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진 "이수진과 국제인권법 학술대회 저지 상의했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사법농단'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태(72·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 재판에서 사법부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주장해왔던 이수진(51)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후보의 이름이 또 다시 거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의 58번째 재판에는 지난 27일에 이어 이규진(58·19기) 전 부장판사(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이 전 부장판사는 당시 사법부 고위층이 진보적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 '인권보장을 위한 사법제도 모임'(인사모)가 상고법원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해 불편해했다며, 이를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이었던 이 후보자와 상의했다고 증언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모 소속이었고 이 전 부장판사는 국제인권법연구회장을 지냈다.
그는 "인사모가 공동학술대회를 연다고 보고했을 때 법관 수십명이 정치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던 것 같다"며 "저로서는 이수진밖에 몰라서 이수진과 상의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후보. 2020.03.31 mironj19@newspim.com |
검찰이 '실장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했느냐 아니면 개인적인 우려를 전했느냐'고 묻자 "이수진은 아마 실장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라고 봤지 않았겠나. 그런데 그냥 하소연이었다"며 "대법원이 우려한다는 취지로 전달했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이수진이 자기 의견을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공동학술대회 자체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전 부장판사는 평소에도 이 후보자와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대해 상의하거나 고민을 토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부장판사의 말은 이 후보자를 통해 이탄희(41) 전 판사에게도 전달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저는 그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의 이름이 법정에서 거론된 것은 지난 27일 열린 재판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전 부장판사는 당시 이 후보자와 상고법원 설치를 반대하는 서기호 전 의원을 만나 설득했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증언이 보도되자 이 후보자 측은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국제인권법위원회 초기 활동을 같이 한 선배(이 전 부장판사)가 만남을 조율해달라는 것까지 거절할 수 없어 면담신청 목적을 알렸다"며 "당시 예의상 함께 자리를 가졌고 상고법원 도입에 대한 얘기는 서 전 의원과 이 전 부장판사 사이에만 오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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