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골절상 입고 장기 절단돼 사망
"섣불리 입양했다 스트레스 받아 학대한 듯"
양부, '학대 암시' 문자 받고도 방치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생후 16개월 된 A양을 입양한 뒤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A양은 양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 전신에 골절을 입었고, 결국 장기가 끊어져 숨을 거뒀다. 양부는 A양이 장기간 학대를 당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했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이정우 부장검사)는 양모 B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양부 C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16개월 영아가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사건과 관련해 아동학대 치사 등 혐의를 받는 양어머니 장 모 씨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11.11 alwaysame@newspim.com |
B씨는 지난 6월쯤부터 10월 중순까지 A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양은 양모의 폭행으로 좌측쇄골 등 골절상과 장간막 파열 등 상해를 입었다. 그밖에 후두부, 좌·우측 늑골, 우측 척골, 좌측 견갑골, 우측 대퇴골 등 전신에 골절을 입은 것은 물론 등, 옆구리, 배, 다리 등에도 피하출혈이 발견됐다. A양은 지난 10월 13일 췌장이 절단돼 복강 내 출혈 등 복부손상으로 사망했다.
이에 대해 B씨는 "A양이 밥을 먹지 않아 화가 나 배를 손으로 때리고, 피해자를 들어 올려 흔들다가 떨어뜨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A양 사망 당일 동영상,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는 이웃 주민 진술, 범행 현장에 외부인 출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들어 B씨가 A양 등 부위에 강한 충격을 가해 사망케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C씨는 A양이 지속적으로 폭행과 학대를 당해 건강이 극도로 쇠약해진 사실을 알고서도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로부터 아이 학대를 암시하는 문자를 받고서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깊은 고민 없이 친딸과 터울이 적은 동성의 여아를 섣불리 입양했으나 피해자를 양육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A양을 학대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입양된 A양은 지난 10월 13일 서울 목동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온몸에 멍이 든 아이를 본 의료진은 아동학대를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달 3일 A양이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에 의해 사망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견을 받고 같은달 6일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B씨에 대해 "도망할 염려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과거 A양에 대한 세 차례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도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내 초동 대처가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서울지방경찰청은 관련 신고를 처리한 서울 양천경찰서 소속 경찰관 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다른 7명에 대해서는 '주의'와 '경고'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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