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위메프오' 분사 독립 출범...서비스 시작 1년 만 배달앱 4위
쿠팡이츠 '속도' 강점...프로모션에 배달대행업 진출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거세다. 위메프 '위메프오', 쿠팡 '쿠팡이츠' 등은 차별화 한 장점을 살려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위메프는 다음 달 1일 위메프오를 분사, 독립 출범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배달서비스를 시작한 위메프오는 위메프 O2O실 구성원들이 주도해 사내벤처 성격으로 시작했다.
주요 배달앱 결제금액, 결제자수 추정. [자료=와이즈앱] |
◆하재욱 위메프오 대표 내정자 "빠른 의사 결정구조...대표 배달앱 성장할 것"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위메프오는 해당 서비스 담당 직원 중 합류 희망자들로 꾸려진다. 이들에게는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등 성장에 따른 결실을 공유할 계획이다.
독립법인 대표는 하재욱 전 위메프 O2O실장이 맡게 됐다. 하 위메프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위메프오 출발부터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다.
하재욱 위메프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위메프오는 지역 자영업자분들과 상생해 짧은 기간 많은 고객이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며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 만큼 고객과 파트너사의 요구에 바로 대응해 대한민국 대표 배달서비스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위메프가 위메프오를 독립시킨 데는 무게감을 덜어내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또한 향후 투자 유치나 매각 등 청사진을 그리기에도 용이하다.
위메프오는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월간이용자수(MAU) 50만명을 넘어서며 국내 배달 서비스 4위에 오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18일 '중개수수료 0%'로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은 위메프오는 입점 자영업자들과 상생을 강점으로 한다. 해당 정책에 따라 추가적인 광고 및 부대비용 부담도 없다. 또 BBQ·KFC 등 굵직한 프랜차이즈들과 협업해 50% 안팎의 적립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하고 주문금액에 따른 적립률도 업계 최고수준으로 제공해왔다.
위메프오의 이번 정책은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조건이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현재 정률제와 정액제를 혼용하고 있다. 정률제인 '오픈리스트'는 건당 6.8%(외부결제수수료 별도)를 부과하고 정액제인 '울트라콜'은 깃발 1개(반경 3㎞ 노출)당 월 8만8000원(부가세 포함)이다. 요기요는 건당 12.5%(외부결제수수료 별도)의 정률제로만 수수료를 받는다.
배달과 픽업서비스 이외에도 티켓・식당・뷰티・레저 등 다양한 지역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위메프오가 경쟁사와 차별화된 요소로 꼽힌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배달 대행 서비스 앱 사용량. [자료=아이지에이웍스] |
◆쿠팡이츠 출범 1년 만 배달앱 3위...지각 변동 '진행 중'
쿠팡이츠의 추격도 매섭다. 쿠팡이츠는 주문금액에 상관없이 건당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프로모션 이전에는 약 15% 수수료율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쿠팡이츠는 소비자에게 '일대일 배차(한 번에 한 개씩 배송)' 시스템을 통한 속도전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경쟁사와 달리 한 배달원이 여러 곳의 식당을 방문, 배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한 명의 배달원이 한 곳의 배달만 책임지는 형태다.
현재 쿠팡이츠는 배달앱 시장 3위로 올라서면서 세력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 전역과 인천시와 경기 용인, 수지에서 이용할 수 있고 오는 12월부터 부산 지역 서비프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높은 소비자 만족도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쿠팡이츠는 지난해 5월 론칭 후 1년 만인 지난 6월, 배달통을 밀어내고 배달앱 시장 3위에 올라섰다. 이전까지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이 선두권을 지키던 시장이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배달 대행 서비스 앱 사용량' 리포트에 따르면 8월 쿠팡이츠의 월 사용자 수(MAU)는 약 74만8000으로 집계돼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이어 업계 3위를 차지했다. 공격적인 프로모션 영향으로 7~8월 신규 사용자 수가 크게 상승했다.
또한 지난달 쿠팡이 물류운송업, 음식 배달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한 '쿠릉' 상표권을 등록한 것이 알려지면서 배달 대행업에도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쿠팡은 이미 로켓배송을 위한 직원을 직접 고용해 운영한 경험이 있어 배달 대행사업에 나설 경우 쿠팡이츠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위메프오와 쿠팡이츠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기존 선두주자였던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이 긴장하고 있다"면서 "업계에선 지난해까지 DH계열이 독점하던 배달 플랫폼 시장이 올 들어 지각 변동이 시작됐고 내년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