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물성에 주목한 작가 곽인식…국립현대미술관이 다시 들여다보다

기사입력 : 2019년06월12일 14:46

최종수정 : 2019년06월12일 14:46

올해 곽인식 탄생 100주년, 과천서 9월 15일까지 전시
국내·일본 소재 작품 100여점, 아카이브 100여점 출품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우주 속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사물이 존재한다. 나는 일체의 어떤 표현행위를 멈추고 사물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자 하는 것이다."

곽인식 작가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이는 미술가 곽인식이 '사물의 언어를 듣다'와 '미술수첩'을 통해 밝힌 철학이다. 이 소신은 그가 생전 펼친 미술세계에 극명히 드러나고 있으며, 그의 사후 100주년을 맞는 올해 곽인식의 작품이 재평가돼야 한다는 주장이 또 한번 제기가 되는 이유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곽인식(1919~1988)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회고전을 13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곽인식, 작품 63, 1963, 유리, 72x100.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985년 덕수궁관에서 한차례 곽인식 개인전을 연 바 있다. 당시에는 그의 채묵화를 위주로 전시를 구성했다. 이번 전시에는 물성에 주목한 전위적 작품을 위주로 소개한다. 국내와 일본에 소재한 곽인식의 작품 100여점과 미공개 자료 100여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기획됐다.

1919년 경북 달성군에서 출생한 곽인식은 1937년 도일해 일본미술학교를 졸업했다. 1942년 귀국 후 대구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하고 1949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개인전 50여회를 갖는 등 작품에 몰두했다.

일본미술계를 중심으로 활동한 그는 사물과 자연의 근원을 탐구한 선구적인 작업 세계에도 불구하고 그간 그 예술적 성과가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다. 시대에 너무 앞서나간 탓도 있고, 일본에서는 굳이 한국 작가에 주목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가 계속해서 일본에 머물러 작품활동을 한 이유는 전위예술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곽인식 작가의 초기 작품인 '모던 걸'과 '인물(남)' 2019.06.12 89hklee@newspim.com

이 전시를 기획한 박수진 학예연구관은 "곽인식은 돈이 안되는 작품을 하면서도 일본에 남았던 이유가 전위적인 작품을 계속 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1975년 개인전을 열면서 그의 작품이 주목받게 됐다. 당시에 개념 미술에 공유가 됐고 곽인식에 관심이 쏠리게 된 거다. 그러나 한국인 작가를 굳이 일본미술계에서 끌어올릴 이유가 없어 크게 이슈가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곽인식은 '물성'에 주목했다. 유리와 놋쇠, 종이 등 다양한 소재를 실험하며 전위예술을 몸소 실천했다. 이번 전시는 193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말까지 세 시기로 나눠 조망한다. '현실 인식과 모색'(1937년~1950년대 말)에서는 곽인식의 초기작 '인물(남)', '모던걸'(1939)과 패전 후 일본의 불안한 현실을 반영한 초현실주의 경향의 작품 '작품 1955'(1955) 등을 소개한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 전시장 전경 ' 2019.06.12 89hklee@newspim.com

두 번째 '균열과 봉합'(1960년대~1975년)에서는 곽인식이 본격적으로 사물의 물성을 탐구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초기에 유리의 물성을 볼 수 있는 작업을 주로 했다. 과정은 유리판을 흙에다 놓고 쇠구슬처럼 무게가 나가는 도구로 깨부순다. 그 다음 흩어진 유리 파편을 봉합하듯 다시 붙인다. 유리의 균열과 깨진 흔적은 대립과 분단이라는 시대적 난관을 '균열'로 인식하고 '봉합'으로 극복하려는 작가의 태도와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전시장에서는 유리를 비롯해 놋쇠에 흠집을 내고 다시 이를 꿰맨 과정을 담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세 번째 '사물에서 표면으로'(1976~1988)에서는 돌, 도기, 나무, 종이에 먹을 활용한 작품을 소개한다. 1976년 이후 작가는 강에서 가져온 돌을 쪼개 다시 자연석과 붙이거나 손자국을 남긴 점토를 만들고 나무를 태워 만든 먹을 다시 나무 표면에 칠하는 등 인간의 행위와 자연물을 합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과천=뉴스핌] 이현경 기자=이번 전시를 위해 보존 처리 과정을 거친 '작픔'과 '유채' 2019.06.12 89hklee@newspim.com

특히 이번 전시에는 작가 사후 오랜 기간 방치됐던 작품을 발굴해 총 48점을 6개월간 보존 처리 과정을 거쳐 복원했다. 또한 곽인식의 조수였던 우에다 유조(갤러리 Q대표), 후배 작가인 최재은을 비롯해 박서보, 김구림, 곽훈, 김복영 등 평론가와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곽인식 작품에 대한 평가와 한국미술계와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전시와 연계해 열리는 학술심포지엄(8월 초)에서는 오광수(뮤지엄 산 관장), 김현숙(미술사가), 히토시 야마무라(도쿄도미술관 학예실장), 치바 시게오(미술평론가) 등 한일 연구자 4인이 곽인식의 작품세계를 심도있게 논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