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허경수, 금호석화 지분 매입
회사 측 "박철완 고배당안 비합리적
…회사 발전과 양립 불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오는 26일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회사 측은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을 공개 비판에 나선 반면 박 상무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의 주식을 매입했다.
12일 금호석유화학은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에 대한 의견 표명서' 공시에서 "박 상무의 제안은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과 이사회의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앞서 배당금을 보통주 1만1000원, 우산주 1만1050원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보통주 4200원(대주주 4000원), 우선주 4250원을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
회사 측은 "권유자(박 상무) 측의 주주제안에 따른 총 배당금은 3072억원으로 회사의 2017∼2019년 배당총액의 약 3배에 달한다"며 "배당 성향도 업종 평균을 2∼4배 상회하는 금액으로 시장 예측 가능성을 중대하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금액은 전통적 고배당주인 금융·은행 업종의 배당 기준조차 크게 웃도는 것으로 도저히 합리적인 규모로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회사가 제시하는 배당액은 전기 배당규모와 비교해 180% 증가한 수준"이라며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 필요한 미래 투자, 안전 현금 및 주주들과의 약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또 "박 상무는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고 글로벌 경쟁력 있는 해외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2차 전지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주장 하는데 그러려면 막대한 재원이 요구된다"며 "박 상무가 막연한 전망을 제시하면서 이를 위한 재원은 모두 소진하는 모순된 제안을 하는 건 회사의 중장기적 발전에 오히려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박 상무 측에서는 모친에 이어 장인까지 금호석유화학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섰다.
이날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주식 1만4373주(0.05%)를 장내매수하며 박 상무의 특수관계인으로 등재됐다. 주당 취득단가는 20만8505원으로 약 30억원 규모다. 모친인 김형일 씨도 지난 4일 주식 2만5875주(0.08%)를 매입한 바 있다. 주당 취득단가는 21만2912원으로 약 55억원 규모다.
이로써 박 상무 측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은 10.12%에서 10.16%로 늘었다. 이들의 지분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없지만 주총 이후 행보까지 염두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상무는 전날 회견에서 본인과 가족의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해 "회사와 운명공동체라는 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패하더라도 조직 구성원과 최대 주주로서 계속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