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금은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할 때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또 1%대 물가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 총재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 상황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백신이 어떻게 변이될지 등 상황에 따라 경기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기준금리 인상 등 본격적으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금 언급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완화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이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부터 9개월째 금리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을 3%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발표한 것과 같은 수치다. 2022년 성장률도 2.5%로 같았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종전 1%에서 1.3%로 상향조정했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1.5%에서 1.4%로 낮췄다.
이 총재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대로 내다보고 있는데, 물가 전망을 높인 것은 유가 등 공급 측 요인도 있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완만한 경기회복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며 "1%대 물가상승률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원자재 가격 급등은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며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나타날지 여부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등에 따라 향방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성을 보일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지만 코로나19 전개 불확실성 때문에 본격적으로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다만 방역조치가 완화되면 억눌렸던 소비가 짧은 시일 내에 분출될 경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충분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언급도 했다. 이 총재는 "경기 회복세가 어느 정도 강도를 갖게 될 지는 소비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이 생각보다 장기화되고 대면서비스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며 "해당 업종에 종사하는 계층을 중심으로 소득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장기금리 상승으로 인한 장단기 금리차 확대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미국 장기금리가 큰 폭 오르면서 국내 장기금리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며 "금융위기 이후 평균과 비교해보면 최근 금리차는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가계와 기업의 채무부담이 커지고 자산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어 그런 상황은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고채 단순매입 정례화와 관련해서는 필요시 매입 시기와 규모, 주기를 사전 공표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매입 계획 발표는 장기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며 "일부 주요국이 추진하는 자산매입 정례화와는 개념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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