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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이공대 대치, 경찰 "잡히면 징역 10년이다"

기사입력 : 2019년11월19일 14:20

최종수정 : 2019년11월19일 14:20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최후의 요새' 홍콩 이공대(PolyU)를 점거 중인 강경 시위대가 궁지에 몰렸다. 경찰이 대학 캠퍼스를 포위한 상태에서 이들이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어렵고 체포되면 최소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은 어떻게 해서든 홍콩 사태를 종식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인 한편, 미국·영국·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는 홍콩 시위와 연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이공대 점거 시위대와 경찰 간의 대립은 이날 새벽에도 이어졌다. 

18일(현지시간) 홍콩 이공대학교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위자 한 명이 불을 끄려 시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교내에서는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시위대와 교외에서는 경찰의 학내 진입과 강경 진압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이어갔다. 홍콩 경찰은 캠퍼스를 향해 최루탄을 쐈고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이날 약 40명의 부상한 시위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캠퍼스 밖으로 나왔다. 홍콩 이공대 시위대와 경찰 간 대치 36시간 동안 다친 이들은 약 15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치료 후 경찰 조사를 받게될 것이 농후하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일찌감치 항복해 학교 밖으로 나온 시위대는 관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학내에 계속 점거하는 시위대는 잡힐 시 법에서 정한 형량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최소 징역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항복해 경찰에 스스로 자백하는 것과 몰래 교내를 빠져나오는 것은 다르다. 더이상의 대치에 지친 일부 시위자들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이공대 현장에 나와 있는 경찰차로 자백하러 간 한편, 일부는 몰래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SCMP는 수십명의 시위자들이 밧줄을 이용해 이공대 인근 도로교 아래로 내려가는 모습이 온라인에 유포되고 있는 영상에 잡혔다며, 시위자들은 도로교 아래에 와있는 오토바이 무리들과 함께 탈출했다고 전했다. 오토바이 무리는 시위대 동료로 추정된다.

모두 다 탈출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홍콩 경찰이 간밤까지 체포한 시위자들은 최소 400명. 홍콩 경찰의 전날 학내 진입 작전으로 체포된 인원만 약 100명에 달한다. 이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대규모 시위가 있었던 지난 6월 이래 체포된 시위자 4500명 중 무려 10분의 1에 해당된다. 

19일 오전께 아직 캠퍼스를 탈출하지 못했거나 남아 있는 시위대는 약 100명으로 추산된다. 현재로서는 시위대가 이공대 캠퍼스 정문 혹은 샛길로 탈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익명의 한 20세 이공대 점거 시위자는 지난 17일 밤 SCMP 취재 기자에게 "나는 내 안전이 우려되지만 현재로서는 나갈 방도가 없다. 나는 끝까지 남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공대는 시위대의 최후의 요새다. 대학생 주축의 시위대는 지난주 홍콩 중문대와 침례대, 시립대를 점거했지만 현재는 경찰 진압으로 모두 철수한 상태다.

홍콩의 반정부 시위대가 점거한 홍콩 이공대 내 비품실. 2019.11.19 [사진=로이터 뉴스핌]

시위대가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지는 미지수다. 비품실에 비치된 식료품은 고갈되어 가고 화염병 등 경찰에 대항할 무기를 제작할 재료도 부족한 실정이다. 마스크를 쓴 익명의 한 시위자는 SCMP에 "우리 모두 다 지쳤다. 재료도 떨어지고 있어 지금 절박한 상태"라고 전했다. 

SCMP가 전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캠퍼스를 점거 중인 이공대 동문 찬 씨는 "현재 절반은 이곳을 떠나고 싶어하고 절반 가량은 남겠다고 한다"며 "우리는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떠나거나 남아 있거나 어차피 체포될 것은 뻔하다. 우리는 그저 시간을 벌 뿐"이라고 한탄했다.

◆ 홍콩 헌법은 中소관?…복면금지법 위헌 판결 뒤집히나

홍콩 이공대를 점거한 시위대를 비롯해 거리에 나선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스크(복면)를 쓰고 있다. 경찰이나 당국이 거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자신들의 신원 확인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이다. 일종의 자기 방어인 셈이다. 

캐리 람 홍콩 행정부가 지난달 5일 자정부로 긴급법을 발령하고 전면 마스크 착용 금지법을 시행한 이후에도 시위대는 마스크를 썼다. 경찰에 체포된 후 신원이 확인되는 것과 경찰이 불심검문으로 마스크를 들춰 신원이 드러나는 것은 매한가지다. SCMP에 따르면 복면금지법 위반으로 체포된 이들은 총 367명이다. 

