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문화·연예 영화

속보

더보기

"칸은 이제 과거다"…봉준호 '기생충', 국내 관객 정조준

기사입력 : 2019년05월28일 18:03

최종수정 : 2019년05월28일 18:11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췄다. 한국영화 최초의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이 2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이 ‘마더’(2009) 이후 10년 내놓는 오리지널 한국영화로 지난 25일 폐막한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봉준호 감독(왼쪽부터), 배우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가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28 alwaysame@newspim.com

봉 감독은 이날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양극화라는 경제·사회적인 단어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 부자와 가난한 자가 많다. 그 모습을 솔직하게 담고 싶었다. 그렇다고 학술적으로 분석한 건 아니다. 풍부한 희로애락을 가진 배우들이 뿜어내는 감정에 투영해 보여주려고 했다. 또 인간에 대한 예의, 존엄에 대한 부분도 있다. 그걸 어느 정도 지키느냐에 따라 기생과 공생이 갈라진다”고 말했다. 

소재로 가족을 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강에 괴물이 있고(괴물) 기차가 눈 속을 달리듯(설국열차) 출발 자체가 두 가족이었다. 흔히 가구, 세대라는 표현을 쓰지 않나. 그야말로 우리 삶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 단위다. 하지만 형편과 상황은 모두 다르다. 2013년 이 영화를 처음 구상했다. 그때가 ‘설국열차’ 후반작업 때였다. ‘설국열차’도 부자와 가난한 자의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내 주변, 우리 현실에 더 가까운 곳에서 펼쳐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계속 언급되는 냄새에 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봉 감독은 “중요한 모티프였다. 아무리 가까워도 냄새를 말하는 건 쉽지 않다. 공격적이고 무례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우리가 접하기 힘든 사적이고 내밀한 곳까지 카메라가 파고든다. 사실 부자와 가난한 자들이 서로 냄새를 맡을 기회가 없다. 동선이 달라서다. 이 영화에 나오는 직종만이 가까이에서 서로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영화는 그 상황들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다. 쓰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였다”고 밝혔다.

‘봉테일’에게 빠질 수 없는 미술과 메타포에 관한 질문에는 “제 영화들 중 공간이 가장 작다. 두 집에서 90%가 이뤄진다. 더 세밀하고 다채롭게 보여야 해서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다. 마당까지 전부 세트인데 칸 심사위원장이 집을 어디서 찾았냐고 물었다. 세트인 걸 몰라서 짜릿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상징은 피해 보려 애썼다. 기호를 촘촘히 숨겨놓고 분석을 통해 도달하기보다 일상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살갗에 와 닿는 실질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고 짚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봉준호 감독이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2019.05.28 alwaysame@newspim.com

기자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배우들에게는 캐릭터와 현장에 관한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타이틀롤 기택을 열연한 송강호는 “장르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장르의 통합 같은 변주된 느낌이 있다”며 “두려우면서도 신기했다. 이걸 관객에게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까를 고민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을 많이 상쇄시켰다. 또 배우들, 가족들과의 앙상블 등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잘 체득하면서 연기했다”고 떠올렸다.

기택의 아들 기우 역의 최우식과 기정 역의 박소담도 함께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최우식은 “기택네 가족의 일원이 됐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즐거웠다. 가족끼리 하는 건 다 재밌었다”고 돌아봤다. 박소담은 “저 역시 가족들과 하는 장면이 다 재밌었다. 또 대사가 입에 너무 잘 붙었다. 빨리 연기하고 싶을 정도였다. 제 말을 제 목소리로 말할 수 있는 것도 행복했다”고 털어놨다.

