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고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NBC 뉴스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배넌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우리는 장벽을 짓는다' 모금에서 모금액을 사취한 혐의로 다른 3명과 함께 기소됐다고 밝혔다. 배넌은 이날 오전 체포됐다.
배넌과 함께 기소된 인사는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티머시 시아, 이라크전 참전용사 브라이언 콜페이지, 앤드루 배돌라토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공약인 국경 장벽 건설에 쓰겠다며 25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금했지만 이 중 일부를 사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8.20 mj72284@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캠페인에서 국경 장벽을 건설해 멕시코 등 중남미로부터 불법 이민을 막겠다고 공약했으며 장벽 건설에 드는 모든 자금은 멕시코가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장벽 건설 자금을 승인하지 않자, 37세의 콜페이지는 2018년 말 '고 펀드 미'(GoFundMe)를 통해 장벽 건설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시작했다.
뉴욕 남부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들은 이들이 '우리는 장벽을 짓는다' 모금에서 수십만 명으로부터 수천만 달러를 모금한 후 모금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뉴욕남부지검장 대행인 오드리 스트라우스 검사는 성명에서 "'우리는 장벽을 짓는다'를 시작한 브라이언 콜페이지가 한 푼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기부자들을 안심시켰지만, 피고인들은 비밀리에 수십만 달러를 콜페이지에게 건네줬으며 그는 그것을 호화스러운 생활에 썼다"고 설명했다.
배넌은 극우 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설립자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설계한 인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후 배넌은 수석 전략가라는 직책으로 일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 등과 마찰을 빚으면서 2017년 백악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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