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책임질 각오 됐다"던 정인이 양모, 왜 끔찍한 학대 이르렀나

기사입력 : 2021년04월17일 08:00

최종수정 : 2021년04월17일 08:01

"입양아 많이 접해 자연스럽다...끝까지 책임지겠다"
"밥을 먹지 않아 짜증났다...처음에는 훈육하기 위해서였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제가 유학을 다녀왔는데, 당시 입양아들을 많이 접해서 저에게는 입양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첫째를 임신하기 전에 입양 비정부기구(NGO) 단체에서도 일했는데, 그때 입양아를 도와주며 마음이 커졌습니다."

생후 16개월만에 사망한 정인 양 양모 장모 씨는 정인양을 입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장씨는 정인양의 입양 절차를 진행한 홀트아동복지회에도 "대학 재학 중 유명인의 입양 사례를 접해 입양에 긍정적이었다"며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가정의 화목을 실천하겠다. 끝까지 책임질 각오가 돼있다"고 했다.

장씨는 지난해 1월 17일부터 정인양과 동거를 시작했고 지난해 2월 3일 입양 절차를 완료, 정인양의 정식 엄마가 됐다.

◆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짜증이 났다"

하지만 장씨는 정인양을 입양한 지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끔찍한 학대를 자행했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1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정인양이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아 스트레스가 쌓였다는 말을 반복했다.

정인양 건강이 나빠진 이유도,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않은 이유도 모두 아이가 이유식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처벌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4.14 mironj19@newspim.com

장씨는 "이유식을 먹지 않아 기력이 많이 없는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며 "이유식 거부 시기였기 때문에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않고) 직접 데리고 있으려 했다"고 말했다. 정인양 몸무게가 1개월 만에 약 1kg 감소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유식을 거부해서"라고 했다.

검찰이 재차 묻자 장씨는 울음을 터뜨리며 "정말로 이유식 거부 시기가 와서 그랬다"고 했다. 그는 "3일 정도는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못 먹었고, 5일까지도 많이 먹지 않은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처음부터 정인양을 학대하기 위해 폭행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훈육 차원에서 시작된 손찌검이 폭행과 학대로 이어졌다는 취지다.

"처음에 정인양을 때리거나 소리친 것은 훈육하려고 했던 것이냐"는 변호인 질문에 장씨는 "그렇다. 주의를 주기 위해서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어깨 등을 많이 때렸다"며 "뼈를 일부러 골절시키려고 하는 건 아니었다"고 변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정인이 추모 화환과 생전 사진이 놓여 있다. 2021.04.14 mironj19@newspim.com

정인양이 사망한 지난해 10월 13일 아침 장기가 절단될 정도의 학대가 가해진 이유도 아이가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인양 탓으로 돌렸다. 변호인이 "정인양이 사망한 날 몹시 짜증이 나 있었던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냐"고 묻자 장씨는 "애가 또 먹지를 않았다"며 "앉은 상태에서 세 차례 양팔을 잡고 흔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집안일과 (첫째 딸) 등원 준비를 하면서 5분 정도에 한 번씩 먹이려고 했는데 또 먹지 않아 앉아있는 아이를 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바닥으로 세게 내리쳤고, 돌아누웠을 때 등도 때렸다"고 했다. 다만 정인양을 발로 밟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장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장씨의 심리 검사 결과 정인양을 발로 밟지 않았다는 사실에 거짓 반응이 나왔다고 했다.

검찰은 "늑골 등 다발성 골절을 입고 심각한 복부손상이 있던 상황에서 정인양을 다시 밟는 경우 사망할 수 있을 것이란 건 일반 성인이라면 당연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 "양모, 사이코패스 성향 높아"

검찰은 장씨의 사이코패스적 성향으로 인해 학대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장씨의 성격적 특성을 보면 손해 볼 것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거리낌 없이 규칙을 무시한다"며 "타인에 대한 공감이 결여돼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 성찰이 부족하고 죄책감과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며 "부정적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이 사건'의 결심 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살인죄 처벌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4.14 mironj19@newspim.com

검찰 조사 결과 장씨는 병원으로부터 정인양이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고지 받은 직후인 지난해 10월 13일 낮 12시 29분쯤 인터넷 카페에서 진행 중인 어묵 공동구매 주문 확인란에 댓글을 달았다.

정인양이 사망한 다음 날에는 지인 가족과 함께 놀이터에서 여가를 보내고, 정인양 사망 사실을 알고 있는 지인에게는 '하나님이 천사가 하나 더 필요하셨나 봐요'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 "양부도 학대 사실 알았을 것"

장씨는 남편인 안모 씨가 정인양에 대한 학대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장씨는 "남편은 살살 '때찌때찌' 했을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도 학대 사실을 몰랐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안씨는 "손등, 엉덩이 등을 찰싹찰싹 대린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며 "아이가 안 먹는 부분에 스트레스가 심한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때리고 이런 사실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

유사한 질문이 반복돼도 안씨는 "폭행한다는 사실은 정말 알지 못했다"며 "그렇게까지 때리는 줄은 몰랐다. 알았다면 제가 이혼을 해서라도 막았을 것이다. 부끄럽지만 정말 몰랐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안씨가 지난해 9월 17일 장씨에게 보낸 '(정인이가) 씹는 것에 트라우마 생긴 것은 아니겠지'라는 메시지를 근거로 안씨도 학대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 봤다. 

그밖에 안씨는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아주면 안 운다'는 장씨 메시지를 받자 '귀찮은 X'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인양이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불평에는 '온종일 굶겨보라'고도 했다.

 

hak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사진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소환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을 소환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현장에 모인 취재진이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의원은 "진실되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과 관련한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은 조사에서 말씀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으며,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당시 전략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김 여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직후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같은 해 6월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창원 의창에 전략공천되도록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9일 국민의힘 보궐선거 공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윤 의원)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달 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공천 개입 의혹을 받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2025.07.27 mironj19@newspim.com wonjc6@newspim.com 2025-07-27 10: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