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중국 글로벌정치

속보

더보기

"지하철요금·왓츠앱세금, 칠레 젊은이들 분노에 불 붙여"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칠레에서는 지하철 요금 50원 인상이었다. 레바논에서는 왓츠앱 메신저 사용에 부과한 하루 20센트의 세금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난데없는 물파이프 세금이었다. 인도에서는 양파값이었다.

최근 수 주 간 전 세계 곳곳에서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일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사망자까지 속출하고 있다. 시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예고 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의를 잊은 부패한 정치 엘리트 집단'을 향해 분노의 함성을 내질렀다.

지하철 요금 인상이 촉발시킨 시위로 칠레 곳곳이 아수라장이다. 2019. 10. 23. [사진=로이터 뉴스핌]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각국의 시위가 각기 다른 원인과 양상을 띠고 있지만 모두 하나의 특정한 패턴을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국민들의 민주주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고 부패한 소수 정치 엘리트가 뻔뻔하게 부를 독식하는 동안 젊은 세대는 하루하루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안보 컨설팅업체 수판그룹의 알리 수판은 "새로운 세대는 정치·경제 엘리트의 부패한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위에 직면한 각국 지도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상당히 충격을 받고 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칠레는 남미에서 유일하게 안정적인 오아시스"라고 자랑하며 "포퓰리즘과 민중 선동에 지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튿날 시위대가 공장들을 공격하고 전철역에 불을 지르고 슈퍼마켓을 약탈하는 등 수십년 만에 최대 시위가 벌어지자 이를 진압하기 위해 군 병력을 동원했다. 지난 23일까지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피녜라 대통령은 "강력하고 무자비한 적에 대한 전쟁"까지 선포했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는 2013년 세이셸 제도의 호화 리조트에서 비키니 모델에게 1600만달러(약 188억원) 상당의 선물을 줬던 사실이 뒤늦게 폭로되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러한 상황에서 지난주 메신저 프로그램 왓츠앱 사용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하자 수십 년 간 불평등과 경제성장 정체, 정치인들의 부패에 신물이 난 국민들이 '혁명!'을 외치며 거리로 뛰쳐 나왔다.

레바논은 공공부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고 35세 미만 청년 실업률이 37%에 육박할 정도로 경제난이 심한 데다 전기와 깨끗한 식수, 인터넷 서비스 등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오랜 긴축정책에 의해 중산층이 사라지고 상위 0.1%의 부자들이 국민소득의 10분의 1을 차지하며 국가 자원을 흥청망청 탕진하고 있다.

레바논에서 극심한 경제위기 속에서 새로운 세금 부과를 하겠다는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시위대가 자욱한 체루가스에 휩싸여 있다. 2019.10.18. [사진=로이터 뉴스핌]

최근 각국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시위가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형태의 시위는 지속적으로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심각한 빈부격차, 청년실업률 상승 등이 좌절된 꿈을 지닌 새로운 세대를 양산해내면서 최근 시위가 급격히 늘어났을 뿐이라는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확산이 정체되면서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정부를 변화시킬 방법은 시위뿐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위가 증가할수록 성공 확률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에리카 체노웨스 하버드대 정치과학 교수는 20년 전만 해도 정치 체제 변화를 요구하는 시위의 70%가 목표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풀뿌리 운동이 정치 변화를 이끌어낸 사례는 1950년대부터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추세가 바뀌어, 시위를 통해 목표한 변화를 이끌어낼 확률이 30%로 떨어졌다.

시위 증가와 성공 확률 하락은 서로 맞물려 있다. 시위가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수록 산만해지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시위의 양상이 더욱 거칠어지면서 요구를 관철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시위는 처음의 중대성을 상실하고 그저 매일 일어나는 일상이 돼 버린다고 NYT는 분석했다.

중동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전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학장은 "미국처럼 국민의 뜻이 선거 결과로 직결되는 국가에서는 낡은 정치질서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선거에서 포퓰리즘과 민족주의, 반이민 후보들의 승리로 표출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국가에서는 대대적인 시위라는 형태로 분노가 표출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각한 빈부 격차에 시달리고 있는 칠레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날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시위대가 각종 집기를 모아 불에 태우고 있다. 2019.10.22. [사진=로이터 뉴스핌]

일부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 시위 열풍이 한 가지 테마로 설명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센트럴유러피언대학 총장은 지난주 스페인 대법원이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주도한 정치인들에 중형을 선고한 것에 반발해 50만명 이상이 바르셀로나 거리로 나선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바르셀로나 시위는 "특정 사안과 명분을 가진 정치적 시위이지 분노를 표출하는 장이 아니다"며 "각국의 시위는 모두 다르며 '정신없는 유행'처럼 지나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각국의 시위는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동의 시위는 2011년 중동 전역에서 발발한 반정부 시위 '아랍의 봄'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시위는 과거처럼 종파와 이념에 연연하지 않는 새로운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랍의 봄 당시 군중이 특정 독재자의 목을 원했던 것과 달리, 현재의 시위대는 정치 엘리트 전체를 비난하고 있다.