기택 가족과 엮이는 또 다른 가족 박사장네 가장 동익을 연기한 이선균은 “이렇게 부자 역할은 처음인데 감독님이 대본에 너무 잘 설계해줘서 편하게 했다. 환경이나 설정을 잘 잡아줬다”고 말했다. 동익의 아내 연교로 분한 조여정은 “상황을 모른 채 집안일에만 집중하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기택 가족의 이야기에만 집중하면 됐다. 오히려 다른 역할들과 달리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아도 돼서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기택의 아내 충숙 역의 장혜진은 이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렇게 큰 작품에 큰 역할을 한 게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부담스러웠다. 근데 감독님이 마음을 추스를 수 있게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또 여기 계신 배우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신나고 소중하지 않은 장면이 없다”며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끝으로 송강호는 “우리 영화가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지만, 그 이면에 냄새, 선 등 상당히 주관적인 부분들도 나온다. 그런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게 얼마나 우리를 가두고 있나 싶었다. 영화적 재미를 느끼면서 자신도 되돌아보고 사회를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봉 감독은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한국 관객을 만나게 됐고 한국 관객의 생생한 소감과 만남이 궁금하다”며 “틈만 나면 가벼운 변장을 하고 일반 극장에 가서 좌우에 있는 진짜 관객, 티켓을 사서 정성스럽게 와주신 관객 틈에서 속닥속닥 이야기하는 걸 들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jjy333jjy@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남학생 입학 논란' 성신여대, 근조화환시위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성신여대가 '2025학년도 외국인 특별 전형 모집요강'에서 신설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의 지원을 받기로 결정하며 논란이 된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교내에서 학생들이 락카 스프레이로 항의문구를 적고 있다. 2024.11.12 choipix16@newspim.com   2024-11-12 16:58
사진
'왕좌의 게임' 재현...넷마블 '지스타' 첫선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넷마블이 HBO의 메가 IP '왕좌의 게임'을 활용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국내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몬스터 길들이기'의 정통 후속작 '몬길: STAR DIVE'를 선보이며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를 열고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 선보일 신작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길: STAR DIVE'를 최초로 공개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HBO 드라마 IP를 활용한 오픈 월드 액션 RPG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장현일 넷마블네오 PD는 "워너 브라더스, HBO와 긴 시간 신중하게 협업하며 원작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게임은 원작 드라마의 시즌 4 후반부를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피의 결혼식'에서 정당한 후계자를 모두 잃은 몰락한 가문의 서자 역할을 맡는다. 장 PD는 "눈과 배고픔밖에 없는 척박한 북구에서 밤의 경비대를 도우며 가문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며 "드라마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이야기와 인물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의 주 무대인 웨스테로스 대륙을 심리스 오픈 월드로 구현한 것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지역은 물론 나오지 않은 지역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제작했다. 장 PD는 "원거리 공격으로 높은 곳의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재배치해 새로운 길과 숨겨진 공간을 찾는 등 다양한 퍼즐 요소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투 시스템도 원작의 사실적인 톤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장 PD는 "마법이 난무하는 흔한 판타지가 아닌 칼과 도끼 등 현실적 무기를 기반으로 한 전투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어는 용병, 기사, 암살자 중 하나의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각 클래스는 원작 캐릭터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싱글 플레이뿐 아니라 협력 중심의 멀티 플레이도 제공된다. 윈터펠 같은 대형 성에서 다른 유저들과 만나 대화하고 파티를 꾸려 던전에 도전할 수 있다. 일부 필드에서는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필드 보스 전투도 가능하다. '몬길: STAR DIVE'는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몬스터 길들이기'의 정통 후속작이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김광기 넷마블몬스터 개발 총괄은 "원작의 세계관과 스토리, 추억의 캐릭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며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클라우드, 혈기왕성한 베르나 등 대표 캐릭터들과 새로운 마스코트 야옹이가 펼치는 모험"이라고 소개했다. '몬길: STAR DIVE'는 전작에 비해 전투 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김 총괄은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전투 스타일과 역할이 있어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더 다양하고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며 "원작의 태그 플레이를 계승해 단순한 캐릭터 교체가 아닌 연계 공격과 협력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저스트 회피, 버스트 모드 등 액션성도 강화했다.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는 특정 부위 파괴나 속성 활용 등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하며, 야옹이와 함께하는 몬스터 포획·길들이기 시스템도 구현했다. 한편 넷마블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4에서 100부스 규모로 두 게임을 선보인다. 170개 시연대를 통해 '킹스로드'의 프롤로그와 '몬길'의 초반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다. 중앙 무대에서는 인플루언서 대전, 버튜버 시연, 코스프레 쇼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dconnect@newspim.com 2024-11-08 17: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