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6.2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3.3개)에 비해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병상 공급과잉으로 발생하는 낭비적 입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중증도에 따라 환자를 분류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2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환자중심 의료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의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짚었다.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환자중심 의료체계 구축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0.07.29 allzero@newspim.com |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병상의 과잉공급으로 인한 낭비적 입원이 고질적 문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입원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동남권(서초, 강남, 강동, 동작, 관악구) 수준으로 떨어지면 연간 265만건 입원이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현재 입원의 32%를 줄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관의 종별 기능이 혼재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우리나라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동시에 2차병원의 기능이 약화돼 의료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지역병원은 늘어나 낭비적 의료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병상 과잉공급과 의료전달체계 붕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권역별로 의료기관을 나누고 각 기관에서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해 치료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3차병원 입원한 환자 중 3차병원에서 진료가 필요한 적합한 환자 비율은 31.7%였고, 경증 환자 비율은 22.2%였다. 2차병원 입원 환자 중 적합한 환자 비율은 41.9%였으며 경증 환자는 40.2%였다.
반면 병상 300개 이하 지역병원의 경증 환자는 51.8%였고, 2차병원 진료가 적합한 환자 비율이 38.9%, 3차병원 진료가 적합한 비율은 9.3%였다.
그는 의료기관을 전국형, 수도권 권역형, 비수도권 권역형, 지역형으로 구분했다.
김 교수는 "진료권에 따라 지역의 특성 및 의료자원의 공급량과 구조가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진료권별 적정 의료전달체계가 다를 수 있다"며 "지역 내에서 환자 중증도를 서로 다르게 적용해 의료기관별로 할 역할이 맞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상급종합병원과 2차 지역병원의 유형을 구분하고 진료권 특성에 따라 지역 맞춤형 공급 구조를 가져가야 한다"면서 "지역별로 병상이 과부족하거나 과잉공급되지 않도록 지역의사제를 기반으로 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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