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中내수촉진 총동원] '노점 경제' 열풍...취업해결·소비촉진에 민심은 '덤'

기사입력 : 2020년06월04일 10:01

최종수정 : 2020년06월04일 10:22

소자본 노점으로 저소득층·청년 일자리 창출
사회 취약계층 돌봄 효과, 민심도 개선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 길거리에서 소규모로 물건과 음식을 파는 '노점'이 경제성장 둔화와 코로나19의 '2연타'에 휘청이는 중국 경제 부활의 견인차로 부상하고 있다. 도시 미관과 위생 불량을 이유로 단속의 대상이 됐던 노점을 중국 정부가 앞장서 '경제 내수 활성화의 신호탄'으로 치켜세우면서, 시장은 물론 증시에서도 '노점'이 최대 화젯거리다. '노점 경제(地攤經濟)'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3일 중국 증시에는 '하이난 자유무역항'이라는 역대급 호재가 등장했지만, 정작 증시를 달군 것은 '노점 테마주'였다. 홍콩의 대체지로 하이난 경제를 육성하려는 정부의 중장기 대규모 투자 정책 발표에도 '하이난 테마주'는 약세를 보였지만, 생활용 공산품·푸드트럭을 제조하는 기업·도매 용품 유통 기업 등 노점 장사와 관련이 있는 종목은 큰 폭으로 올랐다. '노점 경제'의 뜨거운 열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주요 매체와 언론들도 '노점 경제'를 대서 특필하고 있다. 재래 시장, 길거리 노점상들은 갑자기 밀려드는 매체의 인터뷰 요청에 얼떨떨하다는 반응이다. 중국의 경제 발전과 도시화 추세 속에서 노점상은 줄곧 집중 단속의 대상이었고, '문명 도시 건설'을 방해하는 '유해한 존재'로 중산층에게 외면당해왔기 때문이다. 이미 대도시 주요 거리에선 노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 전국적 노점 열풍, 각 지방정부 노점 장사 지원책 쏟아내 

리커창 총리의 산둥성 시찰과 현지 노점상 격려 소식을 홍보한 중국정부망

노점 경제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주체는 중국 정부다. 올해 3월부터 중국 각 지방정부들은 노점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지원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노점경제가 공식 이슈로 등장한 것은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 때다. 톈진시(天津市) 전국인민대표 출신 사업가가 '노점 경제' 촉진을 제안한 후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됐다. 

5월 28일 양회 폐막식 후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일자리와 취업을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면서 '노점'을 예로 들었다. 이 자리에서 리 총리는 "우리나라 서부의 한 도시는 3만6000개의 이동식 노점을 설치해 하룻밤에 1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라며 지방 정부의 노점 육성 정책을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리 총리가 칭찬한 '서부의 한 도시'는 중국 매체를 통해 청두(成都)임이 밝혀졌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청두는 중앙 정부의 노점 규제 완화 정책 기조에 따라 최근 두 달 동안 시내에 2234개의 노점을 조성했다. 과거에는 단속 대상이었던 상점 앞 임시 매대 장사도 허용했다. 이 조치로 1만7748개의 임시 매대가 설치됐다. 장소를 옮겨 장사하는 이동식 노점 운영도 1만7891건 허가했다. 

6월 1일 리 총리는 산둥성(山東省) 옌타이(煙台) 시찰에서도 '특별히' 노점 거리를 찾았다. 현지의 노점상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후 "노점, 소규모 가게는 일자리 창출의 중요한 원천이다. 3L(Luxury,Large,Level up 을 뜻하는 인터넷 유행어)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활력소이다"라고 노점상을 한껏 치켜세웠다. 

총리가 나서 노점 경제 활성화를 외치자 중국 각 지방 정부들도 서둘러 행동에 나서고 있다. 2일 허난성(河南省) 정저우(鄭州)시는 도시 광장, 공원 등 공공장소와 유휴지를 활용해 벼룩시장과 임시 시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정저우 외에도 허난 쉬창(許昌), 지린(吉林) 창춘(長春), 쓰촨(四川) 펑저우(彭州), 후난(湖南) 화이화(懷化), 청두, 산시(陝西) 등 지방 정부들이 노점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 다른 경기 활성화 방안으로 주목받는 '야간경제'와 '노점 경제'가 접목되면서 야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 창사(長沙)시에서는 야시장에 노점을 위한 전용 구역을 마련하고, 노점 설치료도 감면해 주고 있다. 베이징 경제뉴스 전문 매체 화상타오뤠()에 따르면, 2일 기준 중국 18개 지방정부가 노점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 취업 해결, 소비 촉진에 민심은 '덤' 

중국 정부가 노점 경제를 외치는 것은 복합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마찰 속에서 중국의 입장에선 내수 경제 활성화가 더욱 중요해졌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으로 쉽사리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민의 소득을 늘려야 소비가 늘어날 수 있지만 기업 상황도 여의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노점이다. 

노점은 소자본으로 쉽게 장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 자본이 부족한 청년들이 생계를 위해 진출하기 쉬운 사업 '모델'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노점에서 싼 음식과 물품을 이용할 수 있기때문에 지갑을 열기가 더욱 쉽다. 일자리 창출, 저소득층 소득 보장과 소비 촉진의 효과를 모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점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것. 

노점 경제를 통한 효과를 아직 수치화하긴 힘들지만 리 총리가 언급했던 청두시의 경우를 보면 기대할 만하다. 청두시는 두 달 동안 2000개가 넘는 노점을 설치해 1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결제 대행 서비스 기업 알리페이는 5월 말 기준 중국 전역 1200만개 소규모 점포와 노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고도의 경제 성장 과정에서 외면당해왔던 사회 취약계층의 '마음'까지 얻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문명 도시 건설'의 표어 아래 전국적으로 진행된 도시 현대화 속에서 노점으로 생계를 꾸려왔던 서민들은 철저히 외면됐다. 경찰이 노점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마찰로 노점상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노점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언론 매체가 '찬양'에 가까운 노점 경제 가치를 외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 매체 펑파이(澎湃)는 '노점 경제'가 사회 저소득층의 생계 수단의 존엄성을 회복시켰다고 평가했다. 

억압받던 저소득층 노점상들이 하루아침에 경제 성장의 주력군으로 추앙받게 된 셈이다. 이미 노점상들은 이러한 분위기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후베이(湖北) 징저우(荊州)에서 창사(長沙) 야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한 노점상은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5일 전에 이곳으로 왔다. 하루 수입이 500위안을 넘어섰다. 이곳 경기가 매우 좋다. 특히 사전에 말만 해두면 노점 자리를 미리 마련해 준다. 노점을 위한 창사 사람들의 도움이 크다"라고 최근의 노점경제 부흥 분위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 매체는 '마스크로도 (인터뷰에 응한) 노점상 얼굴에 핀 미소를 가릴 수 없었다'라고 표현했다. 노점 활성화를 통해 민심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과 같은 '전투적' 노점 경제 추진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행정관리가 쉽지 않은 노점을 통해 중국의 고질적인 '짝퉁 제품'과 '불량식품' 문제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js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