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국내·미국·인도 등 시장 점유율 '최대치'
현금 곳간에 11조7000억...미래 전략 추진 동력으로
1회 충전 475km '장거리 전기차' 출시 임박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기아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신차들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현금 곳간도 두둑해졌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 또한 인기몰이에 나서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어려웠음에도 불구, 미국과 인도 시장 점유율 또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인기도 예사롭지 않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 기아의 변화, 시작됐다...현금도 "풍족"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해 초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올 초 사명을 변경하는 등 브랜드 혁신을 단행한 기아는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코로나19 확산·차량 반도체 수급 문제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은 긍정적이지 않았으나, 오히려 영업이익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조3395억원, 1조487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1.3%, 924.5% 증가한 수치다.
시장 영향력을 보여주는 점유율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2분기 기아의 상반기 내수 점유율은 31.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 상반기 내수 점유율(31.4%) 이후 최대치다. 미국과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과 인도 시장의 상반기 점유율은 각각 4.5%, 6.2%로 나타났다.
3~4%에 갇혀 있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전 차종에서 판매 호조세를 보이면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인도에서의 점유율 상승은 기아가 지난 2018년 선언했던 RV(레저용) 특화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기아의 판매 실적은 현금 곳간을 풍족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017년 1조5000억원에 불과했던 현금성자산은 1분기 말 기준 11조7000억원으로 크게 불어났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여건 변화를 대비하기 위해 (현금 유동성을) 준비했다. 차입을 통한 유동성 확보는 작년과 올해 상반기까지 진행했던 부분"이라며 "지속 가능성을 위해 유동성 확보는 더 진행할 예정이며, 순이익이 자연스럽게 더욱 확보되는 방향으로 효율성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현금 유동성은 향후 기아의 미래 중장기 전략인 '플랜S' 추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모빌리티 서비스 ▲목적 기반 차량(PBV)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기아] |
◆ '장거리 전기차'...EV6 출시 임박
하반기엔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가 주인공으로 떠오를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와 함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유하지만, 1회 주행거리 475km(산업통상자원부 인증)를 달성하면서 시장에서 주목받는 '장거리 전기차'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특히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갖춰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사전 예약이 몰렸다. 국내서 3만여대, 유럽에서 7300여대가 사전예약됐다. 미국에선 1500대로 한정됐던 사전예약이 하루 만에 마감됐다. 사실상 전 지역에서 완판된 셈이다.
기아 관계자는 "유럽 소비자들은 개인 정보 제공에 민감함에도 불구, 2만6000여명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EV6 사양 정보 등을 받아 갔다. 예비 구매자는 3만3000여명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국내에선 7월 말 출시 예정이며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EV6는 한국과 유럽에서 사전 예약이 몰리면서 올해 생산량 목표인 3만5000대를 이미 넘어섰다. 아울러 연말에 출시 예정인 신형 스포티지(NQ5) 또한 SUV·RV 선호 추세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며 "기아의 주력 모델인 스포티지·쏘렌토·카니발의 신차 효과가 시작됐고 하반기 신차까지 출시되면 기아의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