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메리츠증권·교보증권 등 배당 최대 60%까지 확대
"배당 확대 기조 뚜렷", 키움증권·미래에셋대우 등도 증가 예고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뜨거운 주식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속속 배당 공시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상 처음 증권사 영업이익 1조원 시대가 열린 데다 대부분 20% 이상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해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 배당 공시 시작을 끊은 삼성증권은 보통주 1주당 2200원을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주당 1700원인 것과 비교해 약 29% 높은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배당금을 인상 중인 증권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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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은 최근 3년 동안 주당 200원을 배당하던 것에서 이번에는 주당 320원을 배당하기로 해 무려 60% 인상폭을 보였다. 시가배당률로 따지면 이는 8.34%에 달하는 수치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배당주 종목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가배당률은 배당금이 배당기준일 주가와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만약 A종목의 배당기준일 주가가 1만원일 때 주당 1000원의 배당이 이뤄졌다면 시가배당률은 10%에 해당하는 식이다.
교보증권은 배당금 인상률이 13%로 비교적 적지만 배당금은 450원(최대주주는 주당 300원) 수준이다. 배당총액도 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53.57% 확대됐다. 시가배당률은 4.25%에서 5.74%로 뛰었다. 교보증권은 소매영업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다른 대형증권사에 비해 실적 상승이 두드러지는 않았으나 배당금은 적잖게 늘렸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배당금을 늘리고 있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일부 증권사가 배당공시를 시작한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다른 증권사들의 배당 확대도 점쳐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2020년 잠정 실적을 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1047억원을 기록해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증권사 영예를 안았다. 순이익은 8183억원으로 전년보다 23.2%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아직 배당 공시를 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전년과 비슷하거나 확대된 배당 성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2019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60원, 우선주 1주당 286원으로 배당금 총액은 1821억원이었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한 이후 가장 많은 액수였던 2018 회계연도의 보통주 1주당 220원과 총액 1539억원을 크게 웃돈 규모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5월 '배당성향 25% 이상 유지' 정책을 일부 수정해 2020 회계연도 배당은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배당금 규모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서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말한다. 가령, 당기순이익이 100억원일 때 이 중 2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면 배당성향은 20%가 된다.
2020년 잠정 영업이익이 100% 이상 증가한 키움증권(101.6%)과 대신증권(149.8%)의 배당 성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악재를 겪었지만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고배당 성향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5% 이상 배당수익률을 보인 현대차증권·DB금융투자증권 등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계열 증권사는 현재 제약이 큰 상황이지만 나머지 증권사의 경우 지난해 압도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적어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의 배당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