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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도구' 다른 강홍구·유근택, 두 작가가 예술로 산책하는 법

기사입력 : 2020년06월11일 16:44

최종수정 : 2020년06월11일 18:15

누크갤러리에서 2인전…'풍경 산책' 12일 개막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어쩌면 서로 방향과 걷는 방식은 다르지만 끈질기게 붓이나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것이 아닐까 싶다."

강홍구(64) 작가는 유근택(55) 작가와 함께 2인전을 여는 소감을 이와 같이 전했다. 강 작가는 "둘이 같이 전시를 한다니 새삼스럽다"며 "여러 번 같이 전시한 것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또 "뭐랄까 묘한 동지 의식 같은게 있다"면서 "집요하게 평면 위에 이미지를 가족 뭔가 해보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어서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근택 작가(왼쪽)와 강홍구 작가 2020.06.11 89hklee@newspim.com

두 작가는 12일부터 오는 다음달 12일까지 강홍구, 유근택 2인전 '풍경 산책'을 서울 종로구 누크갤러리에서 갖는다. 누크갤러리는 두 작가가 서로의 작품을 교환하며 일군 관계에 주목하고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

강홍구 작가는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이며, 유근택 작가는 전통 한국화에 현대화를 접목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이 다루는 매체는 다르지만 융합하는 형식과 일상을 예술로 옮겨오는 점에서는 닮았다.

두 사람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된 건 2009년이다. 두 작가가 대담을 하고 작업한 것을 둘러보면서 작품을 교환하게 됐다. 강홍구 작가의 '미키네 집-구름'과 공중전화박스가 그려진 유근택 작가의 'A Scene-대화'가 두 작가의 연결고리가 됐다. 강홍구 작가는 작가 간 작품 교환의 의미에 대해 "일종의 교감과 인정"이라며 "이 작품이 가질만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홍구, 미키네집-구름, digital photo print, 2005-6 [사진=누크갤러리] 2020.06.11 89hklee@newspim.com

강홍구 작가의 '미키네 집-구름'은 도시 재개발을 낯선 풍경으로 바라본 작가의 시선이 녹여진 작품이다. 푸른 하늘과 북한산이 절경을 뽐내는 절묘한 시점에 등장한 미키마우스가 사는 장난감 집은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사진 속 '미키네 집'은 재개발 현장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풍자한 대상이다. '미키네 집'은 폐허 현장에서 작가가 발견한 것으로 '재개발'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시선을 대변한다.

강 작가는 "재개발로 폐허가 된 현장에 관심 있게 사진을 찍는 사람도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사방에 재개발이 이뤄지고 폐허가 생기고 통째로 마을 자체가 없어지는대도 사람들은 무감각했다"며 "사람들은 새 아파트가 지어지는 것 외에 관심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작품에 대해 유근택 작가는 강 작가의 '미키네 집'을 걸어놓으면 많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놀라운 작업이라고 치켜세웠다. 유 작가는 "우리가 사는 사회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은데 저 미키네 집은 유토피아적인 공간인 것 같다"며 "강 작가의 작업이 놀랍게 보이는 이유는 기록의 차원을 넘어서 유머러스하면서도 숭고하게 메시지를 끌어올리는 힘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유근택, A Scene-대화, 한지에 수묵채색, 2003 [사진=누크갤러리] 2020.06.11 89hklee@newspim.com

전시장에는 유근택 작가가 베를린에서 한달간 레지던시 생활을 하며 그린 그의 자화상 시리즈와 '베를린 풍경' 작품, '풍덩 시리즈'가 전시된다. 유 작가는 베를린에서 작업한 그립들은 자신에게도 낯선 존재이며 낯선 풍경을 부딪히며 느낀 회화적 반응을 기록해 나간 결과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머뭇거리기도 하고 주저하기도 했지만 회화는 나와 내가 부딪히는 모든 것들이 회화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마치 우리의 침실을 옮겨놓은 듯한 '풍덩' 시리즈에는 익숙한 풍경이지만 침대 위로 강한 물결 형상이 눈길을 끈다. 이는 '일상'으로 풍덩 빠지게 된다는 설명을 표현한 것이다. 유 작가는 "햇살에 비친 장면 같기도, 물결 같기도 하나 결국은 '환상'적으로 보일 것"이라며 "그 자체가 기묘한 장면인건데, 이는 징글징글한 인상으로 다시 빠지게 된다는 것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홍구, 서울산경 붉은 집, 98x57cm, digital photo, print, 2020(위), 유근택, 풍덩!,140x160cm, 한지에 수묵채색, 2012 [사진=누크갤러리] 2020.06.11 89hklee@newspim.com

유 작가에 대해 강홍구 작가는 "동양화에 디테일과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은 찾기 힘든데 유 작가는 이를 다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표현 방식 등이 전통적 동양화의 분위기에서 벗어난 점은 굉장히 흥미롭다. 일종의 새로운 리얼리티가 별로 리얼하지 않은 방식 속에서 이뤄지는 것에 시선이 간다"고 화답했다.

두 작가의 전시를 볼 수 있는 누크갤러리는 2018년 삼청동에서 평창동으로 이전했다. 마당이 있는 한옥 형태인데, 전시 공간과 두 작가의 작품이 잘 어우러진다. 전시장 내 유리 창 사이로 보이는 북한산의 절경과 북한산 봉우리에 올라 촬영한 사진이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강홍구 작가의 '안개와 서리' 시리즈는 유근택 작가가 베를린에서 숲을 그린 'Belin Wedding'은 다른 매체를 사용했지만 두 작가의 작품은 훌륭한 하모니를 자랑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홍구, 안개와 서리10 mist and frost 10, 80x85cm, digital print, 2011 [사진=누크갤러리] 2020.06.11 89hklee@newspim.com

한편 강홍구 작가는 홍익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까지 21회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기획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6년 '올해의 예술가상 시각 예술부문', 2008년 '동강 사진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유근택 작가는 1988년 홍익대학교 동양화과를 졸업한 후 1997년 동 대학원을 마쳤다. 1991년부터 현재까지 32회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00년 '석남미술상', 2003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9년 '하종현상' 등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 관 등 여러 주요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고 현재 서울에서 작업하며 성신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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