레바논의 22세 여성 다니 야쿱은 "'그들'은 도둑질을 하면서 아닌 척 한다. '그들'이 아니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가"라고 외쳤다. 그는 음악 교사가 되려 했지만 정치적 연줄이 없어서 취업을 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그들'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늘날의 시위는 분명 단점도 있다. 과거의 풀뿌리 운동은 느리지만 탄탄한 지속성을 보인 반면, 오늘날에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더욱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시위대가 모이지만 흩어지는 것도 그만큼 빠르다. 또한 독재 정권들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선전 활동을 펼치고 혼란스러운 정보를 내보내 시위대의 분열을 조장하기도 한다.

시위의 빈도는 늘었지만 이를 전면적인 반대 운동으로 키우려면 더욱 확실한 명분과 조직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늘날의 시위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한 데 모으고 끈질기게 지속할 원동력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인도에서는 양파값 폭등으로 농민들이 고속도로를 막고 시위를 펼쳤지만 시시하게 끝나버렸다. 국민들의 불만을 한 군데로 집결시킬 채널이 부재했던 탓이다. 인도의 야권은 분열돼 있고 인도 특유의 신분제도 카스트와 종교 갈등이 여전히 정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대법원이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을 주도했던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자들에게 징역 9~13년의 중형을 선고한 것을 계기로 카탈루냐 전역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촉발됐다. 2019.10.21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靑 "원포인트 개헌 반대 안해" [서울=뉴스핌] 김미경 박찬제 기자 = 청와대는 3일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원포인트 헌법개정' 제안에 "사전 교감은 없었지만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핌에 "(당청 사이에) 특별한 교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오래전부터 원포인트 개헌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대통령도 공약 사항으로 개헌을 언급했다"면서 "한 번에 전면 개헌을 하기 어렵다면 중요한 것이라도 먼저 개헌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전경. [사진=뉴스핌DB] 한 원내대표는 이날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오는 지방선거와 함께 원포인트 개헌을 제안한다"며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고 야당에 촉구했다. 한 원내대표는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면서 "헌법 전문 수록을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야당의 초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거듭 야당에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18민주화운동 전문 수록이나 비상계엄 요건 강화 등이 대표적인 개헌 의제"이라면서 "개헌을 하려면 국회 200석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6.02.03 pangbin@newspim.com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는 우선 국회 논의를 두고보자는 입장"이라면서 "국회 논의가 잘 이뤄지길 바란다는 정도가 청와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 1호로 '개헌'을 제시했지만 아직은 개헌에 필요한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시기적으로 정권 초기에 치러지는 오는 6·3 지방선거를 계기로 개헌 추진에 시동을 걸어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나쁘지 않고 국정 장악력이 강하고 정권 초기라는 잇점이 있다. 하지만 개헌 카드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국정 동력은 물론 개혁 과제 추진에 적지 않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개헌 카드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어 이재명 정부가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강하게 밀어붙일지 주목된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일단 여당이 애드벌룬을 띄워놓고 국회 진전 상황과 정국의 흐름을 봐 가면서 무리하지 않게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pcjay@newspim.com 2026-02-03 12:37
사진
'법정소란' 이하상 변호사 감치 집행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법정 소란으로 감치 명령을 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이 3일 구금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 종료 직후,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으로 출석한 이하상 변호사에 대한 감치 명령이 집행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법정 소란으로 감치 명령을 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이 3일 구금됐다. 사진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 이하상 변호사가 지난해 6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기일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재판이 끝난 이후 법무부 교정본부 직원들이 이 변호사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는 법원 구치감에 머무르다 서울구치소로 옮겨졌다. 감치 기간은 총 15일이다. 지난해 11월 한 전 총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김 전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 당시 퇴정 명령에 응하지 않은 이 변호사와 권우현 변호사에 대해 감치 15일을 선고했다. 하지만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정당국이 수용을 거절하면서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이후 이들은 감치 결정에 항고했으나 서울고법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권 변호사의 경우 감치 5일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hong90@newspim.com 2026-02-03 17: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