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뭘해도 욕먹던 PPL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제는 PPL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드라마 속에서도 PPL을 적극 활용해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선도한다.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제작비가 치솟으면서 방송에서 PPL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됐다. 김은숙, 박지은 등 스타작가도 예외는 없었다. 인기 드라마일수록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에 종종 뜬금없는 장면이 PPL을 위해 삽입되며 혹평에 시달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같은 현실을 영리하게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스튜디오HIM] 2020.06.18 jyyang@newspim.com |
◆ 'PPL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PPL 예능 '텔레그나' 출범
SBS에서는 지난 4월 25일부터 2회에 걸쳐 파일럿 예능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을 선보였다. 시청률른 3.3% 정도였지만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신개념 PPL버라이어티 예능이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 프로그램은 'PPL도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색다른 상상력에서 출발한 국내 최초 PPL 예능이다.
개그맨 유세윤, 양세형, 장도연, 김동현 등 출연자들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PPL 대결을 펼친다. 대놓고 예능적 재미를 추구하기에 아무리 무리수를 던져도 고스란히 웃음 포인트로 돌아온다. 대결 결과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금과 PPL 상품을 기부하는 포맷으로 버라이어티적 재미와 사회적 의미를 함께 담았다. 방송 당시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지자체와 중소기업 제품들이 PPL 상품으로 적극 활용됐으며, 논산 딸기가 완판되는 등 선순환 효과를 불러왔다.
덕분에 SBS에서는 '텔레그나'를 오는 7월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선한 의도를 내세운 새로운 PPL 예능을 선보인다. 지자체나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지상파 프로그램을 통해 광고 효과를 노리고, 제작 측 역시 비용 걱정을 덜면서도 무리한 PPL 논란 등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야말로 발상의 전환을 통해 PPL을 프로그램의 주축으로 만든 기획이다.
파일럿 예능 방송시 PPL 상품을 방송을 통해 선보이는 것은 물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은 만큼 PPL과 예능의 시너지에도 기대가 모인다. 정규편성된 '텔레그나'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중소기업유통센터와 협업을 통해 '브랜드 K' 참여 중소기업들의 PPL을 진행하고 '착한 완판'에 도전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탐앤탐스] 2020.06.18 jyyang@newspim.com |
◆ "이보다 더 자연스러울 수 없다"…드라마 속 제품→상품으로 출시
MBC에서 방영 중인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에서는 드라마 속에 나오는 제품을 실제 MD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윈윈'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박해진과 김응수의 극 중 캐릭터 가열찬과 이만식이 다니는 준수식품에서 출시되는 핫닭이를 상품화한 MD제품들을 네이버 온라인 마켓을 통해 판매한 것. MBC는 "해당 상품들은 1시간 만에 품절됐다"면서 놀라운 판매효과를 알렸다.
이 기세를 몰아 '꼰대인턴' 측은 핫닭쭈꾸미볶음면, 가열차게 핫닭문어라면, 꼰대 핫닭도시락, 핫닭찐꼬막비빔면에 이어 신제품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드라마에 나온 '핫닭이' 라면 시리즈에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쏠리고 완판으로 이어진 만큼, 기존에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참신한 PPL과 MD제품이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꼰대인턴'의 첫 번째 라이선스 제품 꼰대라떼가 탐앤탐스에서 출시되기도 했다. 출시 후 각종 SNS와 온라인상에는 꼰대라떼 홍보물이 올라오며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주문 후 인증샷을 게재하는 '꼰대라떼 챌린지'가 유행하는가 하면 컵까지 품절되며 작품 외적으로 드라마의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성공했다. 드라마 시청률이 5%대에 머물고 있어도 제작진이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사진=GS리테일] 2020.06.18 jyyang@newspim.com |
SBS에서 방영을 앞둔 새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도 PPL을 효율적으로 써먹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의 배경이 편의점인 덕에 이미 GS25에서 제작지원을 받은 것은 물론, 편의점 내 다양한 PB제품과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게 됐다. 이쯤되면 누구도 과도한 무리수라는 지적은 할 수 없을 지경이다. 골칫덩이였던 PPL은 이제 드라마의 주축이 됐다. 자연히 반드시 필요한 PPL을 이제는 어떻게 더 잘 이용할까를 고민할 때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