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소송 제기 일단락…하나금융이 전부 승소
한국 정부에 제기한 ISD 판결에 촉각…조만간 결론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국제중재재판소(ICA)에 제기한 소송에서 하나금융지주가 전부 승소했다. 이에 하나금융 측은 1조6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우려를 씻게 됐다.
15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ICA는 론스타가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중재신청에서 하나금융의 전부 승소를 결정했다.
앞서 론스타는 2016년 8월 ICA에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 협상 과정에서 금융당국을 협박해 매각가격을 낮췄다"며 중재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론스타가 요구한 1조6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액을 물어주지 않아도 된다.
하나금융은 "패소시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었지만 우발채무가 해소된 것"이라고 답했다.
론스타와의 악연은 2003년부터 시작됐다. 2003년 8월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 51%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3년 만인 2006년 영국계 은행인 HSBC에 되팔겠다며 재매각을 추진했다.
이에 시세차익을 노린 '먹튀' 논란이 일면서 국회는 검찰에 매각 관계자들을 고발했다. 감사원도 감사에 착수했다. 론스타가 HSBC에 외환은행 지분을 팔기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금융당국은 재판을 받는 중이라는 이유로 승인을 해주지 않았다.
2010년 10월 대법원은 헐값 매각 지시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에 론스타는 바로 다음 달인 11월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하나금융은 2012년 1월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재매각으로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정부를 상대로 5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론스타는 한국 정부가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과세를 매기고 매각시점을 지연시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2016년 8월 하나금융을 상대로도 1조60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하나금융이 정부와 짜고 부당하게 가격을 낮춘 것이라는 게 론스타 측 주장이다.
ICA가 하나금융의 전부 승소를 결정하면서 ISD 판결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관심이다.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소송이 마무리된 만큼 ISD도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