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윌리엄 바 미국 법무부 장관이 외국 관리들과 접촉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과거 '러시아 스캔들' 수사 배경 조사에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 장관이 지난 여름 영국 정보 당국과 접촉했고 지난주에는 존 더럼 코네티컷주 연방 검사와 함께 이탈리아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바 장관은 이탈리아 정부 고위 관리들에게 더럼 검사를 도와 조사에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 전화를 걸어 법무부 조사 협조를 요청한 것은 바 장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고 알렸다.
'러시아 스캔들'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당시 후보가 러시아 정부와 공모했다는 의혹이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바 장관은 지난 4월 상원 청문회에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의 근원을 조사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더럼 검사가 해당 조사 담당을 맡아왔다.
청문회 당시 바 장관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선거 캠프 관계자들을 감청하는 등 정보를 수집하며 이뤄진 것이며 이 수사가 합법적이었는 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바 장관이 서방 국가 정보 당국과 접촉한 것에 대해 하나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몰타 출신 교수 조세프 미프수드를 둘러싼 의혹이다.
앞서 2016년 호주 관리들은 영국 런던에서 당시 트럼프 대선 캠프 외교 고문이었던 조지 파파도풀로스와 만났다. 파파도풀로스는 호주 관리들에게 러시아가 클린턴 후보를 흠집낼 수있는 이메일 수천건을 해킹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프수드 교수로부터 들었다고 알렸고 호주 정보 당국은 이를 FBI에게 전달했다. 이 정보를 토대로 특검은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한 정황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미프수드 교수는 이탈리아 언론 '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러시아를 위해 일하는 첩보요원이 아니며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했다.
해당 인터뷰 보도 이후 미프수드 교수의 행방은 묘연해졌다. 뮬러 수사에 제출된 법원 서류에서는 미프수드가 러시아 정부를 위해 활동했다고 적시되어 있는 한편, 일부 보수주의자들과 음모론자들은 그가 서방 정보기관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4월 줄리아니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프수드는 "몰타나 이탈리아 국적의 방첩요원"이며 그는 파파도풀로스를 상대로 "방첩 덫"을 놓은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WP는 바 장관과 더럼 검사가 미프수드 교수에 대해 무엇을 의심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그에 대한 정보를 캐내기 위해 외국 정부 당국과 접촉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당에 반격할 카드를 조속히 마련하려는 게 아니냐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윌리엄 바 미 법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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