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뉴스핌] 남경문 기자 = 15일 오후 6시께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무실 내에서 2차 하청업체 대표인 물량팀장 A(47)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물량팀장 A씨가 남긴 자필 유서[사진=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2020.11.16 news2349@newspim.com |
숨진 A씨는 사업등록증이 있는 2차 하청업체인 B사 대표이며 1차 하청업체로부터 일을 받아 일하는 삼성중공업 거제 조선소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16일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1차 협력업체에게 물량을 주면 다시 재하청을 받아 일했던 A씨가 기성금 삭감으로 인한 임금 미지급, 물량 감소로 인한 사업장 철수 등 심리적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가 남긴 유서는 총 6장으로 구성되었다.
유서에는 "나 한 목숨 살자고 이렇게 하는 건 아닙니다. C대표님도 많이 힘든 거 알고 있습니다. 우리 조선소 구조가 이렇다 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는 삼성중공업을 사랑합니다. 저는 삼성중공업 때문에 우리 아이를 키웠습니다. 내가 아들을 보지 않았다면 저는 이 글을 쓸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라며 "삼성중공업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아들 부탁드립니다. 조선소는 많은 사람을 살렸습니다. 부탁드립니다"며 아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드러냈다.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 김경습 위원장은 "제일 마지막 하청업체 대표를 물량팀장이라고 부르는데 제대로 된 사업주라고 할 수 없다"고 성토하며 "원청은 1차 협력회사에, 1차 협력회사는 다시 물량팀에게 기성을 줬다. 하지만 A씨는 기성금이 삭감되어 물량팀에 일하는 노동자의 월급도 주지 못하는가 하면 물량마저 없어 사업장을 철수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중공업에서 결국 문제가 생기면 물량팀장에게 사업적으로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그런 구조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그 구조를 유서를 통해 탓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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