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대만 정부가 현행 난민법으로는 이주를 원하는 홍콩 시위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홍콩 시위대를 돕기 위해 다른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 내무부가 5일(현지시간)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를 이끌어온 조슈아 웡과 대화를 가진 후 이같은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만 내무부는 "현행 법 체계가 잘 작동해왔다"며 "관련 당국은 인권 조약과 같은 국제 관행에 맞게 상황을 고려해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을 관리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정부가 홍콩 시위대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고 알렸다.
대만의 현 난민법은 외국인과 무국적자들을 대상으로 고안된 법으로 중국 본토나 홍콩 국적을 가진 이들에게는 적용이 불가하다.
SCMP에 따르면 대만에 홍콩 시민의 정착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불법 시위 및 폭력 선동 혐의를 받고 있거나 이미 체포된 이들이 다수인 시위대가 지키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사실상 쓸모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콩 시민들이 대만 거주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19만2000달러 상당의 기금을 내놓거나 현지에서 사업체를 운영해야 한다. 혹은 취업비자를 얻거나 현지 대학을 졸업한 이후, 월급이 1440달러 이상인 직장을 구해야 이주를 신청할 수 있다.
앞서 지난 3일 조슈아 웡은 대만으로 건너가 홍콩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도착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위대의 대만 이주를 도울 수 있는 "어떠한 정책과 수단이라도 좋다"며 "대만이 어떻게 (홍콩 시위대에 보호막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법 체계를 강화해야할지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조슈아 웡은 또한 제 3국의 지원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독일, 일본 등을 거론했다. 그는 이들 국가에서 오는 10월 1일 중국 건국절을 앞두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조슈아 웡의 대만 지지 촉구에 대해 "그들이 결탁할 경우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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