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르포] 울진사람들이 해마다 가을바다 바위 닦는 까닭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질 좋은 돌미역 생장 위해 '짬' 잡풀 제거...미역바위닦기
"미역짬은 울진 해촌 어민들의 텃밭이자 생명줄"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가을 볕이 부서지는 코발트빛 울진 바다에서 울진지역 어민들이 진풍경을 연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맛 좋기로 이름난 '울진 돌미역' 주산지인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긴 장대를 들고 연안 어장 갯바위에 올라 물네 잠긴 갯바위를 닦고 문지르며 분주한 손길을 놀리느라 여념이 없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경북 울진 해촌의 미역바위닦기 작업 2020.10.21 nulcheon@newspim.com

질 좋은 '울진산 돌곽(자연산 돌미역)' 포자가 제대로 발아해 성장할 수 있도록 '미역짬(미역바위)' 닦기작업을 펼치고 있다.

울진지방에서는 '미역짬 닦기' 를 '기세닦기' 또는 '미역짬 매기'라고 부른다.

미역짬은 '바다 속에 형성된 수중 바위군락'으로 자연산 미역의 주된 생장지이자, 어족자원의 서식지이다.

짬은 해당 마을(해촌) 어촌계의 공동소유로 총유자산이다.

울진 해촌 주민들은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약 한 달 간 어촌계별로 품앗이를 이뤄 '낫대'와 '씰개'를 들고 정성 들여 미역바위를 닦는다.

'낫대'와 '씰개'는 미역짬을 닦을 때 사용하는 전통 어로 도구이다.

낫대는 웃자란 잡풀을 벨 때 사용하며, 밀대는 짬에 촘촘하게 붙은 잡풀을 제거하는데 사용한다. 씰개는 끝이 뭉뚝하기 때문에 바위에 붙은 이끼나 잡풀을 긁어내는 데 유용하다.

미역바위닦기는 암반에 붙은 홍합, 따개비, 잡풀 등을 인위적으로 제거해 미역 포자(유주자)가 보다 쉽게 뿌리를 내리고 서식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과학적이면서도 전통적인 어로기술이다.

어촌계는 자신들의 미역짬(바위)의 생태를 고려해 각각의 독특한 방법으로 미역 짬 김매기를 한다.

소형어선이나 특히 울진에서만 볼 수 있는 오동나무로 만든 '떼배(뗏목)'을 이용해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곳의 짬을 매기도 하고 수심이 얕은 곳의 바닷속 미역짬은 해녀들이 직접 물속에 들어가 김매기를 하기도 한다.

'미역바위닦기'는 최근에 비롯된 것이 아닌 수 백년을 이어온 전통 생태어로 관행이다.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이미 울진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과학적이고도 친환경적인 생태 어로기술을 체득해 온 셈이다.

올해 첫 미역바위닦기는 근남면 진복마을 어촌계가 지난 13일 처음 시작했다.

이 무렵 울진 연안 해촌의 32곳 어촌계는 파도가 잔잔한 날을 잡아 어촌계별로 '미역바위닦기'에 나선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협업노동의 정수인 경북 울진 해촌의 미역바위닦기 작업. 2020.10.21 nulcheon@newspim.com

◆ 미역짬, 어민들의 삶을 지켜온 텃밭이자 생명줄

뭍에서는 논밭이 농민의 생명줄이듯 바다에 기대어 삶을 이어 온 어민들에게 미역짬은 삶을 버팀하는 텃밭이자 생명줄이다.

특히 울진사람들은 돌미역과 매우 각별하고 질긴 인연을 맺어왔다.

"미역 없으면 굶어 죽었지"라는 향언(鄕言 folktale)이 지금도 전해오듯 미역은 울진 해촌 사람들의 생존을 지켜준 버팀목이었다.

울진 연안 해촌의 주민들은 4월이면 바다 텃밭을 뒤덮으며 너풀거리는 돌미역을 뜯어 태백을 넘어 울진바다로 내닫는 높새바람에 잘 말린 '마른미역(건미역)'으로 아이들을 기르고 공부시키고 혼사를 치르고 가계를 일으켜 왔다.

자연산 돌미역은 바다 속에 형성된 바위군락인 '짬'에 서식한다. 짬은 해당 마을(해촌) 어촌계의 공동소유로 총유자산이다.

때문에 미역짬은 어촌계에서 엄격하게 관리하며, 이에 속한 어민들이 공동 생산, 분배를 통한 협업노동의 정수를 보여주는 어로현장이다.

울진 연안해촌의 경우 대개 마을마다 5~8개의 짬을 보유하고 있다. 해마다 정월에 어촌계원들은 총회를 열고 '짬뽑기'를 통해 짬을 분배한다.

