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5년차...구독자 11만5000명
비거리 늘리려면 스윙 속도가 중요
슬라이스 줄이려면 머리 중심이 뒤에 있어야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따뜻한 봄이 오면서 지난 추운 겨울 '나 홀로' 연습에 매진한 골퍼들이 슬슬 기지개를 켜며 필드에 나갈 채비를 한다. 쌀쌀한 바람조차 없는 4월부터는 본격적인 골퍼들의 세상이 된다. 지난겨울 국내외서 실력을 닦은 골퍼들이 올 시즌에는 기필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다짐하지만 골프장(필드)에만 나가면 항상 제자리다. 비로소 '무작정 연습만이 살길이 아니구나'를 깨닫게 된다. 이때 다시 레슨을 받고 '혹독한' 훈련이 시작된다. 이런 골퍼들의 고민 해결사. 1인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며 유튜브 구독자 수 11만5000명을 보유한 워너골프(Wanna Golf)의 주인공 김현우 레슨프로를 만나 '잘나가는 골퍼'가 되는 비결을 들어봤다.
◆ 21살 KPGA 입문...군 생활이 인생 전환점
김 프로는 지난 2003년 스물한 살에 KPGA에 입회한 선수 출신 레슨 전문가다. 그리 길지 않은 2~3년가량의 선수 생활을 접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레슨의 길로 전향해 일찌감치 이 분야에서 자리를 잡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우 프로. 2020.03.03 pangbin@newspim.com |
김 프로의 어릴 적 꿈은 골퍼가 아닌 연예인이었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그는 유년 시절 상당한 춤 실력과 '출중한' 외모로 연예인을 꿈꿨다가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포기했다. 대신 부모님의 권유로 선수로는 다소 늦은 나이인 15세 중학교 2학년 때 골프에 입문했다. 일반 중학교에서 골프를 시작한 그는 점차 골프팀이 갖춰진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시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를 오가며 국제 경험도 차곡차곡 쌓았다. 이런 노력 끝에 21세에 프로에 입문했다.
특히 군대 생활은 그의 인생을 바꿔놨다. 이른바 '골프연습장 관리병'이라는 특수 보직을 맡으면서 군에서도 골프채를 놓지 않았다. 장성급 군인이나 가족들에게 골프를 가르쳐주거나 군부대 내 잔디와 시설 등 골프장을 관리하는 게 주요 업무였다. 이때 골프 레슨을 처음 접한 그는 군부대에서 레슨 코치로 인정을 받게 되면서 짧은 선수 생활을 끝내고 23세의 다소 이른 나이에 레슨 프로로 전향했다. 김 프로는 "줄곧 선수 생활만 할 줄 알았는데 군 시절 레슨을 하다가 인정받게 되면서 내 적성이 레슨 쪽에 더 맞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김 프로는 또 선수 생활을 빨리 끝내고 레슨 프로로 돌아설 당시 주위의 시선 등으로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골프 레슨은 선수 생활을 하다 실패한 프로들이 하는 업무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김 프로는 "선수 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운 투어 선수들을 보면서 1등이 아닐 바에는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타고난 기량도 다른데 중간 정도의 실력이던 내 능력을 알기에 레슨 전향도 수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 선수가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지만 대회를 나갈 때마다 숙박, 의류, 캐디 월급, 교통비, 생활비 등이 만만치 않아 이른바 스타성 있는 선수들이나 기업의 후원이 없으면 힘들다"며 골프 선수들의 삶이 그리 화려하지 않다고도 말했다.
◆ 또 다른 직업 크리에이터로 성공하려면 "일단 저지르세요"
레슨 프로로 일하고 있는 김 프로의 또 다른 직업은 크리에이터다. 5년 전부터는 골프 레슨 유튜브를 통해 11만명이 넘는 팬과 소통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겐 '할까 말까' 망설이지 말고 일단 저지르라고 조언했다. 1개의 영상이라도 본인이 직접 찍고 유튜브에 올려봐야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마치 자신의 명함을 멋들어지게 만들 듯 영상을 통해 자기소개하는 것부터 간단하게 시작하라고 했다. 그는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면서 영상 촬영부터 편집까지 모두 '독학'으로 터득했다. 인터넷을 통해 공부하고 따라 하면서 요령도 생겼다고 한다. 그는 "크리에이터 시작 초기 비용은 얼마 들지 않는 데다 초기 영상을 구독자들도 많이 보지 않기 때문에 첫 영상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매주 2개 가량의 골프 레슨 유튜브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촬영부터 편집까지 모두 혼자서 해결한다. 골프 레슨 촬영은 한두 시간에 불과하지만 영상을 편집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자막 넣기와 제목 선정, 썸네일, 음향 등 적어도 10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한다. 크리에이터 장점으론 오래된 '레슨 경험'과 '젊음'을 꼽았다. 그는 "일찍 레슨 프로로 전향해 경험이 많기 때문에 여러 사안에 대해 쉽고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다"며 "프로 선수와 레슨 프로는 아무래도 전달력이나 세세한 부분에 대한 설명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머쓱해했다.
◆ 비거리 늘리려면 속도가 중요...연습 횟수보다 정확성에 초점
골퍼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인 비거리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 그는 골프채를 휘두르는 속도, 즉 스윙 속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휘두르는 골프채의 속도와 정확한 타점이 중요하다"며 "스피드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골프연습장에서 공을 치는 횟수가 적을수록 비거리가 늘어난다고 했다. 그는 "골프연습은 육상으로 치자면 단거리 선수처럼 해야 한다"며 "많은 공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공의 횟수를 줄이고 여유시간을 두면서 순발력을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연습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우 프로. 2020.03.03 pangbin@newspim.com |
골프 슬라이스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선 "크게 골프채가 열리면서 슬라이스가 나는 경우와 공이 가다가 휘는 경우 두 가지로 나뉜다"며 "스윙할 때 머리 방향을 뒤쪽에 고정시키면 엎어치거나 슬라이스 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복 없는 골프 기량 유지 비결로 주 1~2회 연습을 꼽았다. 트랙맨(TrackMan, 골프스윙분석기), GDR(골프존), 실외연습장을 번갈아가며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연습하는 것보다는 주 1~2회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투어 선수들도 골프장 지형마다 자세가 바뀌기 때문에 자칫 자세가 쉽게 망가지기 쉽다"며 "프로들도 레슨을 꾸준히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상을 당하지 않게 무리하지 않고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영리하게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GDR은 라운딩 나가기 전에 오락성으로 필드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고, 트랙맨은 좀 더 세부적인 수치를 알려주기 때문에 훈련이 목적인 골퍼들에게 유용하다고도 했다.
레슨 코치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선 "대부분 체형이 비슷한 코치를 선택하는데 이 또한 운동신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경험이 어느 정도인지, 골퍼 수준을 잘 진단할 수 있는지, 본인과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프채 브랜드로 고민하는 골퍼들에게는 어느 제품이든 일관된 실력의 보유자가 아니라면 굳이 따질 필요가 없다고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사람마다 골프채를 휘두르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한테 맞는 골프채를 구입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피팅숍이 있어 자신한테 맞는 골프채를 맞추거나 조립해 살 수도 있지만, 실력이 80타 수준은 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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