그러다 홍콩 고등법원은 전날 정부의 복면금지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복면 착용을 금지한  '긴급법'은 위헌이라며 긴급법은 홍콩의 헌법격인 '기본법'과 양립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홍콩 시민들이 복면금지법에도 불구하고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채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11.05. [사진= 로이터 뉴스핌]

다음날인 19일 중국의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다른 해석을 내놨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짱톄웨이(臧鐵偉) 전인대 상무위 법제공작위원회(법사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전 담화문을 발표, "중화인민공화국 헌법과 홍콩 기본법은 홍콩 특별행정구 헌법제도 기반을 공동으로 구성한다. 따라서 기본법 합치 여부 판단 및 결정권한은 전적으로 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있다"고 밝혔다.

즉,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국가, 두 체제) 정책 아래 홍콩은 중국 영토이며 헌법 위배 여부는 중앙정부가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짱 대변인은 당국이 홍콩 고등법원의 이번 판결과 관련 전인대 명의로 공식 의견을 내기 위해 연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판공실도 성명을 내고 홍콩 고등법원의 판결을 비판했다. 홍콩 재판부가 이번 일로 홍콩 행정장관의 관치권과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권위에 도전했다면서 "홍콩 정부와 사법기관이 질서 회복과 폭력 근절에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中, '강철 주먹' 크리스 탕 경무처 처장으로 승진 기용

중국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홍콩 사태를 하루 빨리 종식시키고 싶어하는 듯 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스테판 로 경무처장을 해고시키고 크리스 탕 경무처 차장을 처장으로 승진 기용하면서 홍콩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더 강경한 진압이 예상된다. 

크리스 탕 홍콩 신임 경무처 처장 2019.08.12. [사진=로이터 뉴스핌]

크리스 탕은 홍콩 경찰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앞서 SCMP는 친(親)중파 의원들이 크리스 탕을 두고 성품은 겸손하지만 범죄에 대해서는 이른바 '강철 주먹'을 휘두르는 인물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탕 신임 경무처장은 SCMP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만하면 됐다면 된 것이다"라며 "당신의 신념이 무엇이든 간에 (시위대의) 폭력을 미화하거나 봐줘서는 안 된다. 폭도들이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하고 급진적이게 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고 시민들에게 부탁했다. 또, "만약 시민들이 폭력사태를 더 일찍 비난했다면 사태가 이정도로 악화되진 않았을 것"이라며 "사회의 비난과 폭도들의 성찰, 거기에 우리의 적절한 전술까지 더해져야 정국불안은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 강경 진압을 예고했다.

