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엔 고객 인산인해, 장외 투자열기 후끈
차옌웨서 한잔 마시려고 일부러 창사 여행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쌀쌀한 날씨속에 달랑 한잔의 나이차(奶茶, 밀크 티)를 마시려는 사람들의 줄이 개업 세시간 전인 아침 7시 부터 인도에 길게 늘어섰다. 피켓에는 줄 맨 끝의 손님이 나이차를 사서 마시려면 8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문이 적혀 있다 .'
12월 1일 나이차(밀크 티) 차옌웨서(茶顏悅色)의 후베이(湖北) 우한(武漢) 텐디(天地)점 매장 오픈 모습이다. 이 광경이 인터넷으로 알려지자 차옌웨서가 홍보 선전을 위해 사람을 동원한 게 아니냐는 억측이 나오기도 했디. 사람들은 '추운데 서서 10시간 가까이 기다리느니 차라리 한시간 반 고속철을 타고 옆도시 후난(湖南) 창사(長沙)에 가서 한잔 사 마시고 오는게 빠르겠다'고 수군댔다.
차옌웨서는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2013년 12월 발족한 밀크 티, 나이차 전문 체인점이다. 우한 차옌웨서 텐디 점은 중국 전역을 통털어 2013년 설립 이후 외지에 여는 1호 매장이다. 차옌웨서가 7년 만에 고향 창사를 떠나 처음으로 외지에 진출한 것이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중국 유명 차음료 차엔웨서의 후베이성 우한 1호점 오픈날인 12월 1일 대기 손님들이 인도에 길게 늘어선 가운데 8시간을 기다려야한다는 내용의 피켓 안내문이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20.12.03 chk@newspim.com |
창사의 새로운 차 브랜드 차옌웨서는 2013년 창사의 30평방미터(10평) 남짓한 작은 매장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풍'의 신식 차음료 브랜드 컨셉으로 시작한 차옌웨서는 밀크티 희차(喜茶 HEYTEA)를 뛰어넘어 나이차 계열의 최고 인기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차옌웨서는 자신들의 차가 버터와 우유 거품 등을 특색으로 하는 중국 창사풍의 신식 음료라고 선전하고 있다. 네슬레 신선 우유에 차와 버터를 얹고 동물성 연한 우유와 수입 견과류를 가미해 차의 풍미를 더했다는 주장이다.
비록 창사시 밖을 벗어난 적은 없지만 차옌웨서는 입소문을 타고 벌써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한 스타 음료가 됐다. 심지어 차옌웨서를 마시려고 일부러 창사 출장과 창사 여행 일정을 잡는 사례도 소개될 정도다. 차옌웨서라는 일개 음료가 창사 여행의 풍속도를 바꿔놨다는 말까지 나온다.
차옌웨서는 창사에서 스타벅스를 넘어서는 존재다. 주요 거리 골목마다 스타벅스 없는 곳은 있어도 차옌웨서 매장이 없는 곳은 없다. 2017년 40개 였던 장사의 직영점 매장은 2020년 11월 현재 모두 270개로 늘어났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13년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창립한 밀크티 기업 차옌웨서의 브랜드 로고. 2020.12.03 chk@newspim.com |
차엔웨서는 2018년 일찌기 엔젤투자를 완성했고, 2019년 8월에는 위안성(元生) 등 창업 자본에게서 A 시리즈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차옌웨서 경영은 7년만에 외지에 처음으로 매장 진출을 할 만큼 신중한 모드다. 주변에서는 이런 점이 과거 루이싱 커피(瑞幸·luckin coffee)의 성공 경험과 다른 점이라고 말한다.
창립자 뤼량(吕良)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우한을 첫 외지 진출 지역으로 정했다. 고속철로 1시간 반이 면 닿을 만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이 입지선정의 최우선 사항으로 고려됐다. 차옌웨서는 우한에 1일 첫 매장을 연데 이어 12월안 에만 3개, 2021년 초까지 모두 5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회사 창립지인 후난성 창사의 차옌웨서 매장이 흔히 10~30평방미터 내외로 작은데 비해 우한의 매장은 1호 텐디 점을 비롯해 매장 규모가 100평방미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매장 오픈 소식이 전해진 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네티즌들은 '우리도 차옌웨서 나이차 마시고 싶어요'라며 저마다 자기 지역에도 차옌웨서 매장을 열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