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레넌벽부터 침묵행진까지…대학가 확산되는 '홍콩 지지'

기사입력 : 2019년11월11일 16:57

최종수정 : 2019년11월11일 16:58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홍콩에서 민주화 요구 시위가 날로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대학가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홍콩 시민들을 응원하는 문구를 적은 구조물과 현수막 게재, 침묵 행진 등 국내 대학생들의 연대 운동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11일 오후 2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인문대캠퍼스 해방터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에 연대하기 위한 서울대인 침묵 행진'이 진행됐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인문대학 인근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에 연대하기 위한 서울대인 침묵 행진'을 열었다. 2019.11.11. hwyoon@newspim.com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 모임'(학생모임) 주최로 열린 이번 행진에서 참가자 15명은 검정색 옷과 검정색 마스크를 맞춰 입고 왼손에 '시위대에 대한 폭도 규정 철회하라', '직선제를 실시하라', '체포된 시위대를 불기소 석방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홍콩 시위대의 주제가로 사용되는 '글로리 투 홍콩(Glory to Hong Kong)'의 한국어 번역 노래를 틀고 오른손 다섯 손가락을 펼쳐 든 채 해방터에서 공과대학 앞을 지나 아크로폴리스까지 행진했다.

검정색 옷은 시위에 참가했다가 숨진 홍콩 시민들에 대한 추모의 의미다. 마스크를 통해 표현한 '침묵'은 정치적 목소리를 낼 권리가 박탈된 시민들과 홍콩 정부의 폭력을 외면하는 각국 권력자들을 상징한다. 행진 과정에서 펼쳐 든 오른손은 홍콩 시민들이 정부에 제시한 '5대 요구'가 관철돼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박도형(21) 학생모임 공동대표는 "자유를 탄압하는 역사는 언제나 오명으로 남았으며, 한국도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이러한 폭력의 역사를 겪었던 바 있다"며 "대학에서 배운 지성과 양심에 따라 보편적 권리의 쟁취를 위해 싸우고 있는 홍콩 시민들의 부름에 답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지(21) 공동대표는 "홍콩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냄으로써 홍콩 상황을 국내에 알리고, 국제사회 여론에 반영되도록 힘쓸 것"이라며 "이 시위가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르지만 동료 시민으로서 국가 폭력에 저항하고 민주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을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소속 학생이 1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중앙도서관 터널에 마련된 '레넌 벽'에 부착할 홍콩 시위 지지 포스트잇을 적고 있다. 2019.11.11. hwyoon@newspim.com

이날 행진을 마친 학생들은 중앙도서관 아래 터널에 설치한 '레넌 벽'에 홍콩 시민들을 응원하는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을 부착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공산주의에 반발하던 체코 젊은이들이 비틀즈 멤버 존 레넌의 가사를 벽에 낙서하기 시작하면서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6일 한 차례 설치된 바 있는 서울대 레넌 벽은 학교 측의 공사 일정으로 잠시 철거됐다가 이날 다시 마련됐다.

학생들의 홍콩 시위 지지 활동은 다른 대학에서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연세대, 숭실대, 부산대에서도 레넌 벽 설치와 침묵 행진을 검토하고 있다. 학생모임은 홍콩 시위 지지 활동에 참여할 대학을 모집 중이며, 참가 의사를 밝힌 대학을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연세대에서는 홍콩 시민들을 응원하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이 걸렸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홍콩지지연대생)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연세대 신촌캠퍼스에 'Liberate Hong Kong(홍콩을 해방하라)'와 'Free Hong Kong, revolution of our times(홍콩 해방은 우리 시대의 혁명)'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 4개를 걸었다.

학생모임은 연대할 대학들을 모아 오는 23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 대학생이 참여하는 홍콩 시위 지지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이 지난 4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내에 게시한 현수막. [사진=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

다만 국내 대학생들의 홍콩 시위 지지 활동에 대한 반감도 감지되고 있다. 홍콩지지연대생에 따르면 연세대에 설치됐던 현수막들은 하루를 채 넘기지 못하고 지난달 25일과 지난 4일 철거된 상태로 발견됐다.

일각에서는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현수막을 떼어 가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당시 철거 장면을 목격한 일부 학생들은 경찰에 신고했고,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지지연대생은 "진리와 자유를 교호로 내걸고 과거 민주주의 실현의 선봉에 선 연세대 교정에서 이같은 비민주적 행위가 일어났다는 사실에 상당한 유감을 표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레넌 벽을 둘러싼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박 공동대표는 "최근 레넌 벽 앞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해 언론과 인터뷰하는 학생에 중국인 유학생으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이 '역사를 제대로 배우라'며 항의하며 지나갔다"며 "교내 레넌 벽에도 '한국인과 무슨 상관있냐' 등 반발 메시지가 자주 나붙었다"고 전했다.

 

hwyo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