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출신 2명 유력 후보…내부 인사 출신 전례 없어
전자증권 도입으로 경쟁체제 돌입…공공기관 해제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임기가 다음달 22일로 다가오면서 후임자들 하마평이 무성하다. 예탁결제원은 전자증권제도 도입으로 더 이상 독점이 아닌 민간기업과의 경쟁체제가 구축된 만큼 공공기관 해제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누가 예탁원 신임 사장이 될지는 공공기관 해제 숙원 사업을 풀 수 있는 능력 여부가 가를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 후임 사장으로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예탁결제원은 1974년 설립 이래로 내부 인사가 단 한 번도 사장 자리까지 오른 적 없다. 이번에도 관료 출신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왼쪽부터)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장, 이명호 더불어민주당 수석위원. [사진=금융위원회] |
1965년 생인 김근익 원장은 전남 광주 금호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에서 시장조사과장, 금융구조개선과장, 은행과장, 금융소비자보호기획단장, 금융현장지원단장 등을 역임했다. FIU 기획행정실장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FIU 원장으로 재직중이다.
1963년 생인 이명호 위원은 경남 거창 대성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3회 출신이다. 금융위 비은행감독 과장, 자산운용감독과장, 증권감독과장, 자본시장과장, 행정인사과장 주영대사관 참사관, 자본시장조사 심의관, 구조개선정책관 등을 지냈다.
이병래 예탁원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22일까지다. 예탁원은 지난 4일 신임 비상임이사 자리에 정현석 변호사와 최문희 교수를 선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 달 초까지 신임 사장 공고를 낼 예정이다. 최종 선임은 임시주주총회 승인 및 금융위원장 임명을 거쳐야 한다.
내부 직원들은 두 후보 중 공공기관 해제를 해결할 인물을 원하고 있다. 전자증권제도 도입에 힘입어 차기 사장 체제에서 공공기관 해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예탁원은 증권 유관기관 가운데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 지정의 근거는 증권예탁결제제도를 시행해 얻는 수익 비중이 50%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원이 50명 이상이면서 독점 수입원이 총수입의 50% 이상인 곳 가운데 장관이 지정하면 공기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전자증권제도는 독점이 아니라 허가제다. 이에 예탁원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등 민간기업과의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 만큼 공공기관 해제를 주장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게 됐다.
한 예탁원 직원은 "독점 사업 구조에서 벗어난 것을 계기로 공공기관 해제를 밀어붙여 줄 수 있는 힘 있는 사장을 원한다"며 "법안 통과 등 넘어야 할 과정이 워낙 많아 내부 직원들은 정치권에 있었던 사람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예탁원 신임 사장 선임 결정은 임추위에서 하기 때문에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며 "김근익, 이명호 두 명의 후보가 유력하다고 얘기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