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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베 '지렛대' 볼턴 내쳤다...대북 함수관계 변화 예고

기사입력 : 2019년09월11일 15:29

최종수정 : 2019년09월11일 16:51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대북 강경론을 주장해온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0일(현지시간) 전격 경질되면서 동북아 '대북 함수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당장, 볼턴을 '지렛대'로 활용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북 노선에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볼턴을 통해 자신의 대북 강경론에 힘을 실어 북미 대화 국면에서 배제되는 것을 막는 한편, 납북 일본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상에 균열이 생겼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볼턴 의견에 동의 못한다...새 보좌관 내주 지명"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그(볼턴 보좌관)의 많은 제안에 나는 강하게 동의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그에게 사임을 요구했고, 오늘 아침 (사임 의사가) 나에게 전달됐다"고 발표했다. 또 "새 국가안보보좌관은 내주 지명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볼턴은 작년 3월 22일 임명된지 약 1년 6개월 만에 낙마하게 됐다. 볼턴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매번 마찰을 빚었다. 북한 비핵화 달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치적으로 삼으려는 목표 중 하나다.

강경파 볼턴의 경질 소식에 아베 총리의 낯빛이 어둡다. 미국의 대북 노선이 '외교 중시'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볼턴은 대북 외교에 부정적 의사를 거듭 표시한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다.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 격렬의 주역으로도 거론된다. 지난 6월 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日, 작년 2월 북미관계 대화국면 전환에 볼턴 접촉시도

아베 총리는 작년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미 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흐르자 볼턴 보좌관과 접촉을 시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감소로 '사학 스캔들' 등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회복할 카드가 사라지자 매파 볼턴을 내세워 자신의 '북한 위협론'에 힘을 실어 '재팬 패싱' 우려를 차단하는 한편, 미국의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추동하려 했다.

일본 정부와 볼턴은 작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분위기가 무르익었던 시점부터 빈번한 만남을 가졌다. 대게 양측의 회동 이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폐기를 달성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성명이 나왔다.

예로 1차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작년 5월 볼턴 보좌관은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 국장과 면담한 뒤 이런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일본의 북미 대화 배제 우려가 한창 나왔던 때다. 이후 볼턴은 북한에 '리비아 모델(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결국에는 북한의 반발을 불러와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信三)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올해 일본과 볼턴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두고 '문제될 게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북한 위협론을 강조했다. 일본 언론인 다카하시 고스케는 일본 도쿄도(都) 조선대학교의 교수의 작년 5월 강연을 인용 '북한 내에서는 아베 총리와 볼턴 보좌관을 가장 강경하고 대화해서는 안되는 인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의 경질로 그와 대립각을 세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부문 1인자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대북 노선이 외교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베 총리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아베 총리는 최근인 지난달 25일에도 프랑스 주요 7개국(G7) 정상화의에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을 두고 '엇박자'를 냈다.

◆ 美 대북 노선, 외교 중심 예상...'미사일개발 묵인' 우려도

레이프-에릭 이즐리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볼턴 경질이라는) 이 타이밍은 미국의 대북 외교에 적합할 것"이라며 "북한이 볼턴을 경멸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김정은은 국내 정치용으로 인사 교체를 승리라고 단정할 수 있다. 이는 조만간 비핵화 회담이 시작될 확률을 높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의 북한 전문가 해리 카지아니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정권교체에 반대하고 북한과의 외교노선을 지지할 인물을 새 보좌관으로 기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로이터는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를 줄곧 주장해온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신임 보좌관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지나친 온건론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했던 볼턴이 하차하면서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현재처럼 북한의 발사체 시험을 통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묵인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4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만찬에 참석,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영국 외무부는 10일, 북한이 한국시간으로 같은 날 오전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시험 발사한 것과 관련,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분명히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이 미국과 의미 있는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볼턴의 하차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제안한 '이달 하순'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 추진이 탄력을 받은 가운데 북한의 '뒷배'인 중국과 러시아의 접근법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의 하차와 함께 그가 주장해 온 일괄타결식 '빅딜론'도 더이상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완화의 목소리를 다시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는 1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지난 2~4일 방북을 수행한 뤄자오후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으로부터 방북 결과를 듣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할 전망이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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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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