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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포스트 코로나 대비 해외시장 공략 '고삐'

기사입력 : 2020년07월17일 14:29

최종수정 : 2020년07월17일 15:17

KB국민, 싱가포르 IB데스크 설립 추진
기업·농협, 미얀마 법인 및 사무소 설립 예정
기준금리 인하 등 여건 악화 '해외'가 신성장 동력

[서울=뉴스핌] 박미리 백지현 기자 = 국내 주요 은행들이 코로나19로 국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된 속에서도 잇따라 해외투자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저성장이 예상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성장 동력으로 '해외시장'을 낙점한 후 공을 들이는 중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싱가포르에 IB데스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반중 시위, 특별지위 박탈 등으로 홍콩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싱가포르 시장이 떠오르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은 홍콩, 뉴욕, 런던, 도쿄 등 4곳에 IB데스크를 두고 글로벌 IB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2020.07.17 (왼쪽부터) 허인 KB국민은행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손병환 NH농협은행장 [사진=각사] milpark@newspim.com

올 상반기 해외법인 인수에도 적극적이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금융기관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사 지분 70%를 인수했다.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지분도 22%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달 말까지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과반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러한 해외시장 공략의 선봉장은 허인 행장이다. 허 행장은 2017년 취임 후 경쟁사 대비 약한 고리로 손꼽히던 해외사업을 투트랙 전략으로 공략하기로 했다. 선진국 시장에서 IB딜을 확보하고, 동남아 시장에선 금융벨트를 완성하는 그림이다.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았던 올 상반기에도 차근차근 투자를 진행해왔다.

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4월 미얀마 양곤사무소를 내년 1월 법인으로 변경하는 인가를 받은 후 준비가 한창이다. 이를 시작으로 기업은행은 2025년까지 20개국에 165개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아시아금융벨트' 구축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현재 베트남 지점의 법인 전환, 인도 지점 추가 설립 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 역시 윤 행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경험이 많은 윤 행장은 취임 후 "해외진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중소기업금융 분야 경쟁력을 글로벌한 차원에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해외시장을 강조했다. 해외은행, 국제기구와 협력해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공유해나갈 방침이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도 취임 100일만인 이달초 미얀마 양곤사무소 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포함해 내년까지 홍콩, 호주, 중국, 베트남, 인도에도 지점을 설립하는 게 농협은행의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손 행장도 진출 예정국 금융당국과 지속 소통하며 네트워크 확대를 이끌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은행이 해외시장에 공 들이는 것은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이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잇단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를 겪을 것이라 예상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가 25bp가 떨어질 때, 은행 NIM(순이자마진)에 -3bp 내외의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본다. 여기에다 올 상반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은행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 위기 이후 금융산업의 디지털 대전환' 세미나에서 "급격한 디지털화 등으로 은행들이 과거와 성격이 다른 파괴적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리스크 분산을 위한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하고 디지털기반으로 영업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산업은 이제 한계에 직면에 '땅 따먹기' 게임이 됐다"며 "불확실한 경기상황, 저금리 시대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시장보다 해외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milpar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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