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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지인 “북한 이슈, 한국 작가가 제일 잘 보여줄 수 있어요”

기사입력 : 2019년05월31일 13:22

최종수정 : 2019년05월31일 13:21

설치미술가 유지인, 아트부산 2019서 ‘North’ 시리즈 선봬
"유학 후 북한 이슈에 관심 가지기 시작"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 = 조각난 거울에 붉은색으로 새겨진 ‘Quite Soon’(곧). 남북한의 화해 무드를 알린 이 글귀가 유지인 작가의 손에서 작품으로 제작됐다.

올해 17개국 164갤러리가 참여하는 ‘아트부산 2019’에서 유지인 작가는 정치 이슈를 소재로 한 작품 ‘North’ 시리즈를 더컬럼스 갤러리에서 소개하고 있다. 이번 페어에서 선을 보인 작품 대부분은 신작이다.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 유지인 작가 2019. 05.31 89hklee@newspim.com

‘Quite Soon’은 지난해 9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 성사를 앞두고 유엔총회에서 전한 말이다. 당시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두고 미국과 합의를 논하는 단계라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더컬럼스 갤러리 부스 한쪽 벽면은 설치작가 유지인의 ‘North’ 시리즈로 채워져있다. 초이앤라거 갤러리 관계자도 유지인 작가의 작품을 보고 ‘유니크하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 작가는 수줍어하며 이번 아트부산 2019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North’ 시리즈는 북한의 인쇄 매체에서 따온 아이콘과 선전 문구를 거울 조각에 붉은색 스테인드 글라스로 새긴 작업이다. 유지인 작가가 정치 이슈, 북한과 관련한 선전 문구를 소재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1년 유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신을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하면 외국인들은 "‘북한’에서 왔느냐 ‘남한’에서 왔느냐" 되물어보기 일쑤였다. 이를 계기로 유 작가는 한국과 북한의 이슈에 관심을 가졌다. 한국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이슈가 남북한 문제임을 깨달았다.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지인 작가의 'North' 시리즈 2019.05.31 89hklee@newspim.com

“처음에는 뉴스로 북핵 이슈를 접하게 됐고 정치에 관심을 갖고 공부도 했어요. 한국작가로서 정치에 대한 이야기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남북한 문제가 제 머릿속에 들어오더라고요. 세상엔 아름다운 이야기도 많지만 한국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힘 있는 이야기는 북한과 관련한 아트라는 게 제 판단이었어요.”

작가는 주로 뉴스나 인터넷 기사, 트럼프의 트윗 혹은 고서적을 통해 북한과 관련한 이슈와 선전 문구를 수집한다. 많이 남아있진 않으나 1970~1980년대 한국에서 제작한 북한책을 시장에서 어렵게 사기도 하고 미국의 시선으로 바라본 북한에 대한 책들도 참고한다. 이러한 수집 과정에서 재미있는 것은 정권에 따라 바라보는 남북한 이슈의 변화다.

“‘North’ 시리즈 초반에는 남북한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를 때였어요.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하는 때였죠. 북한의 선전이 가장 날 섰던 때였고요. 그런데 올해부터는 뉴스에서도 북한에 우호적인 소식이 많았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에 대해 ‘나는 그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고요."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 유지인 작가 2019. 05.30 89hklee@newspim.com

작가는 ‘North’ 시리즈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거울이기 때문에 관람객은 작품을 보는 동시에 자신을 비추는 거울 속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거울 속 문구는 보는 이에 따라 자신의 상황에서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작가는 “같은 작업을 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수령을 ‘아버지(fahther)’, 당을 어머니(mother)로 섬길 것을 요구하며 선전 문구에 ‘아버지’를 쓴다. 작가가 ‘Father’를 거울에 붉은 색으로 썼더니 누군가는 ‘아버지’로, 혹은 종교적인 신으로 받아들였다. 실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 이도 있다.

“거울의 물성이 참 재미있어요. 반사가 되니 이 작품을 보는 사람이 누구든 작품을 보는 자신에게 이입될 수밖에 없어요. 물론 거울에 비친 모습이 100%가 사실은 아닐 거예요. 왜곡이 일어날 수 있죠. 작품을 본인에 투영해 보고 있지만 이는 100%가 아닌 거죠. 마치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 모습인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북한 소식은 우리 대중매체를 한 번 걸러 보게 되니까요. 우리가 아는 것이 100%는 아니겠죠.”

[부산=뉴스핌] 이현경 기자=유지인 작가 회화 작품 2019.05.31 89hklee@newspim.com 

유 작가는 스태인드글라스 연작 'K2' 시리즈도 하고 있다. 이는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긴장감 속에서 70여년을 지내온 한국의 현실을 위트있게 표현하고 있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아들로 총을 건네줘야만 하는 상황을 직시했으면 좋겠다는 느낌으로 작업했어요. 이전에는 단순히 저의 유희를 위한 작업을 주로 했는데 유학 후에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한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내 나라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죠. 최근에 한 개인전도 모국이라고 해서 ‘마더랜드’였고요. 내가 처한 나라의 이야기였어요. 나는 나를 낳은 어머니를 잊을 수 없고 우리 엄마의 엄마도 마찬가지죠. 결국 우리나라니까요. 계속해서 이런 이야기를 이어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지인 작가는 설치미술가 겸 부즈 아트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5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주최한 전시 '손의 축제'에 참여했으며 당시 미술관에서 작가의 작품 일부를 소장하기도 했다. 표갤러리와 대안공간 루프에서도 전시를 가졌다. 아트디렉터로서 '뿌까'와 '쌈지', 화장품 브랜드' 뮤리' 공간 연출에도 참여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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