미역 생산이 상대적으로 많은 짬에는 '인원을 많이' 배치하고 생산이 조금 낮은 짬에는 '인원을 적게' 배치하는데, 이는 마을 어촌계원 모두가 고르게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촌 공동체가 오랜 시간 선택해 온 협업노동의 가치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특산물인 자연산 돌미역 말리기 작업. 2020.10.21 nulcheon@newspim.com

◆ " '짬고사(告祀)'와 '기세닦기'는 생태어로의 정수"

울진 연안 해촌의 어민들은 자신들을 살려 준 미역에 대해 각별한 정성을 쏟아 왔다.

울진 해촌에는 지금도 '짬고사'라는 독특한 제의가 치러지고 있다. 이른바 미역 생장을 기원하는 고사이다.

해촌 아낙들은 늦은 10월 무렵 미역이 포자를 내리는 짬(미역바위)을 흡사 자기 몸을 씻듯 잘 닦아낸 뒤, 보름달이 뜨는 날을 잡아 집에서 정성껏 빚은 막걸리에 좁쌀을 섞어 미역바위에 뿌리고 미역씨앗이 바위에 잘 붙도록 빌었다.

특히 어촌계별로 짬고사를 지낼 때는 반드시 '아이를 많이 출산한 부인'을 제주(祭主)로 선정해 치룬다. '아이를 많이 낳은 부인이 짬고사를 치러야 미역 풍년이 든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전통 민속인 '다산풍요'의 믿음체계가 반영돼 있는 사례이다.

미역바위닦기가 남성 중심의 어로행위라면 '짬고사'는 여성 중심의 노동 의례이다. 그러나 최근 농어촌 인구의 고령화와 성비(性比)의 불균형으로 어촌계에 속해 있는 여성들도 대거 미역바위닦기 작업에 투입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경북 울진 온양리 군발마을의 미역바위닦기 작업. 2020.10.21 nulcheon@newspim.com

◆ 울진군, 미역바위닦기에 1억2000만원 지원...어민 소득증대 기여

미역은 먹을거리가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 울진사람들을 살려 준 소중한 자원에서 이제는 자치단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대표적 생태어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미역의 효험은 미국을 비롯 외국에서 이미 증명돼 우주식량의 90%가 동해에서 생산된 미역을 주원료로 하고 있을 정도로 그 가치는 매우 높다.

지금도 민가에서는 돌미역의 효험에 대해 각별한 생각을 지니고 있다. 특히 사람의 출생과 관련한 의례 먹을거리에 미역은 필수적이다. 산모의 산후조리 음식이 미역이며 환자의 병 구완 음식이 미역이며 생이날이나 잔칫날 차려지는 음식 또한 미역이다.

해 마다 3-5월 무렵이면 울진군 북면 고포마을을 비롯 나곡리, 연지리, 직산리 등 울진연안 해촌에는 '울진 돌미역'을 구하려는 외지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울진군은 '울진 고포미역'을 특산품으로 지정해 생산기반 조성에서부터 포장, 유통에 이르기까지 예산지원과 함께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울진군은 울진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 해 군·도비 1억2000만원(도비 3600만원, 군비 84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연안어장의 1255㏊에 이르는 32곳 어촌계의 '미역짬'을 대상으로 '미역바위닦기 사업'을 오는 11월까지 펼친다. 여기에는 32곳 어촌계 1600명의 어민들이 참여한다.

특히 울진군은 미역바위닦기 작업에 참여하는 어촌계원들에게 1일 7만7000여원 지급해 어민들의 가계소득에도 도움을 준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전국적으로 이름난 자연산 돌미역인'고포미역'의 주산지 경북 울진군 북면 고포마을의 미역말리기 작업. 2020.10.21 nulcheon@newspim.com

또 울진군은 울진의 대표 특산물인 '고포미역' 브랜드화를 위해 해마다 8000여 만원 규모의 포장재를 지원하고 있다.

주로 '장곽(長藿)'를 생산하는 울진 '고포미역'의 경우 최상품은 1단(20올, 생미역 기준 50kg)에 22~24만원 선에 거래된다.