◆ 홍콩 사태에 中과 美 등 서방국 대립

홍콩 시위가 6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지만 해결책은 좀처럼 나오질 않고 있다. 시위대는 정부가 5대 요구사항(△송환법 완전 철회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체포된 시위자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을 전부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지만 람 행정장관은 "그럴 일 없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유혈사태로 번지고 있는 시위에 미국과 영국, 독일, EU 등 서방국가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8일 워싱턴DC에서 기자들에게 홍콩의 폭력 사태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백악관도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에 홍콩의 자유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서방국가들이 일제히 중국 정부의 홍콩 자치권 보호와 강경 진압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중국의 반발도 거세다. 영국 외무부가 성명을 통해 홍콩 경찰의 폭력진압에 우려를 표하자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 대사는 18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서방 국가들이 극렬한 폭도(홍콩 시위대)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며 "미국 하원은 이른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채택, 중국의 내정인 홍콩 문제에 대해 뻔뻔스럽게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의 상·하원은 최근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을 추진했다. 하원에서는 진작에 통과됐으며 상원에서는 법안이 발의돼 이르면 내주에 가결될 전망이다. 두 법안은 의견조정 절차를 갖고 하나의 법안으로 재구성,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밟으면 즉시 발효된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가운데)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오른쪽)와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왼쪽)와 함께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법안 내용은 미 국무부가 홍콩이 미국 법에 따라 경제적 특별 지위를 유지해야 하는지 여부를 최소한 1년에 한 번 이상 인증하도록 요구한다. 또, 홍콩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홍콩 정부 관리들에 대해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특별 지위란 홍콩을 중국과 별개의 독립 경제 '국가'로 대우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홍콩이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체제란 조건에 제공된 대우로, 만일 미 국무부가 매해 검토를 통해 홍콩에서 일국양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미국은 홍콩을 중국과 마찬가지로 관세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중국 정부가 시위의 목소리를 강경 진압하는 것을 인권침해로 인식하는 한편, 중국은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한다. 홍콩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서방국 간 갈등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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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미사일' 현무-5 위력은...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10월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에 탄두 중량이 무려 8t에 달해 '괴물 미사일' 현무-5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초대형 재래식 지대지 미사일인 현무-5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 행사 중 장비 분열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날 오후 도심 시가 행진에는 공개되지 않는다.  '한국형 3축 체계' 장비 분열 중 바퀴가 9축인 2대의 이동식 발사대(TEL) 캐니스터(발사관)에 탑재된 현무-5가 측면 기동성을 과시하며 처음으로 공개됐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자산 중 하나  군(軍) 당국은 이날 행사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초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라고 공식 밝혔다.  군 당국은 "최대 탄두 중량 8t으로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탄두를 장착한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면서 "북한 전 지역에 대한 초정밀·초고위력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무-5는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자산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 전 지역의 핵심 군사시설과 지하 지휘부를 초정밀·초고위력으로 정밀 파괴하고 무력화할 수 있다.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 행사에서는 탄두 중량 2t의 현무-4가 공개됐다. 올해는 그보다 4배가 늘어난 8t의 그야말로 세계 최대 수준의 초대형 현무-5가 등장했다. 탄두 중량 8t은 전술핵 위력에 버금간다. 탄두 중량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북한 지휘부와 주요 군사 핵심 시설이 숨어 있는 지하 깊숙한 벙커를 파괴하는 지대지 미사일이다. 한국형 3축 체계 중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의 타격 수단이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에 제거하는 킬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KMPR 3축으로 이뤄져 있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8t 탄두, TNT 3.5t~11.5t 파괴력 추산 현무-5가 이번에 실제로 공개되면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위협과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군 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군의 날에 2년 연속 시가행진을 하는 이유와 관련해, 군의 사기 진작과 대북 억제력 제고 효과, 첨단 무기 홍보에 따른 방산 수출 기여라는 3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현무-5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제원은 아직 군 당국이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국방과학연구소(ADD)가 2023년 최종적으로 개발과 시험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생산되며 정확한 생산 대수도 공개되지 않는 비닉(秘匿) 무기다. 일단 추정되는 제원으로는 2단 고체연료 엔진에 1단 추력 75tf(톤포스), 발사 중량 36t, 길이 16m, 직경 1.6m, 사거리 600~5500km, 최고 고도 1000km, 탄두 중량 1~9t, 이동식 발사대에 콜드런치 발사 방식이다. 최고 속도는 마하 10 이상, 사거리는 8t 탄두 기준 300~3000㎞로 추정된다. 파괴력은 TNT 3.5t~11.5t 사이로 추산된다. 육군 미사일사령부가 최대 200여 발을 배치해 운용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jw8619@newspim.com 2024-10-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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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핵심 변수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공개매수 마감일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영권 분쟁 쟁점 중 하나인 '자사주' 취득 관련 법원의 결정이 막판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27일 심문을 거쳐 이르면 이날 또는 늦어도 10월 2일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9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대표,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공개매수 기간인 다음 달 4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한 자기주식 취득과 기존에 체결한 신탁계약의 운용 지시를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핵심 쟁점은 고려아연과 영풍이 특수 관계 인지 여부다. 자본시장법 제140조에 따르면 공개매수 기간에 공개매수자와 매수자의 특별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아닌 방법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각사 제공] 2024.09.18 beans@newspim.com MBK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영풍과 지분 관계가 있는 특별관계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자본시장법의 별도매수 금지 조항에 근거해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과의 특별관계가 해소됐다며 이로 인해 별도매수 금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고려아연과 영풍이 적대하는 관계가 되면서 특별관계가 해소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달 19일 영풍이 특수관계자에서 제외됐다는 내용의 공시를 했다. 법원이 어느 측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공개매수 기간에 자사주 매입을 허용한다면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결론이다. 고려아연은 즉시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매입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수 있어 사모펀드 등 외부 자금을 끌어오지 않아도 된다.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도 도움이 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25일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확보해놨다. 다만 배임 소지가 있다. 특정 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회사 재산을 통해 자기주식을 매입하는 것인데 현재 MBK와 영풍이 발표한 공개매수 가격 75만원이 고려아연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라는 점도 부담을 더한다. 경영권 분쟁 종식 이후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오면서 하락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특별관계자 지위를 인정하는 인용 결정을 내린다면 최 회장 측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가 된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대항 공개매수 등 대응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이에 대비한 '플랜B'도 준비중이다. 사모펀드(PEF), 백기사 등과 협력해 대항 공개매수를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 측이 경영권 수성을 위해 확보해야 하는 지분은 최소 6% 수준으로, 주당 80만원에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설 경우 필요 자금은 총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대항 공개매수를 위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탈, 한화그룹, 메리츠금융그룹, 한국투자증권 등과 접촉하며 자금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대항 공개매수를 한다면 마지노선은 10월2일이다.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 종료일(10월4일) 이전에 대항 공개매수의 실질적 주체가 될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공개매수 자금 예치 및 투자확약서(LOC) 발급 등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 33.1%를, 최 회장은 기존 주주인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 우호세력(백기사)을 합해 33.2%를 확보하고 있다.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최소 매수예정 수량은 최소 144만5036주(발행주식총수의 약 7%)며, 최대 매수 수량은 302만4881주(약 14.6%)다. 공개매수가인 주당 75만원으로 목표 지분을 최대치까지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인수 가격은 약 2조2700억원이다. 이런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고려아연 공개매수 진행 과정이 과열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를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 원장은 지난 27일 오후 부원장회의에서 "공개매수와 관련한 근거 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시장 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 발생 여부에 대해 시장 감시를 실시하고 적발된 불법 행위에 대해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2024-09-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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