IATA 연차총회 준비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는 애정을 갖고 IATA 서울 총회를 준비해오던 조 회장이 이달 초 갑작스럽게 타계하면서 더욱 힘을 얻었다.
그동안 조양호 회장은 IATA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협회 내 한국의 발언권을 높여왔다. 그는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을 19년간 역임했으며, 지난 2014년부터는 집행위원 중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으로 별도 선출돼 IATA의 주요 전략과 세부 정책방향, 연간 예산, 회원사 자격 등의 결정 과정에도 참여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대한항공이 올해 IATA 주관항공사로 선정되는 결과를 낳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74차 IATA 연차총회'에서 차기 총회 주관항공사로 선정, 항공역사상 최초로 국내에서 IATA 총회를 개최하게 됐다. 특히 올해가 대한항공의 창립 50주년인 동시에 IATA 가입 30주년인 해여서 경사 분위기가 배가 됐다.
IATA 총회 서울 개최는 대한항공 뿐 아니라 국내 항공업계 전체에 반가운 소식이었다. 전 세계 항공업계의 주요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한국 항공 산업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달라진 한국 항공 산업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총회에서 회원 항공사들은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집행위원과 전략정책위원 선출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IATA는 집행위원 후보자를 지원받아 내부적으로 회의 등을 거쳐 대상자를 최종 확정한다.
따라서 조원태 회장이 신규 위원으로 합류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회장이 집행위원이 될) 수도 있는 건 맞지만 지원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제62차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AAPA) 사장단 회의'에서 의장을 맡아 성공적 개최에 기여한 경험이 있다. 대한항공이 주관한 당시 회의에는 조양호 전 회장도 참석했지만 조원태 회장이 개막식 기념사와 환영만찬 인사말을 하는 등 실질적으로 행사를 이끌었다.
앞서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지난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별도의 취임식 없이 회장직에 오른 조 회장은 "선대 회장님들의 경영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현장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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