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 '외부세력 결탁' 조현아 '절대 불가' 입장
'전문경영인 제도' 오히려 직원 반감 기폭제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편에 서면서 대한항공 내 노동조합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향해 재차 칼끝을 겨눌 것으로 보인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 반도건설 등 '외부세력'과 손 잡은 조 전 부사장보다는, 조 회장 중심으로 합심한 오너 일가의 안정된 경영환경에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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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한항공 일반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현재 이번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공식 입장 발표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일반노조 측은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에 대한 내부 반발이 여전히 큰 만큼,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 체제 지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노조 관계자는 "회사 이미지를 그렇게 실추시켜놓고 아무런 공헌 없이 지분 싸움으로 경영권 확보만 노리는 조 전 부사장이 직원들 눈에 좋게 보일 리 없다"며 "특히 KCGI, 반도건설 등 외부세력과 연합해 회사를 흔드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조 전 부사장에게 "경영복귀는 어림없다"며 엄포를 놓은 바 있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겨냥해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공개 비난하자 즉각 이 같은 내용의 반발 성명을 낸 것이다.
노조는 성명에서 "조 전 부사장은 오너 갑질로 회사 이미지를 추락시킨 장본인"이라면서 "경영복귀 야욕을 드러내지 말고 자숙과 반성하라"며 일침을 날렸다.
특히 "대내외적인 악재 극복을 위해 조 회장과 경영진들이 다시 한 번 최선의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에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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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윤창빈 사진기자] |
대한항공 내 조종사 노조 2곳(조종사 노조, 새 조종사 노조) 역시 일반노조와 비슷한 입장을 보이는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통합작업이 마무리되면 이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KCGI, 반도건설과 발표한 공동 입장문에서 자신은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은 채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럼에도 외부세력과 결탁해 내놓은 조 전 부사장의 결정이 오히려 직원들의 반감을 더 키우고 있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전문경영인에 대한 불신은 물론, 이후 구조조정 우려 등이 직원들 사이에서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고문과 조 전무 등 다른 오너 일가가 전날 조 회장을 지지하고 나선 것도 안정된 경영환경을 바라는 노조 측의 요구와 부합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항공사에서 노조와 원만한 관계는 경영자에게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며 "노조 등 직원들의 여론이 이번 주주총회 결과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