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억원 들여 매입 후 방치 '혈세 낭비'
추진위 "설명 없이 철거동의서 받아…연락 못 받은 주민도 많아"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2015년 21억원을 들여 매입한 옛성산교회를 철거하기보다는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485명의 서명을 받아 성산교회 활용에 대한 공론화를 요구한다"
'옛성산교회 활용 추진위원회'는 6일 대전시의회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에 옛성산교회 활용에 대한 공론화를 요구했다.
이는 '대전광역시 숙의민주주의 실현조례'에 따른 것이다. 이 조례는 300명 이상의 시민이 서명할 경우 해당 안건에 대해 공론화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6일 대전시의회 1층 로비에서 '옛성산교회 활용 추진위원회' 위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에 옛성산교회 활용에 대한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다. 2020.08.06 rai@newspim.com |
옛성산교회를 놓고 그동안 주민들은 철거, 활용을 놓고 대립해왔다. 3차례 설문조사에서는 철거를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문화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는 게 추진위의 설명이다.
현재 추진위가 옛성산교회의 철거보다 활용에 무게를 두는 것은 건물의 상태가 양호한 만큼 혈세 낭비를 막고 이곳을 마을어린이도서관 등 주민커뮤니티공간으로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옛성산교회는 중구 선화동 양지공원에 있는 건물로 대전시가 공원을 조성하면서 2015년 21억원을 들여 매입한 이후 방치된 상태다. 10억원의 리모델링 예산을 세우고도 대전시와 중구청의 갈등으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추진위의 설명이다.
추진위는 이 건물이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활용되길 희망하며 서명운동을 펼쳐 485명의 동의를 구했다.
이 건물이 보존된 뒤 활용된다면 1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마을어린이도서관, 2층에는 노인들을 위한 여가공간과 문화활동가를 위한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와 함께 추진위는 철거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소연 추진위 대표는 "철거 주민투표는 물론 세 차례 주민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한 번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기존 주민의견을 묻는 과정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곳을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열망을 전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피력했다.
김양옥 사무장은 "숙의민주주의 실현조례에 따라 공론화를 요청한 것은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철거동의서를 받는 등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공론화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정확히 들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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