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LG전자 의류건조기를 구매해 사용한 소비자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20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LG전자 의류건조기를 구매한 고객 247명이 신청한 집단분쟁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위는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분쟁 내용은 의류건조기가 광고와 달리 자동세척 기능을 통한 콘덴서 세척이 원활히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내부 바닥에 고인 잔류 응축수가 악취 및 곰팡이를 유발해 구리관 등 내부 금속부품 부식으로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소비자들은 앞선 7월29일 의류건조기 구입대금의 환급을 요구하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LG전자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
이에 대해 LG전자는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건조기의 하자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잔류 응축수 및 콘덴서의 녹이 드럼내 의류에 유입되지 않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없으며, 관련 기능에 대해 사실과 부합하게 광고했다는 입장이다.
위원회는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의 구체적인 작동 환경에 대해 광고한 내용은 신청인들에게 `품질보증'을 약속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실제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광고내용과 차이가 있다고 봤다.
광고에서 콘덴서 자동세척이 조건 없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표현했으나 실제로는 일정 조건에서만 자동세척이 이루어져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됐을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
광고에는 '1회 건조당 1~3회 세척', '건조시마다 자동으로 세척해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 등으로 표현됐는데 실제는 일정 조건(의류의 함수율이 10~15% 이하, 콘덴서 바닥에 1.6~2.0ℓ의 응축수가 모이는 조건)이 충족돼야 자동세척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의류 건조기의 잔류 응축수, 녹발생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의 질병이 발생했다는 신청인들의 주장은 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워 인정하지 않았다.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해 10년 동안 무상보증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고, 한국소비자원의 시정권고를 수용해 무상수리를 이행하고 있어 품질보증책임을 이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위원회는 수리로 인해 겪었거나 겪을 불편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10만원씩 지급을 결정했다.
위원회는 위와 같은 내용의 조정결정서를 작성해 당사자에게 14일 이내에 송달할 예정이다. 문서를 송달받은 당사자는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결정 내용에 대한 수락 여부를 조정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당사자가 위원회 조정결정을 수락하는 경우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하며, 위원회는 LG전자에게 당사자가 아닌 자에 대한 보상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신종원 위원장은 "앞으로도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동일한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대해 집단분쟁조정 절차를 적극 활용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분쟁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