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은행

속보

더보기

[한일관계 해법]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사 "美, 자국기업 피해 입어야 움직일 것"

기사입력 : 2019년07월13일 11:00

최종수정 : 2019년07월13일 19:09

"시간 끌면서 대체처 찾는 것이 최선, WTO 제소도 유리하지 않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버티는 기간 1~2달…고객 이탈도 우려"

[편집자]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경제보복'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분도 있지만, 냉철하게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뉴스핌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법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이주완(52)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이 (일본의 경제보복을 막기위해) 립서비스만 할 가능성도 크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박사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하나금융투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07.12 pangbin@newspim.com

이 연구위원은 12일 뉴스핌과 만나 "지금 일본이 우리나라에 가하는 경제보복 조치는 앞서 미국이 중국에 가한 방식과 거의 비슷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전방위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한미일 고위급 협의에 한미는 매우 적극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미국은 이번 조치로 반도체 공급이 급감해 반도체를 구입해야 하는 인텔,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었을 때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의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 제일 유리한 시나리오는 시간을 최대한 끌면서 제재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막고, 대체할 수 있는 공급처를 찾는 것"이라며 "현재로선 물량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을 지, 양산에 적합한 지를 알아보는 테스트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등이 관건"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과 일문일답.

- 한국 반도체 기업들 정말 어렵나.
▲ 반도체만 보면 포토, 에치 공정의 소재를 수출 규제한 것이다. 반도체 웨이퍼는 밑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파내서 입체적으로 회로 패턴을 만든다. 여기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이 포토 공정이고, 조각을 파내는게 에치다. 연속적으로 이뤄지는 두 공정을 무수히 반복해야 칩이 나온다. 이게 없으면 반도체는 생산할 수 없다. 듣기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이번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한 두달 정도라고 한다. 특히 재고를 상대적으로 타이트하게 관리해오던 삼성전자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반도체 특성상 오랜 시간이 지나면 변질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재고가 많지 않다. 현재 삼성전자는 소재 재고만 조금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안다.

- 일본이 왜 이러는걸까. 반도체 산업 패권 이슈와 접목시킬 수 있을까.
▲ 비메모리 반도체에 한해서는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일본은 삼성전자가 양산하려고 하는 차세대 노광기술 EUV(극자외선)에 대해서도 수출제약 품목으로 잡아놨다. 이건 비메모리 반도체에 쓰는 기술이다. 듣기로 일본은 기존 광원인 ArF에 대항하는 것은 바로 선적하고, EUV에 들어가는 것은 허가를 안해주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상위 10위 안에 드는 기업을 갖고 있다. 그런데 올해 삼성전자는 133조원 규모 비메모리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일본이 메모리 시장은 포기하더라도, 비메모리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브레이크를 걸었다고도 볼 수 있다.

- 대안으로 대체처를 찾거나, 내재화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실효성이 있을까.
▲ 뭘해도 시간이 걸린다. 3개월 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지는데, 한도까지 채우더라도 승인을 해주면 초기 몇달 어려움 겪어도 그후엔 심각한 타격이 아니다. 이러면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다.
문제는 3개월 후 불허를 통보하는 것이다. 물론 국내 생산업체들이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지만, 이것만으로는 일본에서 수입하던 물량을 채울 수 없을 것이다. 또 최근 러시아가 한국에 반도체 소재를 제공하겠다 했지만, 이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똑같은 조성의 물질이어도 이걸 그냥 가져다 쓰는 회사는 없다. 짧게는 6개월가량 테스트를 거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또 러시아에서 올 수 있는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

- 일본도 손해 아닌가.
▲ 일본의 한국에 대한 3개 물질 수출 의존도가 에칭가스 70%, 나머지는 10~20% 정도로 낮다. 일본이 전 세계로 수출하는 금액은 1년에 6000억원 정도다. 기업엔 클 수 있지만, 국가로 보면 큰 금액이 아니다. 애초부터 구조가 우리한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본인들의 피해는 최소화하고, 우리 피해는 극대화하는 물질을 선별해 경제보복을 하는 것이다.

- WTO 제소하면 우리가 유리하지 않을까.
▲ 국제기구 통하는게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일본에선 한국이 WTO에 제소해도 밀릴 게 없다고 보고 있다. 전략물자는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 WTO 규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에서 그 동안 한국에 특혜를 줬던 것도 맞다. 일본의 화이트국가 리스트에는 20여국만 올라있는데, 아시아에선 우리나라만 있었다. "그러면 우리가 나머지 국가에 무역제재를 해온 것이냐"고 일본이 되물으면 할 말이 없다.

- 일본 그렇게 오랜기간 준비했나.
▲ 그런 것 같다. 대법원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일본은 판결이 배상으로 나오면, 공격을 개시하는 방향으로 준비를 한 것 같다. 아베 총리 직속으로 경제보복 방안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다고 하지 않나. 반면 우리 정부는 너무 순진했다.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올 때 일본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너무 클리어하게 나가면 전략이 다 노출된다. 

-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현재로선 시간을 많이 끌면서 제재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제재 대상이 확대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최선이다. 그 사이에 서둘러 다른 공급처를 찾아야한다. 일본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의 액션이 가지 않으면, 수출규제가 1112개 품목으로 확대될 수 있다. 사실상 쉽지 않은 문제다. 한일 간 이해득실이 복잡해서 서로 만족할 해법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 양국 기업들만 피해를 본다.

- 한국은 미국에 도움을 청했는데.
▲ 립서비스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국이 중국에 취한 규제를 일본이 그대로 따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 인텔 등 반도체를 사용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많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디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정도다. 4개 중 3개는 한국기업 제품을 쓴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들이 반도체를 사지 못하게 되면 완제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연쇄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일본 경제보복으로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미국기업들이 피해를 입으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이 '한국의 전략물자가 북한에 밀수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도 도움(우리측)은 될 것이다.

- 그러면 우리한테 우호적인 환경이 필연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 연쇄 타격으로 글로벌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게 언제쯤일지 모른다. 일본도 이걸 감안해서 규제조치를 풀었다 조였다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사이에 한국 기업들이 입을 피해다. 점유율이 75%라는 말을 뒤집으면 25%는 누가 생산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객이 경쟁사로 이탈할 수 있다. 질이 떨어지더라도 고객 입장에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살면 된다. 그리고 대만, 중국이 이참에 가격 경쟁력을 높여서 고객을 빼앗아 올 수 있고.

- 직접 개발하지 않고 뭐했냐는 지적도 있는데. 
▲ 요즘 어디 나라가 한 기업에 모든 것을 다 만드나. 옛날에는 밸류체인이 기업단위였지만, 지금은 국가단위다. 애플만 봐도 기술, 디자인 외에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 없다. 요즘은 이런 모델이 제일 효율적이다. 또 대기업이 모든 걸 다하면 비판하는 분위기 아닌가. 왜 개발하지 않았냐고 기업들에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 
 

milpar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