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강요미수 사건, 26일 본격 재판 시작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종합편성채널 채널A 기자들과 현직 검사장이 유착했다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법정 다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26일 강요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후배 기자 백모 씨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중요사건이라 공소사실 전체를 낭독하겠다"며 공소장 전문을 40분여에 걸쳐 읽었다.
피고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이 전 기자 측은 "공익목적으로 취재를 했던 것이지 유시민 씨 등 특정 정치인을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에서 언급된 내용들은 당시 서울남부지검에서 신라젠 수사팀이 결성된 상태로, 누구나 예상이 가능한 내용이었다"며 "채널A에 제보하면 '내가 이렇게 도와줄 수 있다'고 제안했을 뿐 제보를 하지 않았을 때 불이익을 가하겠다는 내용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검언유착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07.17 mironj19@newspim.com |
백 기자 측 역시 "공소장을 보면 마치 이 전 기자와 전체 과정을 공모하고 일부 실행행위를 분담한 것처럼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당시 채널A 법조팀 막내기자로 상부 지시에 따라 이 전 기자의 취재를 돕거나 미팅 자리에 동행한 부분이 전부"라고 항변했다.
이어 "한동훈 검사장을 만난 이유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부산지검·고검 순시 일정에 따른 특별할 것 없는 일정으로, 한 검사장과의 대화 내용은 다 공개됐지만 피고인의 경우 신라젠 취재와 관련해 주도적으로 물어본 부분은 일절 없었다"며 "편지 작성에도 일절 개입하지 않았고, 한 검사장과의 만남 때 선배인 이 전 기자가 언급했을 때 알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내달 9일 오전 10시 2차 공판을 열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대한 피고인 측 의견을 듣고 증인신문 등 향후 심리 일정을 정리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MBC가 3월 31일 이 전 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전 대주주이자 VIK 전 대표인 이철 측 대리인 지모 씨에게 접근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비위를 제보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한 검사장과 자신이 나눈 통화녹음을 들려줬다고 한다.
보도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각종 시민단체의 고소·고발이 이어지자 검찰은 4월 13일 사건을 중앙지검에 일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2019.11.14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 사이에 일종의 공모가 있었다고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해왔지만, 한 검사장에 대해서는 별다른 수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철 전 대표의 요청으로 소집된 검찰 수사심의위는 지난달 24일 6시간 여의 마라톤 토론 끝에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것과 불기소할 것을 의결했다.
결국 검찰은 4개월여 간의 수사 끝에 두 사람만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또 다른 의혹 당사자인 한 검사장과의 공모 혐의는 제외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 검사장 휴대전화에 대해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으나, 본인이 비밀번호를 함구하는 등 비협조로 디지털 포렌식에 착수하지 못해 현재까지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고 1회 피의자 조사도 종료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추가 수사를 통해 한 검사장의 본건 범행 공모 여부 등을 명확히 규명한 후 사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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