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사상교육으로 충성심 강조해도 역부족"
"北 청년들, 당국에 노골적 반발…지시 내려와도 조롱·비판"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청년층 사이에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되고 있어 당국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1990년대 후반 이후 태어난 신세대 청년들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문화에 물들어 있어 체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당국의 통제와 사상교육이 먹혀 들지 않아 당국이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018년 7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의 혼합경기를 평양 주민들이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요즘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세대 청년들의 해이된 사상의식"이라며 "당에서는 날마다 청년들에게 당 중앙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상교육으로 그들을 다잡기에는 이미 때가 늦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우리(북한)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서방 문화가 사회 곳곳에 유입돼 신세대 청년들의 의식이 크게 변했다"고 주장했다.
또 "각급 단위와 공장 기업소의 청년들과 대학생, 심지어 고급 중학생들까지 당의 지시와 방침을 무시하고, 지시가 내려오면 '또 무슨 거짓말을 늘어놓는 것이냐'며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도 "요즘 신세대 청년들은 점점 더 통제하기 어려운 대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북한) 청년들의 사상의식문제가 사법당국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당의 지시와 방침 관철에서 앞장서는 계층은 충성심으로 뭉쳐진 청년층이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며 "이제는 젊은 청년들 속에서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것은 찾아볼 수 없고, 이들을 사상적으로 통제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요즘 당국의 방침이나 당중앙의 지시에 대해 가장 비판적인 계층이 20~30대의 청년들"이라며 "중앙에서 아무리 국가대상 건설이나 물자지원을 위해 사상적인 무장과 단결을 호소해도 청년들은 동참은 커녕 모두 다 돈(뇌물)으로 해결하고 회피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중앙의 정책이 마음에 안 들면 숨어서 조심스럽게 토로하던 젊은이들이 요즘엔 대놓고 당국의 지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젊은 지도자에 큰 기대를 걸었던 청년들은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탓인지 당국에서 어떤 사상교육을 들고 나와도 애초부터 당국의 말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