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삼성자산운용의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집단소송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정한은 삼성자산운용의 일방적 운용방식 변경으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KODEX WTI원유선물(H)' 투자자들의 집단소송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

법무법인 정한의 장인성 변호사는 "아직까지 수임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우선 (집단소송을)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현재 온라인 카페를 통해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해당 카페 가입자 수는 개설 보름째인 이날 기준 약 8000명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피해를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만명 이상이 동참했다.

가치가 '제로'(0)로 떨어진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소송의 쟁점은 삼성자산운용의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이 별도 사전 고지 없이 월물을 교체한 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소송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전공지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사전에 월물 교체 소식을 알리면 선행매매 같은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유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는 상장폐지·거래정지 등 극단적인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해 선제적 대응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KODEX WTI원유 선물 ETF의 투자규약서에는 '필요에 따라 장내·외 파생상품을 조합하거나 어느 한쪽으로 운용대상 자산을 적절히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월물 교체를 사전에 공지하면 국내외 유가 선물 투자자는 우리가 가진 최근월물의 매도 의사 및 물량을 사전에 파악하게 되고, 수요를 역이용해 수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투자자 측은 이같은 삼성자산운용의 해명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주장이다. 한 투자자는 "삼성자산운용은 유가가 크게 하락하기 전에 변동성을 미리 예측할수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다가 무책임하게 월물을 교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도 모르게 투자상품의 구성요건을 바꾸는 것이 과연 이치에 맞는 일인가"라며 "애초에 ETF 투자자들은 전액손실의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과감하게 투자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ODEX WTI원유 선물 ETF 투자설명서에는 '이 투자신탁의 수익자는 일반적인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신탁보다 높은 위험을 감내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투자신탁은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 상승가능성에 투자하고자 하는 위험선호형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내용이 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소송이 아직 정식적으로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드릴 말이 없다"며 "정식으로 제기된다면 논의하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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