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해당부처와 협의해 답변할 것"
외교부, 서한 받았다고 인정하며 답변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아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신호영 인턴기자 =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내용의 서한을 우리 정부에 발송했다.
아이린 칸(Irene Khan)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은 1일 공개된 서한에서 한국정부를 향해 '시민의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ICCPR)' 19조에 규정된 조항을 준수하기 위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다시 개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아이린 칸 유엔 특별보고관 [사진=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2021.09.01 nevermind@newspim.com |
해당 서한은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했다.
칸 특별보고관은 민주당이 강행하려는 언론중재법에 대해 "ICCPR 19조에 규정된 법적 적확성(Requirement of Legality), 비례 원칙(Requirement of Propotionality ), 필요성(Requirement of Necessity)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칸 특별보고관은 특히 "30조2항은 민주사회에서 필수적인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 예컨대 정부에 대한 비판 보도를 제한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정보 접근과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이 특히 중요해지는 2022년 3월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또 선거기간 동안 그런 우려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칸 특별보고관은 우선 법의 적법성 요건과 관련해, "표현과 정보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은 반드시 명확하고 정확하며 공개적일 필요가 있는데 현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정부당국에 과도한 재량을 부여해 자의적인 이행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의 필요성(necessity) 요건을 따질 때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특칙'을 규정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30조 2항의 문안이 "매우 모호하다"며 "이는 민주사회에 본질적인 광범위한 표현, 예컨대 뉴스 보도와 정부·정치지도자·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 소수 의견 표명과 같은 것들을 제한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칸 특별보고관은 또 법의 비례성 요건을 고려할 때, "언론중재법 개정안 30조 2항에 제시된 징벌적 손해배상이 매우 불균형적임을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징벌적 손해배상은 미디어의 자기검열로 귀결될 수 있고, 공익적 문제들에 관한 중요한 토론들을 억압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칸 특별보고관의 서한 2021.09.01 nevermind@newspim.com |
이 서한은 국내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이 지난달 23일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진정서를 보낸데 따른 것이다.
칸 특별보고관의 서한은 외교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OHCHR의 문제 제기는 국제 사회에서 구속력은 없으며 권고적 효력을 가진다. 다만 회원국은 60일 이내에 답변을 제출해야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단 국회의 시간이 9월 27일까지로 연장됐다"며 "현재는 국회 논의 과정 중에 있고, 국회의 시간이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유엔의 서한에 대해서는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 결과에 따라서 해당 부처와 협의하여 답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서한을 받았다"면서도 "이와 관련해서 특별히 어떤 PG(Press Guidance)를 구성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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