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우 인교진이 KBS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를 통해 가장 대중친화적인 캐릭터로 안방을 찾았다. 트로트 가수 김확세를 연기한 그는 '굿이야'를 통해 주변은 물론 전 세대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인교진은 10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오! 삼광빌라' 종영 소감과 함께 7-8개월 동안 드라마 촬영에 임했던 시간들을 돌아봤다. 온 가족이 모이는 주말 저녁 시간대에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그의 표정이 밝았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 삼광빌라'에 출연한 배우 인교진 [사진=에이치엔드엔터테인먼트] 2021.03.12 jyyang@newspim.com |
"늘 빠지지 않는 감정이 아쉬움이지만 특히 힘든 시기를 정면으로 뚫고 나간 작품이어서 잘 끝낸 게 안도감이 들고 다행스러워요. 여러 세대를 아울러 많은 분들이 봐주셨고,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이 나오는 드라마였어요. 이 가족 드라마의 구성원으로서 이질감없이 잘 녹아들 수 있어 행복했죠. 김확세는 특히나 극의 재미를 주고 윤활유 역할을 하는 캐릭터라 어떻게 하면 사건들, 장면들 간에 연결고리로 잘 역할할 수 있을지, 트로트가수라는 직업을 어떻게 동떨어지지 않게끔 보여줄 수 있을까 연구를 했죠."
밤무대 트로트 가수 김확세를 연기한 인교진은 그간 배우로서 하지 않았던 경험들을 다수 했다. 극중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물론이고, 실제로 그가 부른 곡 '굿이야'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트로트 가수로 활동 중인 아버지도 그런 그를 응원해줬다.
"배우로서 OST에 참여하거나 가수 역을 해본다는게, 참 희소성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게다가 요즘 트로트가 인기인데, 그걸 함께 하게 돼서 행복하고 영광이죠. 개인적으로 부를 수 있는 인교진의 노래가 생겨서 좋아요. 아버지께도 노래 테스트본을 들려드렸는데 '교진아. 굿이면 진짜 굿! 굿!하게 부르라고 지적을 해주셨어요. 그 말이 맞는 것 같고 더 구수하게 들리면 좋겠는 마음에 많이 반영했죠. 현직 트로트 가수로서도 노래가 정말 좋다고 이런 곡을 갖게 돼서 좋은 거니까 열심히 활동해보라고 격려도 해주셨어요. 하하. 코로나 끝나고 또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 삼광빌라'에 출연한 배우 인교진 [사진=에이치엔드엔터테인먼트] 2021.03.12 jyyang@newspim.com |
특히 인교진은 트로트 가수 김확세로서 특유의 외양에도 부쩍 신경을 썼다. 그는 "비주얼 등 외적인 것에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털어놓으며 김확세스러움의 상징인 귀걸이를 언급했다.
"제 연기를 많이 봐주셨던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비주얼, 옷 입는 거나 머리 스타일이나 행동, 제스처 외적인 것들에 신경을 많이 써요. 내면도 중요하지만요. '나의 나라'나 '백희가 돌아왔다' 때도 치아로 캐릭터를 느러냈죠. 김확세 같은 경우는 노래 실력은 한 순간 일취월장 할 수 없다는 걸 아니까 트로트가수처럼 보이려 고민했어요. 귀걸이는 어릴 때 하고 싶었던 걸 투영하기도 했죠. 하하. 뚫었다가 막혔었는데 요즘은 자석으로 이렇게 붙이는 게 있더군요. 어울린다고 해주신 분들도 많았고 그걸 해야 비로소 김확세가 된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중에는 귀걸이 하는 비중을 늘리기도 했어요."
약 8개월에 걸쳐 김확세로 살다보니 극중 부르는 곡인 '굿이야'의 영향이 인교진의 삶에도 스며든 부분도 있었다. 그는 연기와 노래를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을 줬던 작곡가부터 롤모델로 삼았던 장민호를 언급하며 '굿이야'라고 매일 되뇌게 된 일상에 감사했다.
"트로트 가수니까 네 노래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여러 분들이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작부와 연출, 감독님들부터 작곡가 선생님도 디렉션을 해주실 때 굉장히 세심하게 지도해주시고 이끌어주셨죠. 정말 감사해요. 예전엔 누가 사인해달라고 하면 'be happy'라고 썼는데 요즘은 '굿이야'라고 쓰죠. 하하. 실력으론 참 부끄럽고 말도 안되긴 하는데 '미스터 트롯'의 장민호 씨가 참 멋져보이더라고요. 스타일리시하고 얼굴도 멋있고요. 참고를 많이 했었죠. 노래 실력을 따라갈 수 없지만 무대 매너와 의상, 제스처 같은 것들을 보면서 더 과장되게 표현해봤어요. 가수가 아니지만 가수처럼 보이려고요.(웃음)"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 삼광빌라'에 출연한 배우 인교진 [사진=에이치엔드엔터테인먼트] 2021.03.12 jyyang@newspim.com |
최근 스크린과 안방을 모두 점령한 대세 배우 김선영과 화끈한 중년 로맨스도 장안의 화제였다. 인교진은 "김선영 선배의 날것의 연기를 정말 많이 배우고 싶었다"면서 즉흥적이면서도 불도저같았던 로맨스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선영 선배는 정말 상황에 몰입도가 뛰어난 배우시잖아요. 작품 전에도 그분의 드라마를 보면서 한번 같이 연기하면 어떨까 상상했었죠. 실제로 호흡 맞추면서 진짜 배울 게 너무 많다고 느꼈고요. 날 것 같은 이 신선한 연기들, 즉흥적인 감각들을 늘 배우고 싶어요. 다행히 함께 하면서 대본을 해석한 방향이 잘 맞았고 주고받는 것도 좋았어요. 만정과 키스신에서 '우리 화끈하게 뽀뽀나 한 번 합시다' 했는데, 우리가 직접 만든 대사였죠.(웃음) 스태프들이 '이렇게 한다고?' 하고 놀라기도 하셨고, 결과물이 맘에 들었어요.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무엇보다도 인교진은 김확세 역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함으로 똘똘 뭉쳐 다가갈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하러 갔을 때를 떠올리며 행복한 감정에 젖어들었다. 긴 무명 시절을 거친 늦깎이인데다 아내 소이현과 함께한 예능 '동상이몽'으로 쌓은 친근한 이미지 덕에 여기까지 왔다. 그만큼 더 좋은 연기로 시청자들과 만나겠다는 게 인교진의 유일한 다짐이었다.
"극중에서 확세가 성공해 라디오에 출연한 장면이 있었어요. 인교진으로 있다가 '이제 김확세로 찍습니다' 하니까 청취자들이 막 댓글을 올려주시는데 '김확세씨 너무 좋아요' '삼광빌라 사신다면서요' 하고 물입을 해주시는 거예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렇게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확세의 성공을 자기 일처럼 좋아해주시고 몰입해서 참여해주신 게 정말 감사했죠. 아침이라 정신도 없었고 그랬는데 그 글들을 보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제가 무명도 길었고, 확세와 비슷한 면이 조금은 있어요. 소이현 씨는 늘 작품할 때마다 '오빠 잘할 수 있다'고 파이팅 넘치게 얘기해주는 타입이에요. 항상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죠. 아내와 딸들에게, 또 많은 분들께 좋은 아빠, 남편,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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