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베트남이 수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하면서 7%에 가까운 경제 성장률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7일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의 올해 1~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8%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수출 증가세 둔화로 앞으로 수 년간 경기 팽창이 더뎌질 수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베트남의 이같은 성장률은 약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중국 2분기 성장률 6.2%와 6년 만에 최저 수준인 인도의 2분기 성장률 5%와 비교된다.

하지만 올해 1~9월 베트남의 수출 증가율이 8.2%로, 작년과 재작년 같은 기간 각각 15.8%, 20%에서 큰 폭으로 줄어 더 이상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앞지르는 고공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통계총국에 따르면 농업과 해산물 수출이 감소한 것이 원인이 됐다. 1~9월 농산물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3% 줄었다. 항목 별로 쌀과 커피 수출이 각각 9.7%, 20.7% 급감했다. 해산물 수출은 1.7% 줄었다. 새우와 민물메기 수출이 각각 7%, 8% 줄었다.

관련 품목에 대한 중국의 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응우옌 쭝 띠엔 통계총국 무역통계국 국장은 "대중국 수출이 줄어든 것은 새로운 품질관리 규정 때문"이라며 "중국에 대한 농산물 수출은 더 이상 수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에 대한 1~9월 무역적자는 280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0%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 둔화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깐 반 륵 이코노미스트는 "무역갈등과 보호주의 고조가 베트남 수출에 충격을 줬다"며 "베트남은 내년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6.5~6.7%로 낮춰야한다"고 했다. VN익스프레스는 륵 이코노미스트의 소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제기구들은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이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VN익스프레스는 전했다. 지난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7.08%로, 정부의 올해 목표치는 6.6~6.8%다.

지난달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와 내년 베트남 경제 성장률을 각각 6.8%, 6.7%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각각 6.6%와 6.5%로 바라봤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