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1일 첫 사망자 발생…첫 확진자 나온 후 33일 만
입원·자가 격리 중 사망 속출…10명 중 8명은 노인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를 넘어섰다. 노인층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터라 코로나19는 최악의 감염병으로 가는 상황이다.
5일 보건당국과 대구시, 경상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기준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숨을 거둔 사람은 총 39명이다. 이는 메르스 사망자 38명을 넘어선 수치다.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는 지난달 21일 나왔다. 경상북도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에서 치료를 받던 63세 남성이 사망 뒤 진단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33일 만에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하루 뒤인 지난달 21일 같은 병원 입원 환자(55·여)가 숨을 거뒀다. 또 하루 뒤인 지난달 22일에는 경북 경주 병원에 입원 중이던 41세 남성이 목숨을 잃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에 비례해서 사망자도 늘었다. 특히 대구와 경북 확진자 급증으로 병실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가 격리 중이던 사람들이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숨졌다.
지난달 27일 대구 자택에서 입원 치료를 기다리던 70대 남성은 호흡 곤란을 호소해 영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2시간 만에 숨졌다. 자가 격리 중 사망한 첫 사례다.
하루 뒤인 지난달 28일에도 대구에서 자가 격리 중이던 60대 여성이 죽었다. 또 지난 1일에는 집에서 입원 대기 중 호흡 곤란을 증세를 보이다 대구가톨릭병원에 긴급 이송된 85세 여성이 숨졌다.
숨진 사람 대부분은 노인이다. 코로나19 사망자 10명 중 8명(82%)은 60대 이상 노인층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70대 사망자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80대 이상과 60대 사망자도 각각 9명이다. 50대 사망자는 5명이다.
코로나 사망 연령대 현황 [자료=질변관리본부 등] 2020.03.05 ace@newspim.com |
문제는 코로나19로 숨을 거두는 사람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오전에만 대구와 경북에서 사망자가 각각 1명, 2명 발생했다.
사망자 속출로 코로나19는 점점 최악의 감염병으로 가고 있다. 2015년 발병한 메르스 사망자를 이미 넘어섰다. 2015년 5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환자가 발생한 후 정부가 종식을 선언한 11월까지 약 7개월 동안 메르스로 숨진 사람은 38명이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사망자를 줄이려면 정부가 조기 치료 체계를 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재욱 대한의사협회 과학검증위원장은 "서울이나 경기 등 다른 지역에서 앞으로 환자가 계속 나올 텐데 그런 지역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감시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정부가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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