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6명이 사상한 광주 광산구 송정동 아파트 화재는 충전 중인 전동킥보드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서 킥보드 잔해를 수거, 정밀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12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산소방서 화재조사반,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함께 광산구 송정동 화재 현장을 합동 감식한 결과 현관 앞 거실에 놓여있던 전동킥보드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광주 광산구 아파트 집안 내부 [사진=광주 광산소방서] |
경찰은 현관과 개방형 구조로 연결된 거실에 놓인 전동킥보드 주변 벽지와 바닥이 집중적으로 타고 그을린 점으로 미뤄 이같이 추정했다.
또한 킥보드 내장 배터리·전선 플러그 등 주변 상황을 토대로 화재 당시 전동킥보드가 충전 중이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적 요인에 의한 불로 볼만한 정황도 다수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집안에는 A씨 부부, 20대 딸과 아들, 아들의 친구 등 모두 5명이 머물고 있었다.
불이 나자 아들과 친구는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탈출했다. 딸은 보일러실 창틀에 매달려 있다가 이웃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다른 주민들도 A씨의 추락에 대비해 완충작용을 할 수 있도록 쓰레기봉투를 화단에 옮겼지만, 다른 곳으로 추락한 A씨는 끝내 숨졌다. A씨의 부인은 현관 앞 수납장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불길이 현관 주변으로 크게 번지면서 A씨 가족 등이 대피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 같다고 추론했다.
화재가 발생한 광주 광산구 아파트 집안 내부 [사진=광주 광산소방서]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현장에서 수거한 킥보드 잔해 등에 대해 정밀 감식을 벌여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오는 15일에는 A씨 부부에 대한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도 규명할 방침이다.
한편 이 화재로 주민 수십 명이 대피했으며, 주민 11명이 연기를 흡입해 두통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h108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