또 '고포미역'에 비해 규모가 작은 단곽(短藿)은 평균 15~17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nulche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케냐 사웨, 마라톤 '2시간 벽' 깨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마라톤 풀코스 42.195㎞ '2시간의 벽'이 공식 대회에서 처음으로 무너졌다.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30)는 26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2023년 켈빈 키프텀(케냐)이 시카고 마라톤에서 작성한 종전 세계기록 2시간 00분 35초를 무려 65초나 지운 역대급 레이스였다. 인류가 공식 공인 마라톤 레이스에서 '서브 2'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웨는 초반부터 흔들림이 없었다. 선두 그룹에서 안정적으로 레이스를 이끌며 5㎞를 14분 14초에 통과했다. 당시 페이스만으로도 2시간 00분 3초가 예측되는 살인적인 속도였다. 하프 지점도 1시간 00분 29초로 통과했다. 세계기록 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표정에는 여유가 남아 있었다는 현지 중계진의 평가다. [런던=뉴스핌] 박상욱 기자=사바스티안 사웨가 26일(한국시간)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결승선을 골인한 뒤 자신의 신발을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26 psoq1337@newspim.com 승부는 30㎞ 이후였다. 사웨는 1시간 26분 03초로 30㎞ 지점을 찍은 뒤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렸다. 요미프 케젤차(에티오피아)가 옆에서 따라붙자 오히려 속도를 더 올리며 양자 구도를 만들었다. 결승선을 약 1.7㎞ 남기고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사웨는 체중이 하나도 남지 않은 듯 가볍게 치고 나갔고 케젤차는 그 스퍼트를 끝내 버티지 못했다. 버킹엄궁 앞 스트레이트에 들어설 때 승부는 이미 끝나 있었다. 사웨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1시간 59분 30초를 찍었다. 2시간 벽을 깨기 위한 수십 년 도전이 한순간에 결실을 맺는 장면이었다. 그는 결승점에서 "정말 행복하다. 잊지 못할 날이다. 초반부터 페이스가 좋았고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몸 상태가 더 좋아지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런던=뉴스핌] 박상욱 기자=사바스티안 사웨가 26일(한국시간) 2026 런던 마라톤 남자부에서 1시간 59분 30초에 결승선을 골인하고 있다. 2026.4.26 psoq1337@newspim.com 2위로 골인한 케젤차 역시 1시간 59분 41초에 완주하며 인류 역사상 두 번째 '서브 2' 기록을 남겼다. 3위 제이컵 키플리모(우간다)는 2시간 00분 28초로 골인해 종전 세계기록을 앞질렀다. 인류가 한 번도 넘지 못했던 장벽이 한 레이스에서만 세 번이나 뛰어넘어진 셈이다. '2시간의 벽'은 오랫동안 인간 한계의 상징이었다.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2019년 비엔나 특설 코스에서 1시간 59분 40초를 찍긴 했다. 하지만 이는 레이저 유도차량, 대규모 페이스메이커, 특수 설계 코스가 동원된 이벤트 레이스로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했다. '인간의 다리만으로, 공인 조건에서 2시간을 깰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열린 채 남아 있었다. 사웨는 그 물음에 '가능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사웨는 이미 예고된 '차세대 괴물'이었다. 2024년 발렌시아 마라톤 데뷔전에서 2시간 02분 05초로 우승한 뒤, 2025년 런던 마라톤에서는 2시간 02분 27초로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마라톤 풀코스 4전 전승이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세계 신기록은 시간문제다. 언젠가 2시간 이내에 마라톤을 완주하는 첫 선수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런던에서 그 약속을 현실로 바꿨다. [런던=뉴스핌] 박상욱 기자=티지스트 아세파가 26일(한국시간) 2026 런던 마라톤 여자부에서 2시간 15분 41초에 결승선을 통과한 뒤 감격하고 있다. 2026.4.26 psoq1337@newspim.com 여자부에서도 세계기록이 쓰였다. 에티오피아의 티지스트 아세파가 2시간 15분 41초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해 같은 대회에서 자신이 작성한 2시간 15분 50초를 9초 줄인 기록이다. 여자 선수만 뛰는 레이스 기준 세계 최고 기록이 다시 한 번 교체됐다. 2위 헬렌 오비리와 3위 조이실린 제프코스게이(이상 케냐)도 각각 2시간 15분 53초, 2시간 15분 55초를 찍으며 사웨의 레이스 못지않은 하이 레벨 경쟁을 펼쳤다. 세계육상연맹은 여자 도로 레이스 기록을 '혼성 경기'와 '여자 단독 경기'로 나눠 집계한다. 남자 선수들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는 혼성 레이스와 여자들만 뛰는 레이스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혼성 마라톤 여자 세계기록은 루스 체픈게티(케냐)가 2024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 09분 56초다. 이번 런던에서는 여자 단독 레이스 기록이 다시 쓰였다. 마라톤은 인간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다. 그 종목에서 가장 단단해 보이던 벽이 무너졌다. 사웨는 레이스 뒤 "오늘 이 자리까지 오직 기록 단축만을 위해 달렸다. 인간에게 한계가 없다는 걸 보여줘 기쁘다"고 말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27 07:27
사진
국힘, 대구시장 후보에 추경호 확정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확정됐다. 박덕흠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추 의원이 후보 경선에서 유영하 의원을 상대로 승리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26일 대구광역시장 후보로 추경호 국회의원이 최종 확정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사진=뉴스핌DB]    이로써 추 의원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와 맞붙게 된다. 추 의원이 후보로 확정되면서 대구 달성군은 보궐선거가 열리게 된다. 이날 공관위는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로 유의동 전 의원을 단수공천했다. 국민의힘이 26일 경기도 평택을 재선거 후보로 유의동 전 국회의원을 단수공천했다. [사진=뉴스핌DB]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자는 추가 공모를 받기로 했다. seo00@newspim.com 2026-04-26 12:13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