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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너머 기계와 싸운다"...위기의 액티브 펀드매니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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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매매패턴"
작년 미국서 시스템 매매주문 90% 돌파
액티브 펀드 줄자 PEF·메자닌으로 이동

[서울=뉴스핌] 홍승훈 선임기자 = "모니터를 앞에 두고 매매를 하다 보면 상대방이 사람이 아니란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어요. 처음엔 섬뜩했죠. 사람이라면 도저히 하지 않는 매매 패턴이 나오거든요. 2~3년 전부터 느꼈는데 갈수록 잦아지네요."

국내 중형급 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트레이딩 시 이상한 움직임이 종종 포착된다면서 이 같이 전한다. 매매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든지, 많은 포지션이 한 번에 얽혀 돌아가는 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스템 트레이딩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가운데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모니터를 여러 대 두고 손가락으로 자판을 눌러 하던 매매는 이제 개인은 몰라도 기관투자자의 대량거래를 책임지기엔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일정한 로직, 알고리즘을 적용한 시스템 트레이딩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는 이유다. 주식 매매 역시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빅데이터가 키를 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셈이다.

 

◆ "사람이라면 도저히 하지 않을 매매 패턴"

생존을 걱정하는 펀드매니저들도 꽤 많아졌다. 중소형 운용사 한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작년에 미국에서 사람이 주문을 낸 게 전체 거래량의 8.8%라는 JP모간의 분석을 봤다"면서 "거래의 90% 이상이 시스템으로 주문이 나오는 상황인데 국내 역시 이런 패턴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 펀드평가기관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미국 뮤추얼 펀드 내 패시브 펀드 비중은 지난해 8월 말 기준 40%를 넘어섰다. 패시브 비중은 불과 3년 전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피델리티, JP모간 등 유수의 글로벌 액티브 펀드 순자산 규모도 급속히 줄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가치주 중심의 투자 스타일로 유명하던 펀드매니저가 상당수 사라진 대신 퀀트나 알고리즘 매매 위주의 기관들이 부상했다. 르네상스테크놀러지스, DE쇼, 시타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패시브 펀드는 매년 20~30% 수익을 내며 견조함을 이어가고 있다. 경험과 직관이 아닌 통계와 컴퓨터가 시장을 먹어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월4일 기준 액티브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20조2508억원인 데 비해 ETF를 포함한 패시브 주식형은 42조3931억원에 이른다. 패시브가 액티브의 두 배 이상이다. 최근 2년 ETF가 급팽창한 영향이 크다.

"패시브를 잘하려면 퀀트를 잘 알아야 하고 컴퓨터를 활용하는 데도 능숙해야 한다. 반면 기존의 액티브 매니저는 사람 만나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한마디로 역할이 다르다." 문제는 패시브의 경우 1조원을 운용하든 100조원을 운용하든 필요인력이 비슷하다. 결국 액티브가 줄어든다는 것은 펀드매니저의 설 자리가 줄고 있다는 의미다.

 

 

◆ 아직은 사람...AI·시스템 트레이딩의 한계 여전

액티브 매니저들의 생존전략은 뭘까. 오픈된 퍼블릭 마켓이 아닌 곳으로 이동하는 이들도 종종 보인다. 주로 사모펀드(PEF)와 메자닌 쪽이다. PEF는 최근 10여 년 규모가 20배가량 급증했다.

물론 AI나 시스템 트레이딩의 한계도 여전하다. 예컨대 알고리즘이 과할 경우 결과에 대한 원인 찾기가 사실상 어렵다. 매매 결과가 부정적일 때 정확한 이유를 찾아내지 못한다는 얘기다. 2500억원가량의 주식을 운용하는 16년 차 펀드매니저는 "내 경험으로 볼 때 신호가 떠서 이렇게 매매를 했다고 설명을 하는데 납득불가인 경우가 많았다"며 "아직은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는 전략을 구사하는 상당수 운용사의 펀드 수익률이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이 같은 트렌드가 단기간 내 바뀌긴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단 금융회사들은 매니저들이 AI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나은 전략과 매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빅데이터 업체와의 공조다. 굳이 찾아가서 회사 측의 설명을 듣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파악이 가능한 검색툴과 시스템 등이다. 주식형 액티브 펀드에 강점이 있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의 퀀터멘탈(Quant+fundamental, 계량분석을 활용해 기업의 투자가치를 심층 분석하는 기법)도 그중 하나다.

전병서 경희대 겸임교수는 "시스템 트레이딩은 변동성이 큰 중후진국 시장에선 드라마틱한 성과를 낼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크게 떨어진 선진국 시장에선 큰돈을 벌기 어렵다. 어떤 시장을 주무대로 하느냐에 따라 액티브 매니저들의 존재감은 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 교수도 중장기 전망에 대해선 "결국 액티브 매니저들은 빅데이터를 이기는 소위 'AI 매니저' 수준으로 가야 할 것"이라며 "이 외에는 프로그래머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렇게 되기까진 상상 이상의 풍부한 데이터베이스, 밀도 있는 시장 및 산업에 대한 연구, 실시간 상황과 이슈에 대한 신속한 반영이란 3박자가 딱 들어맞아야 해 컴퓨터가 사람을 넘어서기까진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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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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