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진출한 중국 진단키트 업체 102개에 달해
낮은 진단 정확성으로 각 국에서 품질 논란 발생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의 코로나19 진단 키트 업체들이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제품 품질을 둘러싼 논란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현재 102개 중국 업체들이 유럽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고, 이중 중국에서 판매 승인을 획득한 업체는 21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매체는 폭발적인 진단 키트 수요 확대로 인해 중국 내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유럽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장수원 여명생물(黎明生物) CEO는 '중국에 판매 승인 획득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국내 승인 과정이 완료될 쯤이면 코로나19 사태도 종식될 것'이라며 국내 승인 절차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전했다.
여명생물(黎明生物)은 지난 2월 이미 유럽연합(EU)에 4 종류의 진단키트 판매 승인을 신청했고, 3월 유럽의 소비자 안전 관련 제품 인증인 'CE 마크'를 획득했다.
그후 여명생물은 이탈리아, 스페인,오스트리아 등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각 국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현재 이 업체는 폭증하는 주문량에 매일 저녁 9시까지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고, 3교대 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 규모도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하루 3만개 수준에서 10만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까다로운 진단 키트 제조 공정과 더불어 해외 물류 수송이 수출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명생물 관계자는 '진단 키트 운송은 영하 20도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콜드 체인 운송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해외 수출 확대에 필요한 물류 비용이 제품 가격을 웃돌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청두(成都)에 소재한 업체인 보아오징신바이오(成都博奧晶芯生物科技)가 생산 허가를 획득한 '코로라 19 진단 키트 [사진 중신사=뉴스핌 ] |
또 다른 업체인 화다지인(華大基因)도 대표적인 코로나19 진단 키트 수출업체로 꼽힌다. 중국 최대 유전자 분석업체인 화다지인은 지난 2월 초부터 생산 물량의 절반을 수출해왔고, 현재는 대부분 제품을 해외로 보내고 있다.
이 업체의 하루 진단 키트 생산량은 기존 20만 개(2월 기준)에서 현재 60만개로 확대됐다. 화다지인은 중국 최초로 미국 당국으로부터 긴급 승인을 획득해 역전사중합효소연쇄반응법(Real Time RT PCR) 시약 방식의 진단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 진단키트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중국 제품을 둘러싼 논란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는 '선전 바이오이지(深圳易瑞生物)'에서 수출한 코로나19 진단 키트의 정확도가 30%에도 못 미친다고 보도했다. 당초 이 제품은 약 80%의 진단 정확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선전 바이오이지(深圳易瑞生物)'측은 "스페인 관계자들이 사용 매뉴얼을 제대로 따르지 않아 정확도가 떨어진 것"이라며 제품 결함 가능성을 부인했다.
필리핀에서도 지난 28일 중국산 진단 키트의 낮은 정확성으로 인해 대량의 제품이 폐기 처분됐다. 필리핀 당국은 중국산 코로나19 진단 키트의 정확도 4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의 관계자는 '이 같은 진단 키트의 불량률은 생산 속도에만 초점을 둔 결과이다'며 '품질 관리를 등한시하면 자원 낭비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전염병 확산을 방조하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창사에 소재한 한 바이오 업체 관계자는 자사가 동물용 진단키트를 판매한 업체였지만 지난 3월 유럽의 인증 제도인 'CE 마크' 획득 후 바로 생산에 들어갔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화시(華西) 증권은 '전세계 코로나19 진단 키트의 하루 수요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70만개에 달한다'며 진단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