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용 시장 "쓰레기소각장 이전은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권고했다"
[의정부=뉴스핌] 양상현 기자 = 경기 의정부시가 6일 오후 2시 금오초등학교 해오름 체육관에서 의정부를 비롯한 양주, 포천 시민을 대상으로 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 입지 후보지인 자일동 환경자원센터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의정부시 쓰레기소각장 증설 공청회에서 안병용 시장이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양상현 기자] |
이날 공청회에는 폐기물 소각관련 독일 박사학위 소지자인 전주대 박현석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반대 시민들은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장을 패널로 추천해 타당성 여부 및 환경영향 평가 문제점 등에 대해 토론을 펼쳤다.
이전 부지에서 가까운 자일동 지역주민 조득현씨는 "직접 느끼고 보고 맡고 있는 주민으로서, 대안 2에 자일동이 선정된 것은 단순히 숫자가 적다는 이유뿐이었다"면서 "주민은 건강하게 삶을 영위할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혐오시설이 들어온다면 그것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라며 "안 시장은 음식물 쓰레기라고 하더라도 전혀 냄새가 안 난다고 했지만,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악취가 더 심하다. 자일동 인근에는 라돈 침대까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마을이 엉망진창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아직까지도 답변이 없다"라고 말했다.
자일 2통 주민들도 “오랜 시간 폐기물처리 시설들로 인해 고통을 받아왔는데 또 소각장이냐"라며 토로했다.
조득현씨는 "자일동은 아직도 수도가 들어오지 않은 지역이다"라며 "개발제한구역이라고 묶어놓아 매매도 안되어 재산상의 피해도 막심한데 이런 혐오시설만 들여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의정부시 지역위원장인 최승환씨는 "안 시장은 작년에 (쓰레기소각장 이전) 계획을 했다고 말했는데, 지난 2017년 274회 제2차 행정감사 회의록을 보면 안춘선 당시 시의원의 질의에 김근정 자원순환과장은 소각장이 15년 수명을 다해 이전을 위한 기술진단을 끝내고 타당성 용역을 마쳤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2017년 당시에 입지선정위원회만 안 하고 나머지 대안을 다 찾았다고 말했는데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것과 이미 타당성 용역을 다 마친 상태에서 왜 정부고시를 안 하고 비싼 민간제안을 받았는지 궁금하다"라고 질의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쓰레기 저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의정부시는 오히려 220t 규모의 소각장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현재 의정부 시민이 사용하고 있는 소각장보다도 더 늘어나는 것인데 의정부시에서는 쓰레기 저감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냐"라고 질문했다.
최씨는 "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쓰레기소각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많은 미세먼지가 나올 것이란 점"이라며 쓰레기 저감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도 없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소각장 증설만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쓰레기소각장의 '고로'는 20년 주기며, 15년이 지나 5년 남은 시점에서 안전진단 및 대수선 또는 신설에 대한 용역을 시작해야 한다"라며 "지난 2016년 1월에서 2017년 2월까지 한국환경공단에 의뢰해 기술진단을 받았고, 진단 결과 기존시설을 써도 좋지만 부족한 것을 밖으로 방출하거나 소각로를 끄는 동안은 대책이 없으니 이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지선정에 대해서는 "입지선정 계획은 지난해부터 시작했고. 재정사업도 좋고 민간투자도 좋지만, 재정사업으로 하면 의정부시에 1000억원이 있냐며 비용을 고려하면 민간투자도 바람직하다고 해서 한 것이지 특정업자에게 특혜나 이득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안 시장은 "대한민국의 모든 민간사업은 기획재정부의 피맥(PIMAC)이라는 공공투자관리센터에서 투자사업 분석을 한다"라며 "타당성 등에 관해서는 정부가 심사하게 되어있다. 피맥에서 (쓰레기소각장 증설은) 민간투자사업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권고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민간으로부터 투자제안을 받았지만, 그 사업자가 꼭 선정되는 것은 아니고 '제3자 공고'를 통해서 새로운 공모방식으로 정부 주도로 사업자를 결정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쓰레기 저감대책에 대해서는 "내가 시장이 될 때는 인구가 41만이었지만, 매년 인구가 늘어 지금은 45만 6000명이 됐다. 고산동과 민락지구가 완성되면 50만명에 육박하는 인구를 보유하게 되는 물리적인 상황으로 기존의 환경캠페인 등으로는 감당이 안 돼, 부득이하게 '1시군 1소각장' 정책으로 대책을 세워야 하는 시장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전 증설 계획을 세우게 됐다"라고 했다.
토론회를 마친 안 시장은 "주민들의 아쉽고도 야속한 반대의견을 들었다"면서 "무한책임을 지는 의정부시장이 답변해야 하기에 끝까지 도망가지 않고 이 자리에 섰다"라며 "음식물 쓰레기처리장에 이어 쓰레기소각장, 고압변전소까지 있는 자일동으로 이전 계획을 잡아 송구스럽고 죄송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법적으로 공사비의 100/10을 자일동 지역에 마을기금으로 또는 지역 SOC 사업으로 쓰겠다"라고 약속했다.
또 "현재 장암동 쓰레기소각장의 굴뚝은 120m이지만 새로운 자일동 시설의 굴뚝을 59m로 하겠다는 말은 기술용역에서 반으로 해도 문제가 없다고 해서 나온 말이지 내가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무엇이 부족하고 아쉬운지 주민의견을 들어 중앙정부에 전달하겠다"라며 "모든 결정은 내가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하며, 주민들의 반대의견은 유효하다"라고 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지난 2001년 장암동에 건립한 하루 200t 용량의 쓰레기 소각장을 민락2지구(1만 6500가구)에서 불과 1.3㎞ 떨어진 자일동 환경자원센터로 이전하는 소각장 현대화사업을 민간투자사업(997억원)으로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인근 타시군 지역주민의 반대에 대해 분쟁조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yangsangh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