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풀' '로건' 등 19금 히어로 영화에 폭발적 반응
TV판 '데어데블' '퍼니셔' 흥행…과감한 표현에 열광
'조커' '수어사이드 스쿼드2'도 R 등급 판정 유력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히어로물은 국적과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수많은 영화 팬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장르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을 향한 국·내외 관심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높아지는 수요에 따라 히어로 영화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최근에는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히어로들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PG-13 등급(13세 이하 부적합)에 비해 과감한 장면이 가미된 R등급(17세 미만 단독 시청 불가)이 각광받는 추세다.
영화 '데드풀'(위)과 '로건' 스틸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
아무래도 ‘데드풀’ 시리즈와 ‘로건’의 영향이 컸다.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인생 캐릭터’를 선물해준 ‘데드풀’은 강도 높은 고어신으로 가득하다. 19금 대사도 난무한다. 성인 친화적 콘텐츠들로 이 영화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실제 ‘데드풀1’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7억8300만달러(약 9300억원)의 흥행 수익을 냈다.
‘엑스맨’의 마지막 시리즈 ‘로건’도 R등급을 내걸어 관객과 제작사를 모두 웃게 했다. ‘엑스맨’은 그간 10개가 넘는 시리즈를 만들면서 늘 PG-13 이하 등급을 유지했다. 하지만 휴 잭맨(울버린 역)은 자신의 출연료를 삭감하면서까지 R등급을 추진했고, 울버린의 모든 걸 보여주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최근작으로 하나 더 꼽자면, 지난 4월 국내에서 개봉한 닐 마샬 감독의 ‘헬보이’가 있다. 앞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와 달리 마샬 감독은 R등급을 선택, 신체 절단 등 수위 높은 액션신을 대거 등장시켰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원작 팬들의 만족도는 시리즈 중 단연 높았다.
닐 마샬 감독의 영화 '헬보이' 스틸 [사진=㈜우성엔터테인먼트] |
스크린을 벗어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마블이 지난 2015년부터 넷플릭스에 론칭한 ‘데어데블’ TV시리즈 세 편과 1월 종영한 ‘퍼니셔’ 시리즈 두 편은 잔인한 살인과 유혈이 낭자한 격투신 등 성인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실감 나는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청불’ 히어로물들이 사랑받는 이유는 전형성에서 벗어난 ‘과감함’에 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표현에 제약이 없다 보니 고어하고 그로테스크한 장면들과 성인용 유머, 욕설 등이 가감 없이 나온다. 그런 부분이 올바르고 교훈적인 히어로, 히어로물에 지친 성인 관객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준다. 더욱이 헬보이나 데어데블처럼 원작이 센 캐릭터라면 팬들에게 더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올 초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블랙 위도우 솔로무비 제작이 확정되자 “R등급으로 만들어 달라”는 팬들의 성원이 잇따랐고(케빈 파이기 대표는 거절 의사를 밝혔지만), 10월 개봉을 앞둔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조커’는 팬들의 요청대로 R등급 상영이 유력하다.
“처음부터 R등급으로 가야 했다. 연기 열정을 불태웠는데 삭제신이 너무 많다”고 한탄했던 자레드 레토(‘수어사이드 스쿼드’ 조커 역)의 아쉬움도 조금은 덜 수 있을 듯하다. 현지 관계자들은 제작에 한창인 리부트작 ‘수어사이드 스쿼드2’ 역시 R등급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영화의 개봉은 2021년 여름이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