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장기기증으로 새생명을…생명과 생명을 잇는 다리, 장기구득 코디네이터

기사입력 : 2021년03월29일 17:33

최종수정 : 2021년03월29일 17:33

사생활도 없이 활동…기증자 가족 '감사'에 보람
기증 동의권자 동의 획득 애로…경찰 도움 절실
장기기증 대국민 인식 개선 위해 홍보·교육 필요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 경기도에 위치한 K병원에서는 평범한 주부이던 김경숙님의 장기기증이 있었다. 그냥 평범했던 기증이었지만 그 병원에 재직 중인 한 신장내과 의사가 기증자 가족에서 편지를 건네주면서 가족들은 울음바다가 됐다.

의사는 이번에 이식을 받게 된 환자의 주치의로 10년 동안 병원을 다니던 환자가 운 좋게 기증자로부터 장기를 기증받아 이식받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증자와 그 가족에게 감사 편지를 전한 것이다.

가족들이 비로소 생명나눔의 가치를 피부로 느끼며 감동한 순간이었다. 기증을 한다고는 했지만 막상 어떤 사람이 이식을 받는지 아무 정보도 모르는 상황에서 막상 편지를 받고 보니 실감이 난 것이다.

장기구득 코디네이터가 기증자 가족에게 장기기증 동의를 구하고 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2021.03.29 fedor01@newspim.com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면 누구나 좋은 의사를 만나 수술 잘하면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을 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희망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는 뇌사는 안타깝게도 뇌를 다쳐서 어떤 치료를 해도 회생의 가능성이 없는 상황을 이른다.

소생 가능성은 없지만, 아직 장기는 멀쩡한 뇌사추정자들로 부터 장기를 기증받아서, 장기가 나빠서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환자들을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장기기증이다. 중간에서 이들의 생명과 생명을 잇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이다.

◆ 연락 즉시 출동, 사생활 없이 활동…기증자 가족 '감사'에 보람

KODA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국내 유일의 장기구득기관이자 조직기증 지원기관이다. 전국에 약 60여 명의 코디네이터를 두고 병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뇌사추정자를 신고받아 그들로부터 얻은 장기를 통해 이식대기자들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코디네이터들은 연락이 오면 즉시 출동해야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 야간에도 연락이 오면 근무를 하러 가야만 한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대전의 정승례 코디네이터는 급하게 병원출동 명령이 떨어지면 딸을 가까운 동료의 집으로 보낸다.

장기구득 코디네이터가 장기기증 등록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2021.03.29 fedor01@newspim.com

직장동료들끼리 서로 품앗이를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다. 그것도 불가능할 때는 친정부모님의 도움을 받는다.

이들은 2011년부터 장기기증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과 긴밀히 움직인다. 이들이 방문해야 하는 병원은 자그마치 379개 병원이다. 기증자를 관리하면 평균 2박 3일 동안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병원에서 지내야 해 기증이 종료되고 나면 피곤이 끝까지 몰려온다.

피곤하고 힘든 일이지만 보람도 크다. 보통은 기증자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갑자기 보내는 상황이라 예민해져 있다. 그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모든 단계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안내하면서 멍한 상태인 가족들을 이끌어 주어야 한다.

기증이 종료되면 가족들은 코디네이터 선생님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그 순간이 코디네이터들에게는 가장 감사한 순간이고 보람이기도 하다.

◆ 기증 동의권자 동의 획득 애로…경찰·동사무소 도움 절실

기증은 매번 똑 같지 않다. 기증자의 살아 온 삶이 다르듯, 그들이 가는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기증을 위해서는 선순위 동의권자의 동의가 필수다. 서로 오랫동안 연락을 하고 살지 않았을 경우 부담스럽다며 결정을 거부하기도 한다.

장기구득 코디네이터가 장기기증 등록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2021.03.29 fedor01@newspim.com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면서 동의권자가 형제·자매인 경우, 환자와의 관계를 증명할 서류를 떼지 못해 기증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가끔은 선순위 동의권자를 찾아내지 못해 기증을 놓치기도 한다.

형제가 여러 명일 경우 서류상으로 가장 선순위에 해당하는 큰형이나 누나가 선순위지만 그들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경찰과 동사무소의 도움이 절실한 순간이다.

"기증을 시작하면 모든 과정이 어렵지만, 무엇보다 동의를 받는 과정이 가장 어렵습니다. 저는 동의서만 받으면 기증의 50% 정도는 진행했다고 생각해요" 서울에서 활동중인 서명균 코디네이터의 말이다.

문인성 KODA 원장은 "어렵게 기증을 결심하는 가족들의 의견을 존중해 법이 좀 더 현실적으로 고쳐져야 한다"며 "상황상 가족관계 증명이 어려운 경우는 담당 정부 부처에게 판단을 맡기는 등의 대안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기증은 갑작스레 결정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평상시에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한 번 쯤 생각한다면 장기기증 결정이 좀 쉽지 않을까 싶다"며 "평상시 대국민 인식을 위해 홍보와 교육이 너무나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