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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패닉...은행PB센터에는 "분할매수" 문의 급증

기사입력 : 2020년03월13일 13:22

최종수정 : 2020년03월13일 17:26

고액자산가들 역발상 투자 노려…"인덱스 펀드 투자 어떠냐"
은행들 WM전략 긴급점검…"변동성 크지만 일부 투자 기회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고점 대비 15% 넘게 떨어졌는데 오히려 지금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게 어떨까요?", "그간 불안해서 묻어둔 현금이 좀 있습니다. 반등 장세가 곧 올텐데 (매수) 타이밍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요?"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 며칠 새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센터에 쏟아진 질문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이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지만 일부 고액 자산가들은 '공포에 베팅'하는 역발상 투자를 노리고 있다.

은행권도 자산관리(WM) 전략을 긴급 점검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전략을 수정해 투자자 성향에 따라 투트랙으로 대응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관망을,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자들에게는 저가 매수를 권하는 방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1.65포인트(6.09%) 내린 1722.68,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87포인트(4.77%) 내린 536.62에 출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2020.03.13 mironj19@newspim.com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 10일 고객자산 위기관리 등급을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정상-주의-경계-심각'으로 나뉘는 등급을 최고 단계로 높인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비중을 80% 높이고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이번주 투자전략을 '관망'으로 전환했다. 수익을 내는 것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고 시장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다른 은행들도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시중은행 WM그룹 부행장은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신탁(ELT) 등 조기상환 가능 구간까지 버퍼가 얼마나 되는지 관찰하고 있다"며 "각 센터와 화상회의를 열고 고객들에게도 안내 메세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투자전략 점검에 들어간 것은 금융시장이 코로나 패닉에 빠졌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해 유럽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국내 역시 이날 주식, 채권, 원화 등 가격이 일제히 급락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권은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투자 목적이나 유동성 규모 등에 따라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방향이지만 안정적인 채권형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거나 여유자금이 풍부한 개인, 법인고객 중심으로 분할매수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십억 이상을 굴리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상담 문의나 매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홍석 신한은행 잠실PWM센터 팀장은 "주식과 채권을 절반으로 나눠 밸런싱이 가능한 고객을 중심으로 미리 매수에 나섰다"며 "오늘도 향후 투자 전략을 문의하기 위해 내점하겠다는 고객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송재원 신한은행 서초PWM센터 팀장도 "(주식이) 떨어질수록 기대수익률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공포에 투자하는 분들이 있다"며 "여유자금이 풍부한 자산가들은 S&P500 주가연계펀드(ETF)나 미국 IT종목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PB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분할 매수를 권하고 있다. 당분간은 불확실성에 따라 주요 지수들이 더 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각국에서 통화나 재정정책을 내놓으면 반등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기지만 당분간은 불확실성이 크다"며 "채권이나 현금을 갖고 있다면 포트폴리오를 나눠 분할 매수를 시도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호 하나은행 클럽1PB센터장도 "일반 투자자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투자자들은 소액으로 쪼개서 들어가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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